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철도 PMC 실패, “대한민국의 막대한 경제적 손실”
상태바
오만철도 PMC 실패, “대한민국의 막대한 경제적 손실”
  • 이준희 기자
  • 승인 2015.07.03 21:38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화, 다잡았던 大漁 오만철도 PMC 사례 공유
“정부, PMC 민간참여 적극 허용해야”… “PMC 성패, 건설산업 존망 결정”

▲ 도화엔지니어링 철도부문장 정수동 부사장
(엔지니어링데일리) 이준희 기자 = 도화엔지니어링이 지난해 다잡았다가 놓친 오만 철도 PMC 실패사례를 공개했다. 단순시공에 머물던 대한민국 건설업계가 단숨에 고부가가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가 부족한 정부지원으로 무산됐던 만큼, 향후 정부의 PMC 시장 민간참여 허용 여부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일 도화엔지니어링은 한국엔지니어링협회가 주관하고 엔지니어링데일리가 후원한 ‘2015년도 제1차 엔지니어링 포럼’에서 건설업계 관계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도화의 글로벌 PMC 시장 도전기와 향후 대응전략을 소개했다.

도화 철도부문장 정수동 부사장은 ‘해외철도 PMC사업 발주동향과 이해’를 주제로 오만철도 PMC 도전 사례를 전하며 “국내 제도적 한계가 있지만 한국 엔지니어링사의 해외 PMC시장 진출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발표 서두에 정 부사장은 “국내 엔지니어링사가 주로 수행하고 있는 EPC, D&B의 상세설계는 단순한 저부가가치 3D작업이다”며, “F/S, FEED 등 고부가가치 수행 인력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고, PMC, PMO 등 발주사업에 대한 수행 실적이 전무한 상황이다”고 현실을 직시했다.

KTX 경부선 1단계 PMC는 1,600억원에 Bechtel, 인천공항철도 PMC는 2,500억원에 Bechtel+KOPEC, 인천대교 PMC/FEED는 1,200억원에 AMEC+ARUP, 인천국제공항 PMC는 812억원에 KOPEC이 각각 수주한 바 있다. 그 과정에서 도화와 같은 엔지니어링사는 물론이고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도 시공에만 참여하고 부가가치 높은 PMC, FEED에는 명함도 내밀지 못해온 것으로 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부사장은 “PMC는 기본설계 및 감리업체를 감독하고 시공업체 선정 작업에 관여하는 컨설팅분야 최상위에 분포한다”면서도, “미국, 유럽, 중동에서 철도 PMC시장이 형성 중인데 국내 업체는 실적이 없다 보니 해외철도 PMC 시장진출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 2015 엔지니어링 포럼 - 2015년 7월 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 다잡았던 大漁 오만철도 PMC “쓰리지만 얻은 것 많아”
정수동 부사장은 지난해 수주 9부 능선을 넘었다가 실패한 오만철도 PMC 사례를 업계와 공유하며, “실패하더라도 지금 도전해야 고부가가치 컨설팅사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

오만철도 PMC는 GCC 철도망과 연계되는 2,135km 9개 공구에 대한 컨설팅사업으로, 48개월 동안 IPMT(Integrated Project Management Team)이란 이름으로 발주처와 한 팀을 구성해 사실상 발주처 역할을 한다.

정 부사장은 “PMC 실적과 인지도에서 경쟁자에 밀리는 만큼 수주를 위해 가격경쟁력을 부각시킬 수밖에 없었다”며, “도화, 철도시설공단 등 한국은 MM를 2만달러, 나머지 파트너는 1만달러로 계획했다”고 컨소시엄 전략을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도화는 입찰업무를 총괄하고 Technical Proposal 등을 책임지며, 국내 철도시장에서 유일하게 PMC를 경험한 한국철도시설공단이 PMC 실적과 인력을 제공하는 구도였다. 해외 파트너인 중국 제1철도설계원은 자국 철도시장에서 쌓아온 사막 및 장거리 철도 실적을 제출했고, 영어권 국가 인도의 BARSYL은 가격 경쟁력을 보여줬다. 또한 RFP에 따라 오만 현지 업체 NEO와 손을 잡고 기술이전 및 현지인 고용창출 효과를 냈다.

