설계만 아는 바보 국내 엔지니어링, 바뀌는 것 없어 만날 '그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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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만 아는 바보 국내 엔지니어링, 바뀌는 것 없어 만날 '그자리'
  • 이명주 기자
  • 승인 2020.06.24 10:1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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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자 눈높이 바뀌고 있지만 국내 역량은 제자리 걸음
설계 중심에서 비지니스 역량 전환 절실

(엔지니어링데일리) 이명주 기자 = 국내 엔지니어링 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혁신 수준이 아닌 혁명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4일 한국건설기술관리협회는 지난 23일 건설회관에서 건설 ENG 발전방안 마련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번 토론회는 전문가들을 통해 건설분야 엔지니어링 발전전략에 대한 정책-제도-개선과제 발굴 등을 위해 마련됐다.

특히, 토론회에서는 현재 국내 건설분야 엔지니어링 산업 수준이 기대에 못미치고 있어 이를 개선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내 건설 엔지니어링 분야가 설계 분야에 매몰되어 있는 특성이 지속되는 반면, COVID-19 이후 시장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사실상 선진화 방안 실현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서울대학교 건설환경연구소 이복남 교수는 "현재 국내 엔지니어링 산업은 이전에 비해 성장하고 있다고는 하나 설계만해서 발주자에 넘겨주는 Hard Copy에 그치고 있다. 이는 독자적인 원천기술이 없어 결국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며 "COVID-19 이후 발주처들의 눈 높이는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는데 한계에 봉착되어 있는 국내 엔지니어링사들은 이를 쫓아가지 못해 결국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울 것이다"고 지적했다.

실제 공항 분야 PPP 사업을 진행할 경우 전체적인 사업의 틀을 짜는 상단 분야 엔지니어링은 비지니스 수익성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 기획 및 구성 등을 수행하지만, 현재 국내 실정은 관련 시설, 도로 및 활주로, 시스템 등 세분화된 엔지니어들로 참여인원이 구성되다 보니 단순 설계 및 시공, 감리 등 한정된 수익 모델에 갇혀 있는 상황이다.

수익성 문제가 국내 건설분야 엔지니어링 업체들의 발목을 잡으면서 엔지니어들의 보상 수준 또한 해외 선진 업체들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18년 기준 한국 엔지니어들의 연간 소득은 세계 평균의 85% 수준이며, 이를 1.00으로 가정할 경우 프랑스는 1.93, 독일 1.93, 영국 1.91, 미국 1.75, 일본 1.56 등을 기록하고 있어 해외 엔지니어들과의 소득 격차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교수는 현재 엔지니어링 업체들이 주력으로 하는 사업 모델을 전환해야 하는 시점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현재 설계 및 시공, 감리 등 엔지니어링사들이 주력으로 하고 있는 업역은 시공분야로 넘기는 것이 합리적이다"며 "엔지니어링은 낮은 기술이 요구되는 이전 수익 모델 대신 사업 개발 및 운영 분야 등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 "이러한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국내 여건부터 개선되어야 하는데 정책적으로 발주자, 관리자, 시공을 통합해 사업을 진행하도록 하는 제도가 마련되는 동시에 엔지니어들에 대한 대가 기준을 개정을 서둘러 진행해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엔지니어링 역량을 확대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기틀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윤미례 평화엔지니어링 부사장은 "해외 사업을 나가기 위해서는 수많은 경험이 쌓여야 한다. 그러나 엔지니어링사들의 여건상 이는 쉽지 않다"며 "이에 정부가 나서 국내 PMC 사업 발주량을 늘려야 할 것이다. 또 PPP 사업에 시공사가 아닌 국내 엔지니어링사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법제화 시켜 경쟁력을 쌓을 수 있게 만들어 줘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

아울러 "국내 엔지니어링사가 국내 사업을 개발하더라도 열매는 발주처가 챙기고 있다. 사업 개발부터 결과까지 엔지니어가 득을 보는 문화가 정착되지 않는다면 한국 엔지니어링 산업은 나아가지 못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허철호 희림건축 대표는 "예전 해외사업을 진행할 경우 업체와 엔지니어 모두 정책적 혜택을 받아 사업 확대의 원동력이 됐다"며 "그러나 현재는 아무런 혜택이 없다 보니 나쁜 인력들이 유입되어 오히려 경쟁만 치열해지는 시장이 됐다. 이에 제도적으로 상위권 그룹과 하위권 그룹이 따로 경쟁할 수 있도록 제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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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 변화 2020-06-25 10:00:58
기사 내용에 깊이 공감합니다.
바뀌어야할 것들이 무척 많습니다. 핵심만 몇 개 나열하자면,

1. 정부의 인식 변화.
단순도급형 프로젝트는 억제되어야 함. 바꿔 말하면, 정부의 국내 PMC 프로젝트 발주에 대한 인식 대전환 및 그를 바탕으로 한 PMC 물량의 대폭적인 확대가 필요.

2. 업체들의 인식 변화
더 이상 기술만으로는 먹고살 수 없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함. 전세계가 기술 측면에서는 평준화되었음. 기술은 기본이며, 플러스 알파 없이는 생존이 불가함. 기술쪽으로 쏠린 무게중심을 비즈니스쪽과 밸런스를 맞춰야함.

3. 엔지니어의 인식 변화
글로벌 시대에 실질적인 영어 실력은 필수이나, 대부분 떠듬거리는 수준임. 또한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추어 자기계발에 힘써야만 생존 가능.

야근그만 2020-06-29 23:02:30
바보라고 업계 평가절하하기전에 업계 병폐가 뭔지늘 취재라해라 기레기야

DBeng 2020-06-27 00:37:31
사장과 경영진의 인식 변화
엔지니어는 사람아닌 일하는 기계라 생각하는 인식의 변화, 입 닥치고 일 개미 취급하는 변화

직원들의 인식변화
내 권리를 당당히 누리며 일 해야 한다는 인식 변화

이런 인식의 변화가 시급한 회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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