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엔지니어링 정기포럼]
엔지니어링, 종합컨설팅시대 개막… 美 CH2M, 딜로이트와 경쟁 NASA와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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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엔지니어링 정기포럼]
엔지니어링, 종합컨설팅시대 개막… 美 CH2M, 딜로이트와 경쟁 NASA와 협력
  • 이준희 기자
  • 승인 2016.10.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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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로이트 등 회계법인, 비용관리 장점 내세워 PM시장까지 진출
기획+설계+시공역량 필수… 선진국 건설사, 개도국 병원짓고 운영까지

▲ 2016년 엔지니어링 정기포럼 패널토론 -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 2016.10.17

(엔지니어링데일리) 이준희 기자 = 엔지니어링사가 딜로이트, PWC 등 글로벌회계법인과 경쟁하고, NASA와 손을 잡고 우주산업에 진출하는 엔지니어링 종합컨설팅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 같은 진단은 한국엔지니어링협회가 ‘엔지니어링 해외진출의 경쟁기반 확보방안’을 주제로 17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업계 관계자 1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2016년 엔지니어링 정기포럼에서 제기됐다.

김찬중 나우동인건축사사무소 부회장은 기조연설자로 나서 미국이나 유럽처럼 해외건설시장에서 부가가치가 큰 엔지니어링 점유율을 키워서 시공분야까지 낙수효과를 끼쳐야한다고 주장했다. 소프트파워가 하드파워를 이끌어야한다는 논리다.

2014년 기준으로 미국, 유럽은 세계건설시장에서 시공보다 엔지니어링시장 점유율이 훨씬 크다. 미국은 시공 11%에 엔지니어링 31%다. 유럽은 시공 27% 엔지니어링 31%다. 반면 한국과 중국은 엔지니어링보다 시공이 크다. 한국은 시공 5% 엔지니어링 2.4%, 중국은 시공 17%, 엔지니어링 4.0%다.

특히, 글로벌 톱 미국 엔지니어링사 파슨스브링커호프 한국법인 사장을 지낸바 있는 김 부회장은 해외건설시장에서 미국의 현 주소를 소개하며, 한국기업의 나가야할 길을 제시했다.

김 부회장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는 PM시장규모와 관련인력이 증가 추세에 있다. 또한, 미국은 재정사업 의존도를 줄이고 개발, 제안형 등 민영화로 전환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다국적기업이 더욱 많아지고 파트러링, M&A가 확대되고 있다. 한국과 같이 시공사가 건설업계를 주도하는 시대는 저물었다는 해석이다.

김 부회장은 세계 곳곳에 현지 사무소를 두고 있는 파슨스브링커호프의 경우 제안형 사업을 잘하는 국가의 평균급여가 월등히 높다고도 강조했다. “호주 엔지니어들은 사업발굴을 한 후 ADB 등 자금지원기관에 제안하는 과정에서 대가를 3배정도 많이 달라고 요구한다. ADB는 제안업체의 지분을 인정 3배의 대가를 기꺼이 제값으로 지불한다.”

또한, ‘기술력을 중시하는 사회문화’가 미국엔지니어링사들이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는 근간이 된다는 주장도 이었다. “미국에서는 정년이 따로 없다. 즉 고용계약서에 정년이라는 항목이 없다. 파슨스브링커호프에서는 동료엔지니어가 심지어 92살까지 설계자로 일했던 사례가 있다. 60대 중반이면 엔지니어로써는 한창이라고 할 수 있다.”

▼ 추격하는 중국, 컨설팅경계 허무는 미국… 스마트시티 입찰지원도 못하는 한국
다만, 김 부회장은 최근 전 세계 시공분야 수주순위 1~3위를 싹쓸이한 중국 건설업계가 최근 중남미, 오세아니아를 넘어 유럽까지 시장확대에 나섰다고 경계했다. 특히 시공분야만이 아니라 엔지니어링분야 성장세가 무섭다는 지적이다.

김 부회장에 따르면 파슨스브링커호프는 중국 내 첫 번째 고속철도사업의 설계와 CM을 약 900억원에 수주한 바 있다. 중국정부는 우선협상대상자에게 80명에게 기술전수 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결국 파슨스브링커호프로로부터 설계 및 CM 노하우를 전수받은 중국은 5년 후 수백명의 엔지니어링 육성했다. 현재 중국은 8~9호선까지 총연장 15,000km의 고속철도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셀 수 없는 엔지니어를 양성했다. 이들은 실적은 물론 기술력까지 확보해 더 이상 해외 선진엔지니어링사의 기술전수가 필요 없다.

김 부회장은 유럽엔지니어링사들의 경우 중국 등 후발주자의 추격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경쟁력 개발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PPP를 할 수 있는 회사랑 손을 잡던지 직접 PPP를 하던지 결정하는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기획+설계+시공역량을 겸한 업체들의 매출성과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럽 건설사가 개도국에 병원을 짓고 심지어 운영까지 한다.”

정현철 CH2M 이사 또한 미국 엔지니어링업계가 한국이나 중국 등 후발주자와 차별화를 위해 다양한 각도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과거에는 AECOM, Mott MacDonald 등 동종 건설분야 엔지니어링사들과 경쟁했다면 최근에는 딜로이트, PWC 등 글로벌회계법인들과도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일회계, 안진회계 등과 손을 잡아 국내시장에도 이름이 익숙한 글로벌 PWC, 딜로이트 등이 이제는 비용관리에서의 특장점을 내세워 사업관리 분야까지 치고 들어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엔지니어링컨설팅과 회계컨설팅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것. 정 이사는 “CH2M에게 PWC, 딜로이트는 전략적으로 제휴도 하고 경쟁도 하는 상대가 됐다”고 했다.

특히, 정 이사는 “이제 CH2M은 기존 전통적 PM영역뿐만 아니라, 물류관리, 대규모 단지 유지보수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굴지의 대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하고 M&A를 하는 중이다”라며, “최근에는 시선을 심해에서 우주시장으로 돌리고 있다. NASA, 민간회사 등과도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유럽의 이종사업진출과 중국의 매서운 추격에 대한 전문가들의 지적 후에는 한국의 현 주소에 대한 냉정한 진단이 이어졌다.

플로워의 계택모 문엔지니어링 연구소장은 현 정부가 3개월 전부터 스마트시티 수출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인도 등 주요 스마트시티 시장에 한국은 없다고 지적했다. “인도가 100여개 도시를 ‘스마트화’하는 150조원규모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입찰지원자 중 한국기업이 하나도 없다. 스리랑카도 70조원규모의 9개 스마트시티 클러스터를 계획 중이다. 그나마 스리랑카 프로젝트에는 일부 한국업체가 참가희망을 보이이고 있지만 그들 또한 구체적인 투자방식과 진출전략은 부재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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