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도 제1차 엔지니어링 포럼>
정부, PMC 기득권 포기해야… 제도는 기업을 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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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도 제1차 엔지니어링 포럼>
정부, PMC 기득권 포기해야… 제도는 기업을 위한 것
  • 이준희 기자
  • 승인 2015.07.03 23: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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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시장처럼, 극적 개혁 위해 건설시장 개방 고려해야”
호주 Worley Parsons社 1위 비결… "파이낸싱 기반 PMC 역량”

▲ 2015년 엔지니어링 포럼 - 2015년 7월 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
(엔지니어링데일리) 이준희 기자 = “엔지니어링 제도는 엔지니어링 기업을 위한 것이다.” 글로벌 인프라시장에서 단순 시공, 단순 상세설계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자, 건설업계는 극적 개혁을 통해서라도 기업의 고부가가치 PMC 역량을 키워야만 한다고 입을 모았다.

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한국엔지니어링협회가 주관하고 엔지니어링데일리가 후원한 ‘2015년도 제1차 엔지니어링 포럼’이 ‘한국 엔지니어링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진단을 시작으로’를 주제로 업계 관계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엔협 이재완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한국엔지니어링업계는 80~90년대 급속히 발전하던 경제성장에 힘입어 동반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할 수 있었다”며, “1인당 GDP 3만달러를 바라보는 현 시점의 한국경제는 이미 성숙기를 지나 SOC 발주가 현저히 줄어든 상황이다”고 업계의 현황을 전했다.

뒤이어 이 회장은 “최근 기획·설계 등 엔지니어링 역량 강화 없이 단순시공만으로 한국 건설산업이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란 대통령의 언급이 있었다”며, “해외로 눈을 돌리면 전세계 엔지니어링시장은 여전히 5~10% 성장 중에 있는 만큼 위기를 기회삼아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청중에 있던 법무법인 세종 신웅식 변호사 또한 “한국경제는 성숙단계를 지나서 완숙단계로 가고 있는 만큼 극적인 변화 없이 더 이상의 발전은 어렵다. 점진적 변화는 한계가 있다”며, “법률시장이 개방돼 국내 변호사들은 글로벌 경쟁력 없이는 장기적 발전은 어려운 상황이다. 건설시장 또한 개방 없이는 개혁적 발전은 어려울 것이다”고 공감을 전했다.

▲ 2015년 엔지니어링 포럼 - 한국엔지니어링협회 이재완 회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 “제도는 기업을 위한 것, 공공기관 PMC 기득권 포기해야”
발표자로 나선 이제이텍 백영인 부사장은 PMC 정의를 전하며 ‘국내외 환경비교 및 해외진출 장애요인’을 주제로 글로벌 무대에서 진행 중인 PMC 역할과 한국 건설업계의 현 주소를 진단했다.

백영인 부사장은 “PMC는 파이낸싱 매니지먼트, 입찰서류 등의 기획에서부터 적합한 시공사나 설계사 선정에 이르기까지 국내 엔지니어링사가 하고 있지 않는 역할을 수행한다”며, “한국에서는 이를 관에서 하고 있는데 경쟁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관과 한자리에서 하는 회의조차 상당히 어렵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PMC는 프로젝트에 대한 모든 기록을 남겨야하며 최근 중동 발주처는 코비아키텍처 프로그램으로 BIM을 납품하도록 요구한다”며, “이를 따르지 않으면 대가를 제대로 받을 수 없는데 한국 엔지니어링사는 이러한 준비가 상당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백 부사장은 “세계 최고층 빌딩 두바이 부르즈칼리파에서 삼성물산은 수익률이 현저히 낮은 시공단계의 주관사로 참여한 것이다”며, “기획, 기본설계 등 부가가치가 높은 PMC는 스탠포드대에서 MBA를 수료한 40대 중반 엔지니어가 수행했다”고 꼬집었다.

