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법이다’ 독과점 오토데스크, 전산실장협의회 공정위 제소 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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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법이다’ 독과점 오토데스크, 전산실장협의회 공정위 제소 불사
  • 조항일 기자
  • 승인 2020.11.18 11:40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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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 평균 5억원+@ 지불해야
전실협 “분야 따라 대안캐드 도입 가능”

(엔지니어링데일리)조항일 기자=오토데스크의 제멋대로 가격정책에 엔지니어링업계가 공정위 제소로 맞대응을 선언했다. 

17일 전산실장협의회는 지난 15일 오토데스크의 라이센스 정책 변경과 관련해 대응방안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앞서 오토데스크는 지난 8월 기존 멀티유저 방식에서 싱글유저 방식으로 라이센스를 변경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바뀐 정책을 적용하게 되면 대형엔지니어링사 기준으로 평균 5억원 정도의 돈을 들여 오토캐드 카피를 추가 구매해야한다. 여기에 번거로운 시스템으로 부수적인 관리비용은 별도다. 

문제의 핵심은 오토데스크의 제멋대로 정책이다. 전실협에 따르면 오토데스크는 2017년 현재의 방식으로 ENG사와 계약한 정책을 오는 2028년까지 끌고 갈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3년만에 일방적으로 사용방식을 싱글유저, 즉 지정된 사용자만 가능한 방식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카피부수를 늘려 영업을 하기 위한 의도적인 정책 변경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대형 ENG사 관계자는 “바뀐 정책대로라면 대형사는 평균 250카피를 더 구매해야한다”며 “정책이 손바닥 뒤집듯이 바뀌어버리면 차후 새로운 정책이 나와도 어떻게 믿고 쓸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토데스크 관계자는 “사용방식의 변화가 있을 뿐 계약위반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막무가내 가격인상, 중소사 타격 막대 

연 매출이 크지 않은 중소사들은 이번 정책 변경으로 인한 과도한 가격인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싱글방식은 등록과 취소가 실시간으로 이뤄져야하는 등 관리가 복잡해 별도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하지만 오토캐드를 50카피 이상 구매를 하지 않으면 관리프로그램도 쓸 수 없다.  

현재 대부분의 중소사들은 오토캐드를 영구사용 하는 방식의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데 가격 인상률이 매년 5, 10, 20, 30% 등으로 증가하고 있다. 대형사들의 경우 비용을 아끼기 위해 라이센스 계약을 현재의 방식으로 바꿨지만 중소사는 사실상 선택권이 없다.    
 
한 중소 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대형사는 협의회라도 있어 가격조율이 가능하지만 우리 같이 중소사는 오토데스크에게 일방적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면서 “2016년 1년에 한 카피당 15만원에 선심 쓰듯이 계약을 해줘 대안캐드에서 오토데스크로 선회했는데, 2020년 현재는 한 카피당 49만원에 계약했다. 항의를 해봐도 돌아온 말은 ‘정책이 바뀌었다’ 뿐이다”고 했다. 
 
◆시장점유율 95%…손쉬운 분야부터 대안캐드 도입 

전실협에 따르면 오토데스크의 업계 시장 점유율은 95%에 달한다. 물론 국내에는 ZW, 마이다스IT, 캐디안 등의 회사들도 있지만 역부족이다. 특히 발주처에서 개발하는 애플리케이션조차 운영체제가 오토데스크의 것에서 실행되도록 만들어져 사실상의 독점시장이 조성된 셈이다.

하지만 대안캐드 사용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구조, 지반과 같은 분야와 비교해 다소 간편한 항만, 플랜트 등 분야에서는 타사의 오토캐드 사용이 가능하다. 실제 한 업체의 경우 부서간 업무 난이도를 고려해 오토데스크 것 이외의 것을 사용하고 있다. 

한 대형 ENG사 관계자는 “이미 오토데스크가 생태계를 지배한 상황에서 판도를 바꾸기는 어렵지만 업체가 함께 대응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라며 “오토데스크가 기존의 정책을 유지하지 않는다면 향후 몇 년안에 오토캐드 비율을 최대 5대5로 맞출 계획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자체적인 수요조사 결과 간단한 작업을 하는 부서도 많아 대안캐드 사용이 어렵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실협은 이번 간담회에서 나온 내용을 오토데스크측에 전달해 정책 철회가 이뤄지지 않으면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고려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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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원 2020-11-19 14:24:08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기도 해요. 너무 오토캐드에 몰표를 준 게 부메랑이 된 거죠. 당장 급하다 해도 오토캐드 외 하나를 더 키워 놓았다면 자유 경쟁을 하게 했을 텐데.. 지금이라도 오토캐드 외 하나를 더 정하여 선택권을 갖는 게 바람직할 같아요. 오토캐드와 가장 대척점에 있는 캐드 또는 두 번째 많이 보급된 것을 밀어 주면서 경쟁을 시킵시다

bu 2020-11-18 15:01:50
일단 싼값에 꼬시고 나중엔 정책이네 뭐네 하면서 가격올려요. 근데 자기네들이 정부도 아니고 맨날 정책이란 말쓰드라 그냥 더 벌고 싶어서 돈 올린다고 하면 되지

건설 2020-11-18 13:29:29
다국적기업이란데가 원래 그럼. 양ㅇㅊ 쩜.

2020-11-18 23:34:16
캐드고 나발이고 연봉이나 더 올려줬으면 좋겠드

윤항 2020-11-19 23:32:05
IT강국 대한민국에서 미국제 프로그램 계속 쓸 일 있나. 어쩔 수 없다면 반반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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