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수록 불리한 합산벌점…대형사 30배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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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수록 불리한 합산벌점…대형사 30배 폭등
  • 조항일 기자
  • 승인 2021.09.30 10:1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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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엔지니어링사 PQ 감점 확실시
중소사는 최대 2배…역차별 논란 재점화

(엔지니어링데일리)조항일 기자=오는 2023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합산벌점 불이익 적용을 두고 대형사의 피해 급증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29일 건설엔지니어링업계에 따르면 2019년 하반기부터 2021년 상반기(8월 31일 기준)까지 최근 2년간 벌점누적 현황을 합산벌점으로 시뮬레이션 한 결과 대형사들은 평균 3~7점의 벌점을 부과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결과는 불이익 적용 시행 예정인 2023년에 반영되는 자료는 아니지만 올 하반기부터의 벌점은 결과에 포함되는 만큼 대형사를 중심으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그동안 전체 벌점을 현장수로 나눠 기록했던 누계평균방식의 부실벌점은 지난해 건진법 개정안을 통해 합산방식으로 변경됐다. 합산벌점에 따라 ▲1점 이상~2점 미만 0.2점 ▲2점 이상~5점 미만 0.5점 ▲5점 이상~10점 미만 1점 ▲10점 이상~15점 미만 2점 ▲15점~이상 20점 미만 3점 ▲15점 이상~20점 미만 5점 등으로 구간을 설정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현장이 많은 대형사에게 불리한 개정이라는 역차별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국토부는 합산벌점은 예정대로 시행하되 불이익 적용은 2년 후로 단서를 달았다. 하지만 이번 결과로 대형사의 우려가 현실화 되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먼저 A사의 경우 ▲2019년 하반기 0.259 ▲2020년 상반기 0.090 ▲2020년 하반기 0.136 ▲2021년 상반기 0점 등의 벌점을 받아 누계평균 기준 총 0.243의 벌점을 기록했다. 반면 합산방식에서는 7.945점으로 기존 대비 33배 점수가 폭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사는 기존 방식에서는 PQ 감점이 없지만 합산방식에서는 1점의 감점을 받게 된다.

누계평균방식으로 가장 적은 벌점을 받은 B사도 합산방식에서는 PQ 감점을 피할 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B사는 ▲2019년 하반기 0.012 ▲2020년 상반기 0.070 ▲2020년 하반기 0.037 ▲2021년 상반기 0.054 등으로 총 0.087점을 받았는데 합산방식으로 변경하면 3.28점으로 0.5점의 PQ감점을 받는다. 기존 점수 대비 차이는 약 38배로 오히려 A사보다 높았다. 이밖에도 대부분의 대형사들이 합산벌점으로 인해 기존보다 평균 20~30배 오른 벌점을 받는다는 전망이 나왔다.

반면 중소업체의 경우 합산벌점으로 인한 반사이익이 점쳐지고 있다. 현장수가 수백개에 달하는 대형사와 달리 중소업체의 경우 관리 현장이 적은 것이 합산벌점에서 유리하게 작용한 탓이다.

실제 이번 조사에 포함된 업체 가운데 규모가 가장 작은 C사의 경우 합산벌점 방식에서 1.465점을 받았다. C사는 기존 누계벌점방식에서 2년간 벌점이 0.613점으로 조사된 업체 중 가장 높았는데 오히려 합산방식에서는 2.3배 상향에 그쳐 벌점이 가장 낮았다.

한 대형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그동안 업계에서 우려하던 상황들이 현실화 될 것이라는 전망을 보여준 것"이라며 "업계에서도 예전보다 더 강하게 관리하고 있지만 벌점을 때려야 성과를 받는 발주처인 만큼 이대로라면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들 사이에서는 이대로라면 PQ 1점을 제외하고 만점 기준을 잡아야하는게 아니냐는 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며 “PQ 가중치가 작은 사업에서는 몰라도 큰 사업에서는 0.5점 차이로 수주를 좌우하는데 명백한 대형사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말했다.

업계가 희망을 걸고 있는 대안은 설계, 감리의 분리다. 설계로 인한 부실벌점 발생보다는 감리현장의 벌점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물론 감리의 경우에도 기존 방식에서 벌점이 눈에 띄게 높았던 것은 아니지만 합산벌점에서는 벌점폭등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번 조사에 따르면 대형사 기준 설계 합산벌점은 평균 0~1점대로 나타났지만 감리의 경우 2~4점으로 조사됐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설계 업무를 진행하면서 벌점이 발생할 확률은 거의 없다는 것이 확인된만큼 설계와 감리를 분리해야할 필요가 있다"며 "이상태로는 경쟁력 있는 업체에 대한 독소조항"이라고 주장했다.

주요업체 부실벌점 현황/엔지니어링데일리
주요업체 부실벌점 시뮬레이션 결과/엔지니어링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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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구야 2021-09-30 17:21:02
잘못을 하면 벌을 받아야 하는데 하던데로 나쁜짓도 좀 하면서 돈은 벌고싶은데
갑자기 채벌강도가 높아져서 정정당당하게 승부할수없으니 미치겠지?

신철 2021-09-30 17:18:17
잘못을 저지르면 벌을 받는 구조로 가야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려 노력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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