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연의 건설과 금융]공항이야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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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연의 건설과 금융]공항이야기-2
  • 엔지니어링데일리
  • 승인 2020.09.04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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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도 공항도 너무 어렵다. 원래는 이 이야기를 하려고 시작했는데 쓰다보니 공항의 매출구조와 규제자산, 그 뒤에 있는 경제논리로 1편을 쓰게되어, 나머지 내용을 쓰고자 한다.

민영화된 공항의 신용등급 하락은 단순히 “승객수가 줄어서 수익이 잘 안나겠네 힘들겠다..”에서 그치지 않는다. 하나의 회사로서 운영되는 공항이 파산하느냐 아니냐의 중요한 순간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브리즈번 공항(출처:브리즈번공항 홈페이지)
브리즈번 공항(출처:브리즈번공항 홈페이지)

일례로, Moody’s는 브리즈번 공항의 신용등급을 하락할 수 있음을 시사했는데. 현재 브리즈번의 장기 회사채 신용등급은 Baa2이다. 중요한 것은 올해 AUD 550mil 이상의 Refinancing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올해 10월 만기인 회사채 AUD 350mil(13년 발행 7년만기, 이표 6%, 당시 Spread 180bp)과 11월에 만기인 은행 대출 AUD 215mil가 그것인데 보통 회사는 타인자본을 이용한 leverage를 통해서 자기자본에 대한 수익률을 높이고, 이자보상비율 등 원리금을 안정적으로 상환하겠다는 보증을 통해 기존의 타인자본을 차환(Refinancing)하여 유지하고자 한다. 당연히 브리즈번 공항도 동일하다.

브리즈번 공항은 2019년에 각각 10년 12년 만기의 USD로 발행한 사모사채(USPP)를 UST+120bp, UST+130bp로 조달하였고, 그보다 2년 앞선 2017년에는 같은 사모사채방식으로 10년, 12년, 15년 만기의 3개 Tranche, 총 USD 300mil를 각각 UST+130bp, +140bp, +155bp로 조달했다.

보통의 경우, 이렇게 타인자본을 조달할 때의 금리를 Cost of Debt 혹은 Pricing이라고 하는데, 기본적으로 준거금리(reference Rate)+해당 자산의 리스크(Spread)로 구분하여 생각할 수 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금융기관과 거래하는 7일물 환매조건부증권(RP)의 이자율이다. 이를 준거금리라고 한다면, 10년짜리 국채는 ‘+10년에 해당하는 기간’이라는 기간리스크가 더해져서 이자율이 산정되는 것이고, 5년 회사채는 ‘+5년의 기간 및 회사의 신용리스크’를 더해서 금리가 정해진다. 정부는 보통 만기시 지급 하지 못할 리스크인 신용리스크는 없다고 보는데, 이 신용리스크가 바로 각 국가가 가지고 있는 신용등급이다. 다행히 한국은 S&P AA, 호주는 S&P AAA로 국가가 지급을 하지 못할 상황은 매우 낮다고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앞서 브리즈번 공항이 17년과 19년에 조달한 10년짜리 회사채의 금리는 UST를 준거금리로, 채권 만기와 브리즈번 공항의 신용등급을 고려하여 120~130bp라는 스프레드로 Pricing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추이(출처:Y-chart)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추이(출처:Y-chart)

기준금리는 미국 상황에 따라 연방준비기금이 정하는 것이기에 따르면 그만이지만, 스프레드는 각 회사의 상황 및 금융시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Moody’s Baa(위)및 Aaa(아래) 회사채 Yield 추이(출처:Y-chart)
Moody’s Baa(위)및 Aaa(아래) 회사채 Yield 추이(출처:Y-chart)

Moody’s Baa 신용등급의 회사채의 수익률은 2017년 1월초에 470bp 수준의 2019년 1월초에는 512bp 수준의 Yield를 보였다. 2017년 1월초 UST는 245bp, 2019년 1월초 267bp정도 했으니, Moody’s Baa 신용등급의 회사가 10년 회사채를 발행하면, 그 리스크에 대해서 약 225~245bp의 프리미엄이 붙는 것이다.

같은 논리로 브리즈번 공항은 10년 회사채는 2013년에 (AUD이지만) 180bp, 2017년에 120bp, 2019년에 130bp의 리스크 프리미엄으로 금리를 조달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공항은 공항대로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그 요구되는 스프레드가 늘어난 것이 위의 그래프 오른쪽 끝에 나타난 변동폭을 의미한다.

이런 시기에 회사의 부채가 만기에 도달한 경우, 회사는 평소보다 비싼 이자를 부담하면서 차환을 해야하거나, 보유중인 현금으로 상환을 해야 한다. 다행히 브리즈번 공항의 경우 올해 10월, 11월이기에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이 된 다음에 조달을 하겠지만,

실제로 우리나라 뉴스에서도 보았듯 2월에 어음이나 사채가 만기인 회사들은 더 불리한 조건으로 타인자본을 조달해야하거나, 그마저도 시장이 얼어붙어 조달하지 못할 경우 부도가 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 연준이 지방채, 정크본드 등 회사채를 사들이겠다고 한 것이고, 우리나라도 금융회사에 자금을 지원하고 유래 없는 무제한 양적완화를 하겠다고 발표하는 것이다.

이 위기가 지나고 나면 대체투자 그것도 인프라 자산에 대한 수요가 더 올라갈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주식채권과 같은 전통적인 자산과도 결이 사뭇 다르고, 부동산보다 계약을 통한 안정성이 크며, 대박은 없지만 그래도 이번 위기 인프라 자산이 보여준 안정성은 투자자로 하여금 포트폴리오에 인프라 자산을 보다 크게 포함시켜야겠다는 인상을 남겼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는 경기가 어려울때마다 정부가 SOC 투자를 통해서 경기를 부양해야한다는 내용을 많이 접하지만 금융 투자의 세계에서도 위기의 순간에 안정성을 유지하는 인프라는 참 매력적이면서 정말 사회 '기반'이라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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