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주년, 엔지니어링 해외진출 토론회 개최
“SYSTRA의 매니지먼트 툴 도입해, 현지 재원사업 수주해야”
상태바
창간 2주년, 엔지니어링 해외진출 토론회 개최
“SYSTRA의 매니지먼트 툴 도입해, 현지 재원사업 수주해야”
  • 이준희 기자
  • 승인 2014.06.11 10: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ODA, MDB 대가의 50~60%… 외국공무원에 로비관행 여전해
국내시스템 잊고 백지에서 출발해야… 민관합동 해외진출 효과있어

▲ (좌측부터) 평화엔지니어링 김동근 부사장, 한국종합기술 박범석 부장, 유신 김민웅 이사, 엔지니어링데일리 정장희 팀장(사회), 동성엔지니어링 정창원 전무, 다산컨설턴트 이용주 부장

(엔지니어링데일리) 이준희 기자 = 창간 2주년을 맞은 엔지니어링데일리는 10일 한국엔지니어링협회에서 업계 해외사업전문가 5인이 참석한 가운데 ‘엔지니어링 해외진출 토론회’를 열고 한국 엔지니어링사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방안을 모색했다.

토론에 앞서 참석자들은 2000년대 중반 PQ가점 때문에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린 면도 없지 않지만, 국내 SOC발주물량이 줄어들며 해외진출은 모든 엔지니어링사의 선택이 아닌 당면과제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종합기술 해외사업부 박범석 부장은 “한종은 10년전부터 해외사업 외에 길은 없다고 판단, 2005년 MDB사업 등 리스크가 작은 사업을 중심으로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면서도, “알제리사업처럼 수금조건이 좋은 재정사업의 비중을 더욱 높여 장기적으로 해외수주비중을 30~40%까지 올려야한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유신 해외개발부 김민웅 이사는 “인천공항을 포함해 국내 대부분 공항을 설계한 유신은 2000년대 필리핀 공항 EDCF사업을 시작으로 아프카니스탄 ADB사업 등을 수행해왔다”며, “교량, 철도, 공항 등 교통분야를 중심으로 아프리카 등으로 사업기회를 확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평화엔지니어링 해외구조부 김동근 부사장은 “한국 시공경쟁력이 세계 최고수준에 도달한 것처럼 엔지니어링업체도 향후 글로벌 선진업체들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있다”며, “평화는 강점을 살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장대교량사업에 집중해 구조분야 해외수주비중이 60%에 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산컨설턴트 해외사업부 이용주 부장은 “진출 국가를 신중하게 고르고 일단 선택 후에는 매우 적극적으로 현지공략을 하고 있다”며, “특정 국가 진출 후 주변국가로 넓혀가고, 공종도 도로, 구조에서 수자원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고, 재원도 EDCF에서 MDB로 확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동성엔지니어링 해외사업부 정창원 전무는 “아직 타사에 비해 회사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MDB 등 안정적 사업 중심으로 특정 국가 특정 프로젝트에 집중해 리스크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2007년 필리핀에서 코이카사업을 시작으로 2008년부터 WB사업을 5~6건 수주했으며, 올해는 ADB 동티모르 수주 전망이 매우 밝다”고 언급했다.
 

▲ 엔지니어링데일리 창간 2주년 해외사업 전문가 5인 '엔지니어링 해외진출 토론회' - (좌측부터 시계방향) 평화엔지니어링 김동근 부사장, 유신 김민웅 이사, 동성엔지니어링 정창원 전무, 한국종합기술 박범석 부장, 엔지니어링데일리 정장희 팀장, 다산컨설턴트 이용주 부장

▼ 국내ODA, 외국공무원에 로비하는 관행 뿌리 뽑아야
본격적인 토론회에서 최근 수년간 국내 ODA 설계사업의 로비전이 도가 지나친 양상이라는 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결국 제살을 깎아먹고 국격까지 떨어뜨리는 이러한 관행은 나아가 해외 MDB사업에서도 전개될 가능성이 있어 그 심각함에 무게가 실렸다.

엔지니어링데일리 정장희 팀장은 “우리나라 자금으로 원조해주는 것만으로 큰 혜택인데, 현지 관료 등에게 로비금을 주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JICA처럼 정부에서 ODA사업을 대폭 확대하고 부정행위 적발 기업에게 사실상 퇴출 조치를 하는 중징계를 진지하게 고민할 때는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참석자 대부분은 JICA 수준의 중징계 조치를 내려서라도 국내ODA사업의 만연한 관행을 뿌리뽑아야한다는데 동의하면서도, 이런 규제가 오히려 업계 줄 세우기로 변질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도 전했다.

동성 정창원 전무는 “과열경쟁을 막는 것은 좋은데 자칫 정부가 나서서 업체를 줄 세우고 담합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며, “일본의 경우는 특정 JICA 프로젝트 입찰에 A사가 참가하면 B, C사 등만 눈독을 들이고 나머지는 암묵적으로 침범하지 않는 분위기다”고 언급했다.

유신 김민웅 이사는 “JICA사업을 수행하는 일본기업들은 회사마다 특성이 있어 공종별로 사업이 진행되는 모양새다”며, “ODA 주관기관에서 좀 더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업계와 함께 협의체 등의 채널을 구성해 조율할 수도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다산 이용주 부장은 “과거 일본 퍼시픽컨설턴트처럼 회사가 한 방에 무너지도록 중징계를 내리기보다는 3진 아웃제를 도입할 수도 있을 것이다”며, “다만 우리의 제살 깎아먹기를 예방하기 위해 협의체를 통해 조율을 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전했다.

