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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골]쇼 ODA에서 민중SOC로
정장희 기자  |  news@eng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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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29  18:3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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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양곤새벽어시장은 벵골만에서 잡힌 생선을 전국으로 출하하기 위한 상인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대부분 얼음을 넣고 바나나잎으로 덮는 수준의 신선작업을 하고 있어 양곤인근 정도만 배달이 된다. 내륙지역에서는 고급호텔 정도만 신선한 바다생선을 공급받는데, 냉동차도 부족하고 도로사정도 워낙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있는 도로도 권력자를 위한 편의수단에 머무르고 있다.

미얀마에 단 하나 있는 고속도로인 양곤~만달레이간은 공식적으로 화물차의 운행을 제한하고 있다. 권력자나 외국인이 이용하는 고속도로에 노후하고 느린 화물차는 불편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고속도로도 마찬가지지만 국도상태는 처참하기 이를 데 없다. 그나마 괜찮다는 1번, 2번 국도만 해도 비포장에 가깝고, 대형차량이 반대쪽에서 오면 아예 한쪽차선으로 피해야 할 정도다. 게다가 하천바닥에 도로를 건설해 우기에는 아예 도로가 사라지는 상황도 여럿 목격된다. 어차피 권력자 입장에서 생각하면 그들이 이용하는 공항과 고속도로만 번듯하다면 민중들이 이용하는 길 따위는 크게 중요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미얀마 경제 전체를 생각할 때 물류이동이 극히 어려운 도로상황으로는 제조업을 포함해 어떠한 산업도 성장할 수 없는 것이다.

양곤강 하류 달라지역은 신도시개발이 한창이다. 최근 몇 년간 땅값이 100배가 넘게 올랐다니 1970년대 한국과 같다. 이 도시개발의 화룡점정은 한-미얀마 우정의 다리로 우리의 한남대교와 비슷하다. 총사업비 1,800억원인 이 사업에 한국은 1,500억원의 EDCF 유상차관을 지원했다. 하지만 이 또한 미얀마 현지에서는 권력자용 SOC라는 비판이다. 애초 사업개발단계에서 군부의 선거공약으로 기획된 이 교량은 양곤시 월세의 20~30%만을 받는 일반노동자에게는 괴리가 있는 시설물이다. 즉 초호화 사장교를 달라지역에 연결해봐야, 토지를 소유한 군부와 기득권층의 배만 불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는 것. 또 한국 강남과 다르게 달라(dala) 남쪽은 바다여서 확장성도 없다.

1,500억원이면 제 기능을 전혀 못하는 일반국도 300km를 말끔하게 포장할 수 있다. 신작로 수준의 도로가 있으니, 선진국 수준의 포장과 배수를 할 수 있는 2차선 도로라면 km당 5억원으로 충분하다. 1,500억원이면 독극물 수준의 양곤하천을 정비하고 상하수도 시설을 확충해 더 이상 양치질에 비싼물을 구입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게다가 양곤 외곽이라면 소규모 국민주택정도는 1만채는 건설할 수 있고, 공업고등학교 10개라도 설립해 산업화의 기틀이 될 인재를 마련할 수도 있다.

최근 ODA는 랜드마크형 거대SOC로 변모하고 있다. 필두는 전세계로 팽창하고 있는 중국이 자리하고 있다. 중국은 공항, 체육관, 대통령관저, 교량 등 눈에 보이는 대단위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방식을 택했다. 반면 일본은 JICA를 내세워 해당국가 전체로 스며들었다. 막대한 자금을 수많은 사업으로 분화시켰고, 시골구석구석까지 수많은 자원봉사자를 파견했다. 즉 권력자보다 민중을 택한 결과, SOC원조를 통해 동남아 경제를 일정부분 장악했다.

중국이 선과 선, 일본이 면과 면을 통한 원조라면, 한국은 아직 점 조직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나마도 EDCF와 KOICA로 나뉘어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최근 5년간 공여금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지만, 여전히 일본의 1/10수준에 머물러 있다. 원조형태도 중국과 비슷하게 권력자를 위한 Show SOC에 치중하고 있다. 랜드마크SOC는 수원국, 공여국 권력자는 물론 사업을 추진하는 엔지니어링, 건설사 모두를 즐겁게 한다. 물론 수원국 민중만 빼고 말이다.

ODA는 봉사이자 외교활동이다. 수원국이 원하는 최우선 사업을 엔지니어의 양심을 걸고 개발해야 한다. 크기에 집착 말고 기층민중이 무엇을 원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사업은 단위 수혜자 중심으로 쪼개 돼, 필드에서 뛸 엔지니어와 자원봉사자의 대우를 크게 높여줘야 한다. 상징성과 이윤보다, 진심과 민중이 제대로 된 ODA가 아닐까.

정장희 기자 | news@eng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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