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획] 엔지니어링 글로벌지수 지반공학 ①편
한국 엔지니어링 수준 어디까지 왔나… 지반공학, 북유럽-일본과 격차 10년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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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엔지니어링 글로벌지수 지반공학 ①편
한국 엔지니어링 수준 어디까지 왔나… 지반공학, 북유럽-일본과 격차 10년 안팎
  • 이준희 기자
  • 승인 2014.07.0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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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분야 1위 유럽… 네덜란드, 국가적 연구지원으로 15년 앞서
터널설계, TBM분야 북유럽과 10년차… 국산화 걸음마 수준
연약지반 최강은 일본… 한국, 5년 차이로 바짝 뒤쫓아

 
엔지니어링데일리는 창간 2주년을 맞아 국내 130명의 지반공학 관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지반엔지니어링 글로벌지수’를 도출했다. 엔지니어링의 핵심기초분야인 지반엔지니어링의 글로벌 위상을 확인하고 한국 지반분야의 발전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설문지 작성 및 표본집단 구성에 한국지반공학회, 한국토질기초기술사회가 함께했으며, 종합설계회사 44%, 대학․연구원 20%, 시공사 11%, 조사․계측․탐사업체 11%, 공기업 6%, 기타 8%가 설문에 응했다.

복수의 응답이 가능했고, 답변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해당사항이 없을 시는 기타 란에 의견을 제시하거나 답변 자체를 생략하도록 했다.

응답자 모두 지반공학 관련 건설기술자로 근무기간은 5년이하 8%, 10년이하 15%, 15년이하 21%, 20년이하 24%, 20년이상 32%로, 15년초과 근무자가 과반수를 넘었다.

연봉 별로 3,000만원이하 7%, 4,000만원이하 14%, 5,000만원이하 13%, 6,000만원이하 16%, 7,000만원이하 14%, 8,000만원이하 15%, 9,000만원이하 18%, 9,000만원이상 3%의 분포를 보였으며, 6,000만원초과 응답자가 과반수를 차지했다.

주로 담당하고 있는 지반엔지니어링 분야로는 사면분야 70%, 터널분야 60%, 연약지반 56%, 지반보강 48%, 지반조사 30%, 계측․탐사 14%, 기타 12%의 분포를 보였다.

 
질문은 ▶한국 지반엔지니어링의 국제적 위상 ▶발전저해 요인 및 개선방안 ▶한국 지반엔지니어링의 국제화 방안 등 3개 카테고리로 구분했다.

설문결과 지반분야 주요선진국으로 북유럽, 일본이 손꼽혔고,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반조사분야에 대한 인식부족, 설계를 무시하는 관행, 대가의 부족 등이 거론됐다.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법, 제도를 글로벌기준에 맞게 개선하고, 이상 징후에 조기 대처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마련해야한다는 의견이 개진됐다.


한국, 지반강국과 격차 좁혀가… “장비 국산화 없이 선진국 도약 어려워”

본지는 한국 지반엔지니어링의 국제적 위상을 가늠하고자 기초분야, 터널설계 및 TBM 분야, 연약지반 분야 등 3개 분야로 나눠 각 분야의 선도 국가 및 한국과의 격차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응답자들은 대체적으로 북유럽, 일본, 미국 등을 선진국으로 꼽았고 한국과의 기술격차는 5~15년이 나고 있다고 전했다.

▼ 기초분야 1위 유럽, 미국, 일본… 격차 최대 15년, 한국 ICT 강점 활용해야
지반공학 기초분야라 할 수 있는 ‘물리탐사·계측·지반조사·시험·분석기법’에서 가장 앞선 국가로 시공사와 대학‧연구원 등은 유럽, 미국, 종합설계사는 주로 일본, 미국을 꼽았다.

설문결과 유럽 36%, 미국 33%, 일본 31%로 고른 분포를 보였고  유럽 주요국가로 노르웨이 8%, 스웨덴 6%, 네덜란드 6%, 영국 4%, 프랑스 2% 등이 집계됐다. 주요 선진국과의 격차는 네덜란드 15년, 미국, 프랑스 10년, 일본, 영국은 5년으로 언급됐다. 

 
항만전문설계사 관계자는 “네덜란드의 지반공학 기초분야는 한국보다 15년 앞서고 있다고 본다”며,  “유럽 선진국들은 조사와 계측분야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초과학을 기반으로 국가차원에서 연구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대학‧연구원 관계자는 “프랑스 등이 한국보다 10년은 앞서고 있다고 보며, 국내에서는 장비생산업체가 영세하다보니 기초기술개발 및 시장형성에까지 어려움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공사 관계자는 “영국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개발기술, 응용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한국보다 최소 5년 이상 앞서 있다”고 언급했다.
 
종합설계사 관계자는 “기초분야에서 가장 앞선 국가는 미국으로 한국보다 10년 정도 앞서고 있다”며, “미국에서 신기술이 개발되고 현장에서 적용성이 검증된 후 약 10년이 지나 한국에 적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사‧계측‧탐사업체 관계자도 미국의 경쟁력에 동의했다. “미국의 기초분야 기술이 한국보다 10년은 앞서고 있다. 한국은 물리탐사 및 시험장비 등에서 수요가 적기 때문에 한정된 장비를 잘 활용해 분석기법을 발전시켜야 한다.”

또 다른 조사․계측․탐사업체 관계자도 기초분야에서 가장 앞선 국가로 심부탐사기술, 심해저탐사기술, 심해자원채취 기술 등이 발전한 미국을 꼽으며 한국보다 10년 정도 앞서있다고 봤다.

