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김용 총재와 새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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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김용 총재와 새 출발
  • 이준희 기자
  • 승인 2012.07.04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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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UN사무총장에 이어 두 번째 한국계 주요 국제기구 수장 탄생

▲ 김용 세계은행 총재 <사진출처 World Bank>

“세계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세계은행 총재로 임명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세계경제는 매우 취약한 상태다. 시장과 민간영역이 신뢰와 자신감을 회복하고 지속적이고 공정하며 통합적인 경제성장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2일(뉴욕 현지시간) 김용 미국 다트머스대학 전 총장이 세계은행총재로 취임했다. 이로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 이어 또 한 명의 한국계 주요 국제기구 수장이 탄생하며 국민들의 기대와 국제무대에서의 자신감이 고조되고 있다. 

취임사에서 김 총재는 “강한 글로벌경제는 지구촌 모든 국가에게 유익하며, 약한 글로벌경제는 지구촌 모든 국가를 위험에 처하게 한다”며, “유럽국가들의 행동이 모든 국가의 경제성장에 영향을 줄 것이기에 유럽경제가 안정을 되찾도록 시급히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 빈국에서 활동해온 그는 “개도국에 위기가 오면 안전망이 없어 충격이 심각히 악화될 수 있다”며, “무엇보다 개도국들이 이 불안한 시기에 빈곤을 이겨내고 성장을 지속할 수 있도록 클라이언트, 파트너와 함께 새로운 경제방화벽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위기 속에서도 수평선 너머에 놓인 기회를 활용해야만 한다고 역설했다. “시장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세계가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전대미문의 자원, 지식,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만 한다”며, “만약 국제사회가 이러한 요소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인류는 그 동안 겪어보지 못한 빈곤퇴치를 경험하고, 지구촌 인류의 대다수가 글로벌 중산층으로 편입하게 되는 시기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은행은 대출, 지식, 전문성을 기반으로 지구촌 국가들이 장기개발전략을 구축하도록 지원하는 특별한 기관이다. 김 총재는 “세계은행은 재정적으로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인력, 인프라, 기업에 현명하게 투자해 앞으로도 회원국들과 함께할 것”이고 약속했다. 특히, “세계은행은 국제금융공사(IFC)와 국제투자보증기구(MIGA)를 통해 세계 일자리의 약 90%를 차지하는 민간영역에 촉매제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며, “초국가적 난제에 해법을 제공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는 세계은행의 최고의 순간이 아직 오지 않았다고 믿고 있다. “개도국의 경제적 성공, 젊은 층이 이끄는 시민파워의 성장, 쓰나미처럼 범람하는 신기술이 기존의 개발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고 생각한다.”

빈곤퇴치에 인생을 건 이민 1.5세대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나 5살에 부모님을 따라 미국에 정착한 소위 이민 1.5세대인 김 총재는 브라운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하버드 의대에서 석박사 학위와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7년 의료구호 사업에 뛰어든 그는 'Partners in Health'라는 의료봉사단체를 설립하고 20년 동안 이끌며 봉사활동에 전념했다.

2004년 세계보건기구(WHO) 에이즈 국장이 된 뒤 당시 30만명 수준이었던 개도국 에이즈 치료자 수를 130만명으로 늘렸다. 이렇게 평생 의료혜택을 제공하고, 약값을 낮추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을 해온 공로로 김 총재는 2009년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중 하나인 다트머스대학 총장에 동양인 최초로 취임했다.

I have a dream… 멘토 ‘마틴 루터킹 목사’
“나에게는 꿈이 있다. 나의 어린 네 아들딸이 피부색이 아니라 인격에 따라 평가받는 나라에서 살게 되는 꿈이 있다......” 김용 총재는 마틴 루터킹 목사를 평생 멘토로 살아왔다. “나의 멘토인 킹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부조리는 정의에 대한 큰 위협이 된다’라고. 가난하고 불쌍한 국가들을 위해 사회정의를 실천하고,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김용 다트머스대학 총장은 열정적이고, 믿음이 가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다”는 추천을 받고 주저없이 세계은행의 총재로 지명하고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다름을 인정하는 ‘소통’
김 총재는 과거 다트머스대학 총장시절 대학 가스펠 행사 때 랩과 댄스실력을 선보이며 학생들과 소통했다. “노래, 안무, 댄스도 배우는 힘든 시간이었지만 이를 통해 한 가지만 공부하는 것보다는 음악, 체육, 예술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굳히게 됐다.”

김 총재는 2일 세계은행 인터넷홈페이지에 '#Ask Jim Kim'이란 코너를 만들고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빈곤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서로 소통하며 증폭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세계은행과 함께 빈곤 퇴치, 글로벌경제위기 극복,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룩하자”고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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