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담당자에게 듣는다③-한국종합기술] 직원이 모두 회사의 주인, “연봉도, 워라밸도 우리 스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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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담당자에게 듣는다③-한국종합기술] 직원이 모두 회사의 주인, “연봉도, 워라밸도 우리 스스로”
  • 김성열 기자
  • 승인 2021.08.23 09: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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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가 없다” 최근 엔지니어링업계가 당면한 최대의 고민이다. 토목과 학생들은 미래 진로 가운데 공무원, 시공사 다음을 엔지니어링사로 놓고 있는게 현실이다. 낮은 임금, 강도 높은 업무, 발주처 갑질 등이 엔지니어링을 회피하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엔지니어링사 또한 열거된 회피이유를 보완하기 위해 임금도 급격히 올리고, 워라벨도 높이며 대응하고 있다. 본지는 각 엔지니어링사의 임금과 복지 그리고 업무강도를 알아보기 위해 인사담당자를 만나 알아보는 연재를 기획했다. 과장없고 가감없는 엔지니어링사의 현재를 알아본다.

(엔지니어링데일리)김성열 기자=지난 2017년 한국종합기술은 한종은 상장사 중 국내 최초 종업원 지주사가 됐다. 인수 이후 적자가 이어지며 혼란스러웠던 내부 사정도 정리되면서 지난해에는 흑자로 전환할 수 있었다. 굴곡을 겪으며 단단해진 한종은 환경, 조경, 플랜트에서 도로, 공항까지 전 분야에서 꾸준히 실력을 보이며 항상 최상위권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기존의 오너리더십에서 탈피해 민주적인 회사로 성장하고 있는 한종의 업무지원부 김승정 상무를 만나 선호하는 인재와 복지, 그리고 향후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초봉을 비롯해 연봉 체계가 어떻게 되는가
-수당과 퇴직금을 제외한 군필 대졸 신입직원 연봉은 3,600만원 정도로 책정돼있다. 재작년은 동결, 작년은 2% 정도 올린 수준이다. 원래 한종은 연봉을 1군에서도 상위권으로 줬었기 때문에 이제 평균 정도라고 생각한다. 대학원 석사는 2호봉으로 인정해주고 승진을 1년 앞당겨주고 있다. 사원일 경우 시간외 수당은 최대 5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성과급은 부서 실적에 따라 나가는데, 작년에 100만원씩 지급됐다. 부장 연봉은 6,400만원으로 초과 근무로 인한 수당은 최대 80만원까지 받는다.

우리는 임원진도 직급에 따라 어느 정도 테이블에 맞춰서 지급하고 있다. 같은 임원이어도 연봉이 천차만별인 경우가 있는데 우리는 다 같은 근로자의 입장에서 챙겨주고 있다. 정년은 만 60세인데 만 57세부터는 임금피크제를 적용한다. 
밥값으로 매달 15~20만원 정도 쓰지 않는가? 우리는 중식을 회사 직영 식당에서 무료로 제공해서 별도로 식대를 지급하지는 않는다. 참고로 밥도 맛있다.

-별도의 수당에 대해서는
-한종에서는 기사 자격증이 있으면 월 6만원씩 기사 수당을 주고 있다. 기술사의 경우 월 60만원을 받는데,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또 신청자에 한해서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를 통해 5년 뒤 3,0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채움공제에 가입하면 직원들은 60개월 동안 매달 12만원씩, 총 720만원을 내면 된다. 회사가 월 20만원씩 60개월, 정부는 3년간 총 1,080만원을 적립해서 총 3,000만원이 된다. 만 34세 이하 직원들만 신청할 수 있어서 목돈 모으기 힘든 신입직원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채용에 대해 설명하자면
-한종은 매년 30명 정도를 뽑고 있다. 작년의 경우 상반기에 15명 하반기에 20명을 채용했는데 경쟁률이 약 25:1 정도였다. 채용 과정은 서류 전형, 실무 면접, 임원 면접을 거치는데, 서류 전형에서는 부서장이 맡은 부서별로 3배수 정도로 뽑게 된다. 우리가 필요한 직원은 기술적인 스펙이 아닌 인성이 우선시되는 사람이다. 종업원 지주사기 때문에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갖고 자기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 여기에 회사를 위하는 마음도 있다면 완벽하다.
실무 관련 자격증이 있으면 유리하지만 필수까지는 아니다. 요새 토익은 다 갖고 있는데 800점 정도만 넘으면 충분하다. 전국을 무대로 일하기 때문에 지방거점국립대 졸업자도 많이 지원하는 편이다. 학벌은 물론이고 성별에 따른 차별도 없이 공정하게 채용하고 있다.