뒤이어 이 부장은 “WB의 경우 10년 동안 블랙리스트를 관리하기 때문에 WB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검증서류를 제출해야만 한다”며, “MDB 등 해외사업의 기준을 충실히 따르다보면 서류상의 문제는 차츰 사라지고 공정성이 확보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 EDCF, 국내 엔지니어링대가 기준 설정… MDB 대가의 50~60% 불과
EDCF, 코이카사업에 대해 업계 해외전문가들은 국내ODA사업 대가가 해외MDA사업에 비해 절반에 불과하다고도 꼬집었다.

한종 박범석 부장은 “EDCF, 코이카 ODA 대가가 국내 엔지니어링대가기준에 따라 MM로 계산되다보니 MDB와 비교해 굉장히 낮다”며, “MM로 나누면 사실상 ADB의 50~60% 밖에 나오지 않는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평화 김동근 부사장은 “이렇게 엔지니어링사 직원들이 박봉에 혹사를 당하다보니 우수인재들이 기회만 있으면 건설사로 떠나게 된다”며, “컨설팅사는 인력이 곧 경쟁력인 만큼 국내 대가를 올리는 동시에 EDCF 대가도 MDB수준까지 올려야한다”고 강조했다.

▼ SYSTRA, 개개인이 매니지먼트 툴 운영… “현지 재원사업 수주해 삼성전자로 도약해야”
특히, 참석자들은 한국 기업끼리 경쟁하는 국내ODA사업의 개선도 필요하지만, 글로벌 선진 엔니어링사로 도약하려면 MDB사업과 해외 현지 재원 사업을 수주해야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평화 김동근 부사장은 “흔히들 EDCF로 경력 쌓고 MDB로 실력 키워 재정사업을 한다는데 뒤로 갈수록 리스크는 높아지게 된다”면서도, “국내 설계사들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해외 유수의 설계사와 실력으로 맞붙는 재정사업에서 수익을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다산 이용주 부장은 “글로벌 엔지니어링사와 겨루기 위해서는 개인의 역량향상도 중요하지만 시스템의 글로벌화가 선행돼야한다”며, “이제까지 해외사업은 수주부터 실무에 이르기까지 스타플레이어에 지나치게 의존해 결국 해당인원이 한 개 사업에 묶이면 다른 사업이 지장을 받는 구조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평화 김 부사장은 “SYSTRA의 경우는 엔지니어 개개인이 해외현장에 노트북을 들고 와서는 현장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본사 DB에 접속해 찾아낸다”며, “이러한 매니지먼트 툴을 운영해 결국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높이고 나아가 원가절감, 수주능력 향상에 이바지 하게 된다”고 선진 업체의 경쟁력을 소개했다.

▼ 해외사업, “국내시스템 잊고 차라리 백지에서 출발”
또한, 해외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내 발주제도를 글로벌 기준에 맞춰 180도 바꾸던가, 국내 시스템을 모두 잊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라는 지적도 이었다.

한종 박범석 부장은 PMC를 예로 들며 “MDB 사업 중에 고부가가치 영역이라 할 수 있는 PMC가 꽤 있지만 국내에서는 시범발주도 안나고 있다”며, “국내에서 실적을 쌓아야 해외에서 할 수 있는 만큼 해외 입찰시스템을 도입해야지만 현재 국내 조직과 시스템에서는 불가능하다”다고 지적했다.

유신 김민웅 이사도 “월드컵경기장에서 CM을 한 적 있지만, 국가인프라의 CM은 발주처가 시장에 내 놓지 않아 국내에서 실적을 쌓는 것은 불가능한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동성 정창원 전무는 “사실 국내 다로 해외 따로 2중으로 일을 하고 있는 형국인데 해외사업을 위해 차라리 국내 시스템을 모두 잊고 백지에서 출발하는 것이 수월할 것이다”고 꼬집었다.

다산 이용주 부장은 “영어 등 의사소통이 문제라 하더라도 기술자가 통용하는 언어의 폭이 좁기 때문에 극복 가능한 영역이지만 발주시스템은 차원이 다르다”며, “해외도로사업 실시설계 실적조건에 100km 이상, 해당지역 3건 이상 등이 명기되는데 국내에 이를 충족시킬 업체는 사실상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국내외 격차에 대한 대비가 없이 해외 진출하는 것은 어렵다는 논리다.

▼ 민관합동 해외진출, 현시점에서 긍정적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글로벌 스탠더드와 거리감 있는 국내 발주시스템이 해외진출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오히려 그 과정에서 축적된 발주기관의 PMC 등 실적이 해외시장 동반진출에 보탬이 되고 있다고 인정했다.

평화 김동근 부사장은 “현재 한국도로공사와 함께 브루나이 PMB(팔라우 무아라 베사르)섬에서 진행 중인 장대교량 및 도로인프라 프로젝트의 PMC를 수행하고 있다”며, “사실상 국내 도로 PMC를 모두 수행하고 있는 도공이 수주에 큰 역할을 했다”고 언급했다.

한종 박범석 부장은 “태국 물 사업에서처럼 한국수자원공사 등 국내 공기업들은 세계적으로도 인정할 만한 실적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가기관이라는 신뢰도까지 있다”며, “해외시장 동반 진출 시 수주에 도움되는 것은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유신 김민웅 이사는 “요즘 공기업과 함께 해외사업을 진행하다보면 해외현장에 실제 기술자를 파견하는 것을 목격하기도 한다”며, “과거에 비해 동반진출 의지가 강해졌다는 대목인 만큼 향후 공기업과의 해외시장 동반 개척 기회가 확대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