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5> 한국의 경관도로 52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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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5> 한국의 경관도로 52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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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8.2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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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도로사업의 출발점
도로이용자가 운전 중 뛰어난 경관을 감상하고 전망이 좋은 곳에서는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주변 경치를 느끼면서 도로를 달릴 수 있다면 사회간접시설로서 도로는 국민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존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경관도로정비사업 시범구간 : 경기도 남양주시, 국도45호선

경관도로는 2008년 4월 국토해양부가 '경관도로 정비사업 업무편람'을 발표하면서 정비되기 시작하였으며, 8개소의 시범사업 구간 중 1차적으로 국도77호선 충남 태안군 태안면 구간, 국도19호선 경남 남해군 설천읍 노량리 구간, 국도45호선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북한강 일대에 시범사업을 추진하였으며 이러한 경관도로의 정비목표는 도로의 개성과 지역성을 표현하며 지역경관의 보호와 주변과의 조화, 지역특성을 고려한 새로운 경관 창조, 역사와 문화를 느끼게 하는 도로,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도로 등으로 규정된다.

이러한 경관도로는 경관도로의 조성을 통하여, 자연경관의 아름다움과 자연보호의 중요성을 동시에 알리며 도로를 매개체로 하여 관광지와 광광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지역 전체의 관광활동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으며, 경관도로 정비의 기대효과는 관광인프라 구축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도로경관의 쾌적성 제공, 교통공학 측면의 안전성 도모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삼림욕이 절로 되는 산중도로, 진부령 고갯길
국토해양부에서는 2011년 11월 「한국의 경관도로 52선」을 펴내면서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편안함을 주는 예술성·역사성·미관성이 뛰어난 경관도로를 가장 아름다운 시기에 도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1년, 52주에 맞게 테마별로 도로를 소개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자연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것이 바로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며 우리 모두를 사랑하는 것이다. 바다와 산 그리고 넓은 평야는 우리가 받은 큰 축복이다. 자연과 도로가 잘 어우러질 때 우리의 삶은 더욱 풍요로울 수 있다.'는 말로 경관도로의 의미를 새기고 있다.

▲ 여름날의 청정한 진부령 고갯길

강원도 지역의 국도46호선 진부령 고갯길은 인제군 북면 용대리와 고성군 간성읍 진부리를 이어주는 고갯길로 백두대간 준령에서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한껏 들이키며 삼림욕을 만끽할 수 있는 길이다. 일제 강점기 말기에 뚫린 진부령은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자동차 두 대가 서로 교행하기 힘들만큼 폭이 좁고 험했으나 지금은 왕복 2차로에 오르막차로까지 갖추어져 있으며, 곡선부 여유부지에는 'Happy Road 2020'사업으로 아담한 쉼터가 마련되어 잠시 여정을 멈추고 빼어난 산세와 계곡에 심신을 재충전할 수 있다. 주변의 여행명소로는 이승만대통령과 김일성의 별장이 있는 화진포, 6·25전쟁 때 치열한 격전지였으며 임진왜란 때 사명대사가 승병을 일으켰던 호국불교의 요람 건봉사, 동해안 쪽 군사분계선에 위치한 통일전망대 등이 있다.

▶옥정호반의 낭만도로, 지방도749호선
아름다운 음악을 계속 듣다보면 착한 마음을 갖게 되듯이, 아름다운 환경에서 생활하다 보면 생각과 행동이 달라지게 된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아름다운 산과 바다, 호수, 문화, 역사자원을 찾고 즐기면서 도로를 따라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재발견 할 수 있다면 경관도로는 우리들에게 더욱 풍요로운 삶의 공간이 될 것이다.