-한종의 복지는 어떤가

-건강검진이나 육아휴직, 임산부 근로단축, 주 52시간 근무 등 기본적인 것들은 다 보장하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지금은 힘들지만 회사 사옥 내 헬스장도 이용이 가능하다. 솔직히 회사 위치가 대중교통 접근성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 그래서 출퇴근 시간에는 강변역과 천호역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3대 운영하고 있다. 주차장도 5부제만 지킨다면 주차비나, 눈치 볼 일 없이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자리는 조금 부족하지만 충분히 주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녀 학자금은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지원된다. 유치원, 초등학교는 연간 40만원, 중학교는 50만원, 고등학교는 100만원씩 받을 수 있다. 대학교는 자녀당 연간 200만원씩 학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장기근속자를 위해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었지만 최근 회계 처리같은 문제가 발생해 제도 개선 중에 있다. 또 아직 검토 차원이지만 복지 차원에서 안식년제도 얘기하고 있다. 

-단체로 연차를 쓴다고 들었는데
-한 달에 하루씩 다 같이 연차를 쓰는 날을 정했다. 팀별로 같이 일하는 체제다 보니까 누구 혼자 연차 쓰기가 눈치 보여서 못 쓰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윗사람들 눈치 보지 말고 아예 다 같이 놀자는 취지에서 노조 협의로 만들어낸 제도다. 샌드위치 데이나 주말에 붙은 날짜를 미리 정해서 그날을 한종의 공휴일로 정하는 거다. 만약 각자 연차 쓰고 싶은 날이 따로 있다면 이날 출근해서 일하면 그만이다. 요즘이야 예전처럼 눈치 보거나 그런 분위기가 아니니까 정말 자유롭게 연차를 쓰고 있다.

김승정 한국종합기술 상무

-종업원 지주사로써 한종은
-한종은 과거 그룹 계열사에서 종업원 지주사로 다시 태어나면서 사용자가 곧 근로자인 회사가 됐다. 거기에 부서장, 본부장에 사장까지 투표로 뽑는 민주적인 회사가 된 것이다. 예전에는 우리도 위에서 까라면 까야되는 굉장히 수직적인 분위기였다. 그러다 다들 알다시피 힘든 시간도 겪고, 지금까지 같이 버티면서 모두가 동업자이고 동료인 것을 확실하게 인지할 수 있었다. 
현재 한종 직원 중 85%가 5,000만원을 투자한 주주다. 2017년 회사 인수 당시 참여했던 임직원들과 그 이후로 들어온 직원들까지 포함한 수치다. 직원이라고 해서 꼭 주식을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 신입사원 OT 때 이런 부분에 대해 다 설명해준다. 또 살 때는 한 번에 다 내지 않아도 연차에 따라 조금씩 나눠 낼 수도 있다. 퇴사할 때도 주식을 꼭 팔지 않아도 된다. 뭐 본인 의사에 따라 주식을 더 구입할 수도 있는 거고, 여기서부터는 개인의 자유다.
우리는 노동자가 곧 회사의 주인이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회사를 운영할 수 있다. 이걸 바탕으로 임금 수준도 회사 사정에 맞게 정하고 있다. 가장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는 한종이 기준점이라고 봐야 한다. 결국 시공사 수준으로 연봉을 끌어올리려면 가장 먼저 엔지니어링 대가가 올라야 한다. 최근 엔지니어링업계가 높은 연봉인상률을 보이고 있는데 한종은 주춤했던 이유가 여기 있다. 물론 원래 높았기 때문에 업계가 이제 쫓아온 느낌도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대가가 상승해야 산업이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노조의 역할은
-한종은 직원들 중 85%가 주주여서 스스로의 목소리를 충분히 낼 수 있다, 노동자의 권리가 무시당할 일은 사실상 없어서 노조가 쓸모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회사를 경영하는 일은 직원들과 부딪힐 수밖에 없다. 경영자의 마인드로 거꾸로 회사를 우선시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든지 우리의 목소리를 보장해줄 기구로써 노조는 꼭 필요하다. 또 주주가 아닌 직원도 15%나 된다. 같은 노동자인데 “너넨 돈 안냈으니까 조용히 해”는 말도 안되는거 아닌가. 이들을 위해서라도 노조는 존재해야 한다.

-앞으로 한종은
-우리가 2025년까지 정해놓은 목표가 있다. 사업 목표로는 수주 6,000억원에 매출 4,000억원, 영업익 200억을 의미하는 ‘도전642’이 있다. 조직 목표는 업계 1위 복지제도와 일등 역량 확보로 정했다, 그리고 소통 협력, 책임 의식과 같은 가치를 바탕으로 한 즐거움을 핵심 가치로 삼았다. 직원이 일하기 좋은 회사를 만들어야 회사도 함께 좋아질 수 있다고 본다. 그렇게 ‘최고의 기술로 세상에 기여하는 행복한 직원들의 기업’을 만들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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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우 2021-08-24 20:30:17
다 좋은데 적당히 좀 후려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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