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장벽에 막힌 해외프로젝트 '답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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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장벽에 막힌 해외프로젝트 '답 없다'
  • 이명주 기자
  • 승인 2012.07.3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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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시장 맞춤형 인재 거의 全無
젊은 인력 해외 파견 기피도 한 몫
협회 및 공공기관 교육 시스템 마련 절실

국내 엔지니어링업체들의 해외 진출에 대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력 수급상황은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엔지니어링업체들의 해외진출은 매년 6~7% 이상 성장하고 있는 반면 해외진출에 투입할 수 있는 전문인력은 갈수록 찾기가 어려워지면서 관련업체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업체들의 아프리카 및 중남미 시장으로의 진출이 이어지고 있는 반면 국내에는 스페인어 및 프랑스어를 구사할 수 있는 전문 엔지니어가 거의 전무하고 반대로 어학을 구사하는 인력 중 엔지니어링에 대한 개념을 가지고 있는 인력 또한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관련업체들은 해외 진출시 매번 현지 인력을 고용하고 있으나 운용이 어렵고 국내 운영진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어 오히려 관련업체들의 진출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실례로 해외 현장을 약 30여곳 운영하고 있는 s엔지니어링사의 경우 중남미 시장에서 통역 및 현지 가이드를 위해 현지인을 고용했으나 현지인이 지사장을 사칭하며 자의에 의해 계약을 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고용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인력을 고용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s사 관계자는 "영어가 통하고 어느정도 시장 개척이 끝난 중동 시장의 경우 대형사들이 이미 영역을 확보해 중소업체들이 진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상당수의 업체들은 중남미 또는 아프리카 시장에 대한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며 "그러나 대부분의 프로젝트에서 불어 및 스페인어를 구사해야하는 경우가 많지만 국내 엔지니어링 인력 가운데서 이를 충족시키는 인력은 거의 전무하다. 이에 관련업체들은 현지인을 고용하고 있으나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좋은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거의 복권 당첨 수준이 이르고 있어 관련업체들의 시장 진입에 큰 장애 요소가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인력들의 스펙이 좋아지고 있다고는 하나 실제 현장에서 요구하는 인력은 여전히 거의 없다"며 "특히, 제 3세계 시장에서 자국어를 사용한 입찰 제안서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으나 국내 엔지니어 중 이를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반대로 국내에서 프랑스어 및 스페인어 등을 전공한 관련인력들 중 엔지니어링에 대한 개념이 있어 관련통역을 할 수 있는 경우 또한 전무하다. 이에 관련업체들은 인력 홍수시대에 때 아닌 인력가뭄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올 상반기 국내 업체들의 상반기 해외 프로젝트 계약 건수는 작년대비 약 6%가 증가한 326건을 기록했다. 이중 중동 지역으로의 진출은 작년동기와 동일한 51건을 유지한 반면 중남미 시장의 경우 17건에서 23건으로 증가햇으며 아프리카 시장의 경우 작년 동기대비 1건이 감소한 22건을 나타냈다.

이밖에 젊은 인력들의 해외시장 파견에 대한 기피도 관련 업체들의 해외진출을 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예전 70~90년대까지만해도 젊은 인력들의 해외 파견 근무가 붐을 이루었다. 그러나 현재 상당수의 젊은 인력들은 해외 파견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따라서 기존 기성 세대들의 재진출이 오히려 더 많은 상태이다. 하지만 문제는 베이비붐 세대인 이들이 은퇴하는 시점이 될 경우 해외시장에서의 노하우에 대한 맥이 끊길 수 있어 향후 국내 엔지니어링 업계도 불안불안한 상태이다"고 토로했다.

한편, 해외 파견인력에 대한 업계의 문제점이 이어짐에 따라 관련 협회 및 공공기관에서 기존 교육 형식에서 벗어나 보다 넓은 영역으로 교육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의 공공기관에서 펼치고 있는 해외 교육 커리큘럼은 기존 업계종사자 또는 엔지니어들에 한정되고 있으며 교육 내용 또한 언어 보다는 실무 내용에 집중되고 있다"며 "하지만 문제는 해외진출에서 언어소통도 안되는 경우가 많아 실무교육이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향후 관련 협회 및 공공기관에서는 기존 교육 커리큘럼 외에도 제 3세계 언어를 전공한 인력들 중 업계 진입을 희망하는 대상들에 대해 엔지니어링에 기본교육을 실시해 주는 등 교육 범위를 보다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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