패널로 참석한 평화엔지니어링 조충영 사장은 “2012년부터 브루나이 PMB(팔라우 무아라 베사르) 교량·도로 프로젝트 PMC를 수행하고 있다”며, “어렵게 수주했는데 실제 과업수행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시행착오를 실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뒤이어 “국내에서 미리 PMC 경험을 조금이라도 했었더라면 싶다.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일단 수주하고 수행에 나서니 고통의 연속이다”며, “PMC를 최소한 2번 정도는 경험을 해야 해외에서 제대로 PMC를 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엔지니어링제도는 기업을 위한 제도다. 서둘러 시범사업부터 업계가 경험하고 추후에는 민간이 PMC를 해야 한다”며, “공공기관은 PMC의 기득권을 내려놔야한다”고 지적했다.

▲ 2015년 엔지니어링 포럼 패널토론 - (좌측부터) 백영인 이제이텍 부사장, 박창우 서울대 교수, 이복남 서울대 교수(좌장), 정수동 도화엔지니어링 부사장, 유영곤 트루벤 전무, 조충영 평화엔지니어링 사장
▼ Worley Parsons, Bechtel, 파이낸싱 기법 앞세워 SOC시장 장악
사모펀드 트루벤 유영곤 전무는 패널로 참석해 “파이낸싱은 PMC 과업의 일부지만 가장 중요한 영역이기도 하다. Bechtel, Parsons은 매출의 40%이상을 투자를 끼고 창출한다”며, “금융과 연합해 디벨로핑을 하는 것이 건설업계의 미래 먹거리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뒤이어 “PMC는 발주자를 대행해 프로젝트 성공을 위한 모든 컨설팅 서비스를 해줄 수 있어야만 한다. 시공만 알면 유지단계에서 문제 발생 시 극복 못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며, “한국 엔지니어링사는 기술력은 있지만 법률, 금융, 프로젝트 주기로 들어가면 바닥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복남 교수는 “Bechtel이 공항철도에서 PMC를 수주한 바 있는데, 그들은 파이낸싱을 했었다. 발주처가 원하는 가장 결정적 차이를 만든 것이다”고 덧붙였다.

청중에 있던 제일엔지니어링 강호익 부회장도 “최근 해외 엔지니어링컨설팅분야 1위는 파이낸싱 역량이 뛰어난 호주의 Worley Parsons가 차지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대형 PPP를 장악하고 있는 주체가 맥쿼리 등 호주금융회사라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고 동조했다.

강 부회장은 “금융지배력이 결국 컨설팅엔지니어링지배력이라고 본다. 다보스포럼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금융경쟁력은 82위로, 베트남, 인도, 케냐보다 떨어진다. 금융에서 지원이 안되면 건설업계의 존망은 없다”고 강조했다.

▼ 산업부, “업계의견에 공감, TF 통해 PMC 등 제도 개선할 것”
본격적인 발표 및 토론에 앞서 기조연설자로 나선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강대임 자문위원은 ‘엔지니어링 기술경쟁력 제고를 위한 제언’을 전했다.

강대임 자문위원은 현재 산업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한국형 해양시추선 개발’ 사례를 소개하며 기술과 산업을 연계한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확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유일 반잠수식 시추선 ‘두성호’가 건조 수명 30년이 지나, 정부는 지난해 제2 두성호 건설을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한국의 해양시추선 건조기술은 세계 1위지만 자체 엔지니어링 경험이 부족한 실정이다. 국내 독자 설계․건조를 통한 실적을 확보하고 기술을 자립화해야만 한다.”

뒤이어 강 위원은 “글로벌 경쟁조건에 부합하지 않는 낙후된 입찰제도와 불공정한 관행이 존재하고 있다”며, “엔지니어링 소관부처 산업부가 주도하고, 기재부, 국토부 등이 참여하는 범정부 제도개선 TF팀을 통해 낙찰자 선정방식, 평가기준, 설계대가 산정 등을 개선해야만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산업부 안창형 사무관은 “산업부도 국내 제도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는 것이 옳다고 보고 있다”며, “5월29일 대통령 보고 후 엔지니어링제도개선 TF를 구성, PMC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민간의 의견을 수렴 중이며, 기재부, 행자부, 국토부 등 관련 정부부처와 협의 중에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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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몬 2015-07-27 17:21:55
산업부 안창형 사무관은 “산업부도 국내 제도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는 것이 옳다고 보고 있다”고 하는데 우선 현입찰 제도에서 시급히 개선해야 될 사항이 먼저 경쟁력강화 연구용역(조달연구원 수임)의 결과를 우선적으로 정책에 반영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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