2014년 3월 가격개찰 시 도화컨소시엄은 2위 Tecnicas컨소시엄 1억5,484만달러의 60% 미만인 8,919만달러를 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줄곧 기술점수에서도 선두권이었던 도화는 수주 9부 능선을 넘은 만큼 교육, 동원, 행정, 계약팀으로 TFT를 구성해 비상운영에 들어갔다. 임직원을 대상으로 영어면접 및 실무회화 역량강화하고, PMC 업무에 필요한 전문지식을 이수하도록 하고 워크샵을 개최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자국업체의 해외시장진출에 파격적인 지원사격을 전개한 스페인 정부의 외교력에 의해 상황은 반전됐다. “한국 측은 작년 5월 국토부 차관이 오만 교통부를 방문하는 노력을 보이긴 했다. 그러나 작년 4월 스페인 국왕의 오만 방문 시 교통 및 건설관련 장관 7명이 동행한 바 있다. 스페인 측은 한 차례 더 오만을 방문했다. 오만 정부는 최종 발표를 1년이나 연기하더니, 올해 2월 예상을 뒤엎고 Tecnicas를 최종 낙찰자로 선정했다.”

▼ 공기업 PMC 직접 수행→ PMC 민간참여 적극 허용해야
다잡았던 오만 철도 PMC를 놓친 정수동 부사장은 “PMC에 대한 정부의 인식 전환과 함께 민간기업의 PMC시장 참여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고 주장했다.

정 부사장은 “PMC는 EPC업체의 후속사업 수주에 기여하는 고부가가치의 최고 기술력을 요하는 분야로 리스크 매니저, 계약 매니저 등을 역할을 해야만 한다”며, “국내에서는 국토부 산하 공기업이 PMC를 직접수행하고 정부발주가 없는 실정인데, 공기업이 시행하고 있는 과업은 해외에서 진행되는 것과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뒤이어 그는 “공기업이 기획, 시공관리, 운영까지 한다고 하는데 그들의 PMC 실적은 세계에서 인정을 안 해준다”며, “한국에는 아직 PMC를 해본 회사가 없다. 경험이 없으니 두려움이 클 수밖에 없다. 해외 기준에 준하는 시범사업을 국내에서 맛이라도 보고 도전하고 싶다”고 성토했다.

또한, 정 부사장은 “프랑스 SYSTRA가 PMC를 수주하면 프랑스 VINCI가 D&B를 수주한다. 만약 알제리에서 도화가 PMC를 하면 대우건설 등 한국 시공사의 수주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질 것이다”며, “국내 설계·시공사의 해외수주 확대 차원에서라도 정부의 용단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그는 “해외철도 PMC 분야 진출을 통해 진정한 건설 선진국에 진입해야한다. 시공 위주의 기형적 해외건설 수주구조에서 탈피해야한다”고 주장했다.

▼ PMC 성패, 5~10년 뒤 한국 ENG사 존망 결정할 것
해외 철도 PMC 발주 사례를 보면, 950km 사우디 Land Bridge PMC는 Fluor컨소시엄이 7,200만달러, 2,135km 오만 국영철도 PMC는 Tecnicas Reunidas컨소시엄이 1억4,900만달러, 85km 카타르 도하 메트로시스템 PMC 및 시공감리는 Systra+Parsons가 2억3,400만달러에 각각 수주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 부사장은 “이처럼 철도 PMC는 대부분 ENR 상위권 업체인 미국, 유럽업체들이 가져가고 있는 상황이다”며 “때로는 프로젝트 한 개의 PMC 규모가 6,000억원을 뛰어넘는데 이는 도화, 한국종합기술, 건화 등 1위~3위 업체 연간 수주실적을 합친 것과 맞먹는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도화 측은 5~10년 뒤 엔지니어링사의 생존이 부가가치가 큰 PMC 성패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유럽 등 선진 업체들이 자국시장 축소로 글로벌 무대에서 신규업체의 시장 진입을 견제해 후발주자 한국은 내우외환의 상황에 봉착했다.

이에 대해 정 부사장은 “설계·감리사업과 전략적인 제휴를 맺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한다”며,“글로벌 업체와 제휴를 통해 PMC기회를 물색하고 동시에 독자적인 영업력을 확보해야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도화는 현재 AECOM, Parsons, Jacobs 등이 출사표를 던진 카타르 트램 프로젝트에서 글로벌 선두권 엔지니어링사의 PMC 파트너로서의 수주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엔지니어 2015-07-17 06:20:35
그냥 솔직히 이야기하자. 실력이 없어서 떨어졌다고. 자꾸 다른 거 핑계대지 말고 차라리 기술력을 더 쌓고 영어도 더 공부해야겠다고 말하자. 글로벌스탠더드로 국내시장을 재편해야한다고 말하자. 그리고 PMC수주한다고 돈 남길 수 있는 건 아니다. 무조건 적자볼 것이다. 실적? 쌓으면 뭐하나 제대로 일 못해서 적자보고 신뢰 잃을텐데.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