또 다른 종합설계사 관계자는 일본과의 기술격차를 대체로 5년으로 보며, 수년 내 역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지진도 많고 지반환경이 워낙 열악하기 때문에 조사, 계측의 필요성이 강한 만큼 기술의 발전을 가져왔다. 한국은 센서, 정보, 통신, 탐사기기의 강점을 가진 만큼 산악, 암반 등 전반적인 측면에서 역전이 가능하다.”

한편, 응답자들 기초분야 성과가 설계에 반영되지 않고, 공사경험이 축적되지 않는 점을 개선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사 및 분석기법은 큰 차이가 없으나, 궁극적으로 이를 설계에 반영하는 비율이 낮다. 과거 공사설계 및 시공경험에 따른 정보축적이 미미하고 관리도 후진적이다.”

▼ 터널설계, TBM분야 최강 북유럽… 격차 10년, 장비 국산화 실패 중국에 쫓겨
터널설계, 기계화시공(TBM) 등 지하공간 구축기술에 있어 가장 앞선 국가로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국가가 주로 손꼽혔으며, 한국과의 격차는 10년 정도라고 언급됐다.

이 분야 주요선진국 중 노르웨이 26%, 스웨덴 7% 등 북유럽이 45%로 절반에 육박했다. 북유럽에 이어 일본 33%, 독일 12%, 스위스 2%, 프랑스 2%, 미국 2%, 캐나다2%, 오스트레일리아 2% 순의 분포를 보였다.

 
종합설계사 관계자는 독일, 일본 등에 비해 10년 정도 뒤쳐져 있다고 진단했다. “NATM 공법은 한국 업체도 국내외 다양한 실적을 보유해 선진국과 큰 차이는 없다. 다만 TBM 분야는 독일 ‘Herrenknecht’, 일본 ‘Kawasaki', 'Hitachi Zosen' 등이 장비 자체 제작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반해 한국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대학‧연구원 관계자는 “발파굴착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터널시공분야가 최근 기계화 시공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북유럽에 비해 10년은 뒤처지고 있다”며, “장비의 국산화가 이뤄지지 않다보니 중국과 비교해도 기술력이 높다고 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조사․계측․탐사업체 관계자는 “터널분야에서 기계화 시공이 가장 중요한 사항인데 TBM 등 터널 건설기계의 국산화는 이제 겨우 걸음마 단계다”며, “북유럽은 차치하고 일본보다도 10년은 뒤쳐진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종합설계사 관계자는 “시공측면에서는 복합지반 대처능력이 부족하고, 기계의 국산화가 부족해 공사비가 증대되고 있다”면서, “육상터널에서는 격차가 거의 없으나 해상터널을 포함한 특수여건 하에서는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또 다른 종합설계사 관계자는 “국토의 암반조건과 지형조건으로 인해 노르웨이, 스웨덴 등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국가들이 10년 정도 앞서고 있다”면서도, “암질이 다양하고 변화가 심한 한국에서도 기술발전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따라잡을 수 있다”고 향후 전망을 밝게 봤다.

▼ 연약지반 1위 일본… 한국, 남서해안 등 실적 쌓아 격차 5년 이내로 좁혀
연약지반 설계 및 시공기술에서 가장 앞선 국가로 일본이 압도적으로 뽑혔으며 네덜란드가 그 뒤를 이었다. 대부분 기술격차를 5년으로 봤으며, 한국도 최근 국내외 실적을 쌓아가며 일본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연약지반분야 선진국에 대한 설문결과 아시아권에서 일본 60%, 한국 7%, 홍콩 3%, 싱가포르 3%로 집계됐으며, 유럽에서는 네덜란드 14%, 노르웨이 3%, 스웨덴 3%, 북미에서는 미국이 7%의 응답을 얻었다.

 
조사․계측․탐사업계 관계자는 “연약지반설계는 일본이 세계 최고로 한국보다 5년 앞서있다”며, “일본의 국토 특성상 연약지분분야에 주력할 수밖에 없었고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토대로 연약지반이 널리 분포한 동남아지역까지 영역을 확장해왔다”고 설명했다.

종합설계사 관계자도 “한국의 연약지반 설계기술이 일본기술을 수입하고 5년 정도 뒤 따라가는 수준이다”며, 한국 연약지반 설계기술의 독자적인 개발 의지 및 관련기관 연구 등이 미흡한 실정이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종합설계사 관계자는 “한국은 최신 공법이 적용되고 있으나 설계 시 예측치와 실제 시공 시 계측치 간의 분석이 부족해 설계분석은 거의 제자리걸음이다”며 “일본보다 10년은 뒤쳐진 실정이다”고 언급했다.

대학․연구원 관계자도 일본의 수준이 세계 최고라며 “국내 연약지반 설계 및 시공기술은 대부분 일본의 것을 약간 변형하는 수준이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 종합설계사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국토 자체에 화산토지반, 음회암지대, 임해지역 구조물 등 연약지반대가 많아 기술발전이 앞서고 있다”면서도 “한국 역시 남서해안과 호남, 충남지역의 연약대 공사를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있어 일본을 곧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종합설계사 관계자도 “최근 홍콩, 터키해협 등에서 세계적인 연약지반대에서 한국 기업들이 설계실적을 쌓고 있다”며, “남해안, 서해안 등 국내에서도 연약지반 실적이 많다”고 한국의 지반엔지니어링이 세계 최고수준에 올랐다고 언급했다.

한편, 중소설계사 관계자는 “네덜란드는 국토 자체가 해수면 보다 낮아 연약지반과 물과 관련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뤄졌고 그 해결책을 다각적으로 개발해왔다”며, “이런 환경으로 인해 네덜란드의 지반분야 수준이 한국보다 5년 이상 앞서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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