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원에서 20억원 토큰제로 바꾼 오토데스크, 엔지니어링사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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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원에서 20억원 토큰제로 바꾼 오토데스크, 엔지니어링사 반발
  • 정장희 기자
  • 승인 2020.10.30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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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장악한 오토캐드 독과점 가격인상 부메랑으로
대안캐드 널려 있어, 오토캐드 고집할 필요 없어

(엔지니어링데일리)정장희 기자= 오토데스크가 오토캐드에 대한 요금을 기존 멀티유저시스템에서 토큰제를 기반으로 한 Pay Per Use로 바꾸면서 엔지니어링업계가 대거 반발하고 있다.

29일 엔지니어링업계에 따르면 오토데스크가 요금제를 변경하면서 각 사별로 많게는 4~7배까지 오토캐드 사용료가 늘어날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대안캐드 사용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토데스크의 지금까지 라이선스 판매는 멀티유저와 싱글유저 등 영구라이선스 방식이었다. 즉 오토캐드 카피를 수량만큼 구매하고 업데이트 비용을 추가 지불하는 형태인 것. 싱글유저는 사용자를 구체적으로 명기하는 방식이고, 멀티유저는 다수의 사용자가 일정량의 카피본을 공유하는 형태다. 반면 새롭게 바뀐 것은 구독방식으로 사용량에 비례해 요금을 부과하는 PPU 토큰방식이다.

엔지니어링업계는 영구라이선스에서 토큰방식으로 바뀌면 사용료가 크게 오른다고 예상하고 있다. D사 관계자는 “현재 멀티 싱글로 400개의 오토캐드를 구매해 사용하고 있는데 연간 3억원 내외의 비용이 발생한다”면서 “하지만 토큰방식으로 전환되면 인당 400만원씩 16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계산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계산상으로는 7~8배로 실제 협상에 따라 다소 낮아질 가능성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보다는 사용료가 크게 높아진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업계는 오토데스크가 과감한 사용료 인상에 나선 것은 오토캐드의 독과점이 완성됐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대다수가 오토캐드를 사용하고 있어 도로, 구조, 지반 등 각종 응용프로그램이 오토캐드와 호환되기 때문이다. K사 관계자는 “드림소프트 및 모든 프로그램들이 오토캐드와 호환성을 고려해 프로그래밍돼 있다”면서 “편의성과 나름 합리적인 가격정책 때문에 오토캐드로 몰렸던 것이 이제는 가격인상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고 있다”고 했다.

엔지니어링업계는 일방적 가격 인상이 있을 경우 대안캐드로 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기존 응용프로그램과 호환문제가 걸려 있지만 대안캐드와 응용프로그램에게 상호 호환 패치를 요구한다면 크게 어렵지도 않다는 것이다.

N사 관계자는 “오토데스크에서 멀티유저 라이선스를 판매할 때도 10년 안에 가격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요금정책을 바꾸는 방식으로 사용료를 올리고 있다”면서 “국내산이든 중국산이든 대안캐드가 있기 때문에 굳이 오토캐드에 종속될 필요는 없다. 호환 문제는 엔지니어링업계가 공동 대응한다면 충분히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엔지니어링 전산실장협의회는 내달 10일 오토데스크 측의 라이선스 설명을 청취한 뒤, 향후 방안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엔지니어링 관련 협회 또한 사안이 중대한 만큼 업계 전체가 공동 대응할 방안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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