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골]겨울이 오고 있다
상태바
[사당골]겨울이 오고 있다
  • 정장희 기자
  • 승인 2022.11.30 09:43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inters is coming. 엔지니어링업계에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시작점은 아이러니하게도 엔지니어링사 입사경쟁률 상승이다. 경쟁률이 2~3배 늘었고, 지원자 스펙도 대학교 기준으로 2~3등급 올라가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현상이 엔지니어링사의 매력이 올라가서라기보다 PF사태로 인한 건설경기 침체로 공무원, 공사, 건설사가 채용을 줄였기 때문이다. 경기가 침체돼도 엔지니어링사는 중복도와 청년가점의 영향으로 채용 규모를 유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현시점보다 상황이 나빠지면 엔지니어링업계 또한 채용유지 여부를 떠나 구조조정을 꺼내들 수도 있다.

최근 충남과 인천의 중견급 엔지니어링사가 파산을 맞았다. 수도권 대형사도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상당수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각자의 이유가 있겠지만 최근 엔지니어링사 자금흐름이 경색된 것은 전 정부 당시 선급금을 70% 지급했다가 현 정부에서 예전 비율로 돌아가면서 자금의 절벽 구간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선급금을 얼마를 주던 어차피 수주금액이 동일하기 때문에 유보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경영을 했다면 자금경색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일부는 일단 쓰고 보자는 생각과 불투명한 경영을 고수하면서 문제를 키우고 있다.

외부요인이든 내부요인이든 앞으로 엔지니어링업계의 상황은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악화되는 사업환경을 개선 시킬만한 요인이 보여야 한다는 것인데, 정부든 업계든 그 어느 곳도 제대로 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끊임없이 규제만을 양산하고 있다. 안전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만들어진 합산벌점 제도는 업계 목을 죄고 있다. 관리현장이 많을수록 불리할 수 밖에 없는 합산벌점은 가만히 앉아 5초만 생각해도 불합리한 법인데, 어찌됐건 내년부터 시행된다. 편익비용이 1%에 불과한 BIM도 제대로 된 대가책정 없이 추진된다.

정부는 ‘새롭다’라는 폼만 잡고 엔지니어링사는 희생을 강요당하는 것인데 어찌됐건 내년부터 시행된다. 로비와 전관만 양성하는 종합심사낙찰제도 전혀 바뀔 기미가 없다. 다퉈볼 여지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발주처의 일방적인 처분에 따라 엔지니어링사 전체가 영업을 정지당하는 부정당제재도 제도적 보완없이 계속 시행된다. 올해도 발주처에 밉보인 엔지니어링사들이 수두룩하게 부정당을 맞으며 손가락만 빨고 있다.

업계의 문제점도 많다. 구조적인 문제점은 뒤로 하고, 최근 대정부를 대상으로 한 탄원과 요구에서 나타난 문제점이 그것이다. 일단 단합이 되지 않는다. 각 사의 입장을 미세하게 나눠 목소리가 제각각이 된다. 또 요구는 하는데 발주처의 심기를 엄청나게 신경을 쓰다 보니 “제발 제 이야기를 들어주시옵소서” 정도의 톤이 된다. 무엇보다 자신의 사명이나 이름을 걸지 않고 ‘사업자일동’ 같은 누구도 정을 맞지 않겠다는 자세가 된다. 당연히 정부 입장에서는 압박을 느끼지 못하니 말을 들어주지 않게 된다.
 
정부 규제강화 그리고 모래알 업계를 뒤로하고 경기침체라는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대략 10년 간의 호황 뒤 찾아올 겨울이 엔지니어링업계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걱정이 앞선다. 오직 엔지니어링업계 입장에서만 보면 발주량 하락이라는 고정값은 인정하고, 불합리와 수동적 행태를 벗어던져야 엔지니어링 경기 연착륙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정장희 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맞춤법좀 2022-12-01 00:19:30
침체돼도가 뭡니까 첫문단부터 실망이네

ㅇㅇ 2022-11-30 23:22:27
기사에 나온 이번에 파산한 곳은 어디인가요? 충북의 1곳은 얘기를 들었는데요...

winter is back 2022-11-30 16:11:30
구구절절 합당하지만

'최근 엔지니어링사 자금흐름이 경색된 것은 전 정부 당시 선급금을 70% 지급했다가 현 정부에서 예전 비율로 돌아가면서 자금의 절벽 구간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부분은

선급금을 70% 지급한 것과 현재 자금흐름 경색된 것과의 인과관계 분석을 이렇게 하다니
전 정부와 현 정부 프레임으로 가두어서
(상관계수가 어느 정도 인지는 모르지만)
편기된 옥의 티 분석인 것 같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