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대비 70~80% 임금, 한계점 다다른 지역엔지니어링
상태바
대형사 대비 70~80% 임금, 한계점 다다른 지역엔지니어링
  • 정장희 기자
  • 승인 2016.08.26 01: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역사, 차별임금에 빠져나가는 인재 손도 못써
대중소 갈등 떠나 적정대가 실현 우선돼야

(엔지니어링데일리)정장희 기자= 얼마전 본사 소재지를 수도권에서 지역으로 바꾼 A대표는 현지 직원의 임금책정 문제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총무과로부터 올라온 보고는 "지역채용 엔지니어와 수도권 엔지니어의 임금테이블을 다르게 해야 한다"였다. 덧붙여 "다른 곳도 마찬가지로 차별임금을 적용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A대표는 "상황이 그렇더라도 같은 회사 엔지니어에게 다른 임금테이블을 적용하는 것은 큰 문제가 있다. 똑같이 가자"라는 판단을 내렸다.

수도권사와 지역엔지니어링사간 임금격차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지역사의 경우 지역공동도급에 따라 똑같은 대가를 받는데도 임금격차가 수도권사의 70~80%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본지가 조사한 상위 5개사의 직급별 임금을 살펴보면 ▶사원 3,000~3,700만원 ▶대리 3,700~4,400만원 ▶과장 4,200~5,050만원 ▶차장 4,800~5,800만원 ▶부장 5,300~6,400만원 수준이다. 산정기준은 기본급+직급수당+근속수당+교통비+자격수당+기술수당+상여금이 포함된 금액이다. 여기에 회사별로 성과급과 월OT를 만근했을 경우 400~1,000만원 가량 추가 연봉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지역사 임금은 대형사 임금에서 한 직급씩 하향하는 수준이다. 이나마도 주력이 몰린 수도권지사 연봉 기준이고, 지역근무자는 이보다 더 낮은 형편이다.

지역사의 낮은 임금은 매년 전수조사로 시행되는 설계, 감리 대가의 하향을 주도한다는게 업계의 의견이다. 즉 대형사 100, 지역사가 70의 임금을 받는다면, 최종 품셈은 85수준에서 결정된다는 것. 이 때문에 대형사의 임금수준에 맞춰 사업에 참여할 경우 낮은 이익률은 물론 최악의 경우 실행이 넘어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지적이다.

B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감리의 경우 이 같은 트렌드가 더욱 강해서 지역사 실제 임금이 대형사의 절반 수준밖에 안된다"면서 "설계 또한 중복도 제한으로 예전에 비해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했다.

낮은 임금에 대해 지역 및 중소엔지니어링 업계는 불합리한 발주시스템과 왜곡된 업계구조가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PQ사업의 경우 지역공동도급에 의해 같은 대가를 받고 있지만, 저부가가치노동집약형 위주로 일이 배분돼 낮은 생산성만을 낼 수 없다고 항변한다. 또 일정 실적 이상의 엔지니어를 길러내 주관사 참여를 시도하려 해도, 낮은 임금으로 인해 고품질 엔지니어가 모두 떠나고 있는 악순환이 계속된다는 것.

지역엔지니어링사가 어려움을 겪는 주된 이유로 지역발주 사업의 낮은 대가도 꼽히고 있다. 강원도 C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설계대가의 근거가 되는 공사비를 낮춰 설계를 발주하고, 설계가 마무리되면 원래 공사비를 책정하는 방식이 업계에 비일비재하다"면서 "낙찰 대가 1~2%올리는 것보다, 제대로된 컨설팅 대가로 사업이 발주되는게 중요하다. 사례를 조사하면 실제의 50%~60%수준으로 발주되는 사업이 대다수다"고 했다.

D 대형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중소엔지니어링사의 경영상태가 호전된다면 전반적인 대가도 오를 수 있을 것"이라며 "노사, 대중소간 갈등구조보다, 부당한 발주시스템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예봉을 세워야 엔지니어링사업 환경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