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골]혁명적 변화 없이, 엔지니어링 발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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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골]혁명적 변화 없이, 엔지니어링 발전없다
  • 정장희 기자
  • 승인 2020.07.10 17:1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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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취의 역사는 인류가 발생한 그 시점부터 시작됐다. 작게는 소규모 마을부터 국가단위까지 지배층과 피지배층을 누르며 그들의 이득을 챙겨왔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범위는 날로 커져서 나라, 인종, 종교의 영역으로 확대됐다.

이 경우 착취를 당하는 피지배층 입장에서 선택지는 두 가지다. 목숨을 걸고 싸워 지배층을 무너뜨리는 것과 죽지 않은 선에서 관리 당하며 평생 노예로 살아가는 방법이다.

전자는 3대시민혁명으로 대표되는 프랑스시민혁명, 영국명예혁명, 미국독립혁명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프랑스혁명과 명예혁명은 구제도와 세금수탈에 시민세력이 반기를 들었던 사건이고, 미국독립혁명은 본국 영국의 과도한 식민지 세금징수에 따른 13개주의 반발에서 비롯됐다.

그 결과 완벽하지는 않지만 시민 개개인의 권리와 독립성이 최대한 지켜지는 사회가 됐다. 자유, 평등, 박애라는 이전까지 상상할 수 없었던 개념이 서구사회의 기본이 됐다. 물론 그들끼리지만, 평등하고 자유로운 사회분위기는 자본주의로 결합하면서 초강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반면 아프리카와 아시아는 후자를 선택한 경우가 대다수였다. 강자에 짓눌려 고통을 감내하는 것 말이다. 아프리카는 노예로 팔리고 수백만 명이 학살 당하면서도 제대로 된 저항 한번 못하다 1960~70년대에 서구열강이 스스로 빠져 나가자 독립했다. 독립 이후에도 내부 지배층의 학살과 착취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지만, 외부세력이 구원할 때까지 다들 그 자리에서 죽어가고 있다. 아시아도 한국, 일본, 터키, 싱가폴 정도를 제외하면 아직도 외세 의존도가 크고 기생하는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혁명의 관점에서 엔지니어링산업은 어떠한가? 2020년 상반기를 마무리한 엔지니어링업계는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수주고를 이뤄냈다. 하반기 실적만 뒷받침된다면 상당한 수익도 기대된다. 물론 대형사를 위주로 수주가 크게 늘어났지만, 지역컨소시엄 등 분수효과를 계상하면 업계 전체가 좋은 상황이다.

하지만 호황도 겉에서 봤을 때지, 종합심사낙찰제를 위시한 극심한 경쟁에서 번다고 해도 뒤에서 밑지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그 뿐인가. 최근 대가와 낙찰률이 올랐다고 하지만 엔지니어링산업이 선도사업이 될 정도로 제대로 밀어주지는 않는다. 위정자들은 엔지니어링산업을 그저 근근이 죽지 않을 수준에서 관리하고 있다. 이 뿐인가 당장 PQ 항목만 봐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규제로 점철돼 있고, 엔지니어링 관련법이란 법도 엔지니어링을 밟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떡고물에 홀려 본질을 보지 못한다면 다가올 불황에 더 큰 어려움을 직면할 수 있다. 요는 불합리한 엔지니어링 법제도 그리고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엔지니어링업계가 혁명 수준의 변혁을 일으켜야 한다. 건설기술진흥법도 전면개정하고, 발주처의 갑질에도 대항해야 한다.

성공한 혁명은 구성원들의 단결된 힘과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실행력을 갖추어야 한다. 탄탄한 기획을 바탕으로 불합리에 대한 전방위적인 공격이 필요한 시점이다.

느슨한 연대, 각자도생은 버리고 엔지니어링 발전만 생각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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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볼루션 2020-07-30 15:17:57
동감합니다..!

박용수 2020-08-03 13:06:21
매우 동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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