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혼선 가중…피해는 회원사가” 불만도
(엔지니어링데일리)조항일 기자=한국건설기술관리협회가 오는 29일 열리는 임시총회를 통해 한국건설엔지니어링협회로 이름을 바꾸는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 일각에서 불만을 내 비추며 반발하고 있다.
25일 엔지니어링업계에 따르면 건기협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한국건설엔지니어링협회로 명칭을 변경하는 안건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찬성 측이 1표 차이로 반대를 누르고 임시총회 상정이 결정됐다.
명칭 변경의 이유는 지난 6월 건설기술용역을 건설엔지니어링으로 바꾸는 건설기술진흥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그 일환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건설기술용역공제조합도 지난 4월 건설엔지니어링공제조합으로 이름을 바꾼 바 있다. 당시 건기협도 건설기술협회, 건설엔지니어링협회 등으로 변경을 고려했지만 기존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최근 국토부가 명칭 변경을 재고려하면서 이사회 투표가 진행됐고 결국 임시총회에서 455개 회원사의 손에 판가름 나게 됐다. 이를 둘러싸고 업계에서는 업무에 혼선을 줄 수 있는 불필요한 처사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A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건설기술용역공제조합이 건설엔지니어링공제조합으로 바뀐 이후에 엔지니어링공제조합과 명칭이 비슷해 관련 업무를 하는 직원들이 헷갈려 하는 경우가 있다”라며 “회원사들도 불편해하는 명칭변경을 왜, 누굴위해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명칭변경을 위한 임시총회 소집 과정에서 업무 절차가 다소 원활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국토부가 엔지니어링업역에 숟가락을 얹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까지 내놓고 있다.
B사 관계자는 “이번 임시총회 안건에 대해 제대로 공지도 안된데다가 총회 참석 자격을 대표이사 및 법인등기임원으로 제한했는데 정관 어디에도 이러한 내용이 명시된 것은 없다”며 “등기 임원이 대표이사 한명인 회사는 의결권을 협회장에게 위임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사실상 국토부의 의도에 투표결과를 맞추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건기협 관계자는 “안건이 급하게 추진된 것은 맞지만 명칭 변경은 김현미 장관때부터 말이 나오던 것으로 업계의 우려처럼 어떤 의도가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당시에도 이사회를 거쳐 한국건설기술협회로 이름을 바꾸는 정관 개정을 추진했지만 건진법 개정안이 나오고 법이 시행될때까지 국토부에서 이를 보류시켰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사회 내부에서도 한국엔지니어링협회가 큰집이고 한국건설엔지니어링협회가 작은집이냐는 소리가 돌정도로 반발이 많았다”며 “투표 결과에 따라 파장이 예상되기는 하지만 결국 회원사의 선택에 달려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일각에서는 명칭 변경에 대한 국토부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산업 부흥보다 관리의 효율에 특화된 정책적 한계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C사 관계자는 “엔지니어링이라는 것이 건설만 있는게 아니라 다양한 분야가 융복한된 개념인데 이번 명칭 변경은 엔지니어링을 특정 분야에 지나치게 묶어둔 성격이 강하다”며 “산업을 부흥시킬 수 있는 관점에서 정책이 고려되지 않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업체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건기협 한 임원도 “엔지니어링을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이 업계 진흥보다는 효율적인 관리 측면에 맞춰져 있다보니 업계의 불만이 큰 것 같다”며 “전세계적인 추세가 창의효율은 지향하고 관리와 규제는 지양하는만큼 우리도 이러한 트렌드를 따라야만 진정한 부흥을 유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건기협은 협회 명칭 변경건 투표 결과를 감안해 내달 5일 예정돼 있던 협회 창립 기념행사를 오는 12월 3일로 연기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