▲ 국사봉에서 내려다본 옥정호 호반도로

전북 임실군 운암면과 강진면, 정읍시 산내면에 걸쳐있는 옥정호는 1926년에 완공된 운암댐(섬진강댐)으로 인하여 생긴 인공호수이며, 6·25전쟁 때 빨치산 남부군의 사령부가 있었던 회문산 자락을 끼고 있다. 옥정호는 봄과 가을이면 큰 일교차로 물안개가 자주 피어나는 곳으로 호수 조망이 들어오는 노변에서 잠시 쉬며 산자락과 물결이 만나는 지점이 빚어내는 곡선미를 감상하는 것은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이곳만의 특별함이다. 임실군 운암면 쌍암리에서 남쪽으로 방향을 잡아 옥정호의 호반을 굽이굽이 돌아가면, 변화무쌍한 풍광이 펼쳐지며, 호수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운해를 이루는 모습, 잠시 뒤 운해 위로 떠오르는 일출의 신비로움은 보는 이들을 매료시킨다. 주변의 여행명소로는 1960년대 중반 벨기에 출신 지정환 신부가 산양 두 마리를 키우며 치즈를 만들기 시작한 대한민국에서 제일 먼저 치즈를 만든 마을인 임실읍 금성리의 치즈마을이 이 지역을 대표하는 체험마을로 자리잡고 있다.

▶낭만의 길,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
독일 남서부의 흑림, 슈바르츠발트는 조림된 숲으로 울창한 삼림속에 햇빛이 들지 않아 어둡고 캄캄한 흑림으로 불리며 독일인들의 자부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힐링의 숲, 편백나무 삼림으로 유명한 전남 장성에 인접한 담양의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은 사시사철 다양한 풍광으로 변신하여 장관을 연출하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아름다운 가로수 길 가운데 하나이다. 1970년 무렵부터 심어지기 시작했던 이 길은 1990년대 후반 국도 4차로 확장사업으로 잘려나갈 위기에 처했으나 환경단체와 지역주민들의 노력으로 원형이 보존되어 대나무와 더불어 담양을 상징하는 존재로 자리잡고 있다.

▲ 석양을 머금고 있는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

 
▲ 손원표 동부엔지니어링 기술연구소장공학박사, 기술사(도로, 교통)
이제는 한적한 산책로로 탈바꿈해서 지역주민들의 운동장소로 인기를 얻으며 여행객들을 불러 모으는 곳이 되고 있다. 40여년 수령을 자랑하는 가로수 밑에 서면 사람들조차 나뭇가지가 되고 나뭇잎이 되는 묘한 기분에 젖으며, 굵직굵직한 나무 밑둥들이 규칙적으로 도열해 있는 모습에서는 수학적 공간구성의 아름다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주변의 '담양죽록원'은 죽림욕장이며 생태공원으로 대나무 향을 맡으며, 댓잎의 속살거림을 들으며 산책하는 즐거움은 힐링의 무아지경으로 이끌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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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 Song 2013-09-03 15:43:38
목적지를 향해 의미없이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삶을 느낄수 있고,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친환경 도로가 많이 만들어 져서 달리고 싶은 도로, 보고싶은 도로가 많이 많이 생겨났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이 좋은 자료를 통해 그 속에 빠져들어가 있는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좋은 자료 감사드립니다.

강진구 2013-08-30 15:45:15
단순히 이동하는 통로가 아닌, 목적지로 향하는 과정 중에 있는 경관도로가 우리에게 선사하는 즐거움과 휴식은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 지루하고 고달픈 삶 만이 아닌 인생의 순간순간마다 행복을 맛볼 수 있는 희망을 제시하여 주는 것 같습니다. 좋은 정보와 글에 감사를 드립니다.

박경석 2013-08-22 16:25:17
지역간 이동, 접근 기능만 생각하였던 도로가 이제는 힐링의 공간으로 다가오는거 같습니다. 더위가 지나가가고 나면 여유로운 마음으로 주변의 경치와 아름다움을 느끼러 달려가고 싶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강전용 2013-08-22 09:07:20
이제 우리도 그냥 달리기만하는 도로가 아닌, 문화를 전달하며 지역을 느낄수있는 도로가 필요한 시기인것 같네요. 그러러면 이처럼 친환경 경관도로를 통한 '도로 재생'을 적극 추진해야 할 것 같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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