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골>환경영향평가 4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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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골>환경영향평가 40년
  • 정장희 기자
  • 승인 2016.10.27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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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자연환경보전법을 시작으로 2012년 전면개정을 통해 환경영향평가법이 탄생하면서 환경영향평가가 엔지니어링업계에 주요분야로 정착됐다.

요즘 업계를 다니다보면 환경부가 가장 효자부서 역할을 하고 있다. 전략, 본환경, 사후환경 나뉘다보니 발주도 많은데다가 대가도 높아 대부분 흑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덩달아 환경엔지니어의 몸값도 올라 여기저기서 스카웃 제의가 잇따르고 있다. 실적과 자격이 된다면 월급쟁이를 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사내에서도 환경본부장은 오너눈치도 안보고 목소리도 제일 커, 타부서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예전 도로환경, 철도환경, 도시환경, 수도환경 등 주요부서의 보조역할만 하다 분리발주가 본격화 되면서 본부급으로 격상됐다. 예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들 정도다.

얼마 전 환경영향평가협회가 20주년을 맞이했다. 96년 협회의 시작은 친목모임의 성격이 컸지만, 환경이 대두되는 시대적 흐름을 타면서 분리발주를 요점으로 한 환경법 개정을 이뤄냈다. 현재 환경영향평가협회 회원사는 300여개사에 환경엔지니어만 10,000명에 달한다. 또 기술사보다 상위자격인 환경영향평가사까지 신설하는 등 교육사업까지 추진하고 있다. 향후 환경엔지니어링은 전방가치인 환경계획의 신설과 전략환경평가, 지역환경영향평가, ODA사업의 진출과 확대를 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상당히 성장한 셈이다.

그러나 엔지니어링전반도 마찬가지겠지만, 환경영향평가 또한 양적성장만 치우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환경영향평가의 진정한 힘은 시장의 양적팽창보다 공정성과 엔지니어적 가치에서 발생해야 한다는 것이다.
SOC사업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엔지니어링은 시공을 보좌하는 것이 아닌 견제와 지휘를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즉 시공이 무한한 개발논리를 들이댈 때 엔지니어링이 이를 막고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환경영향평가는 엔지니어링에서 가장 野성을 보일 수 있는 분야다.

권력은 "A가 B에게 하기 싫은 일을 지시하는 것"로 정의된다. SOC시장에서 엔지니어링, 환경영향평가가 힘을 받기 위해서는 시공으로 대표되는 건설족의 논리를 만들어주는 역할에 그치면 안 된다. 아무리 대단한 발주처의 요구라도 제대로 된 환경적 검토를 통해 시민사회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환경검토서를 만들어 내야 한다. 어쩌면 진정한 힘은 팩트에 근거한 반대에서 시작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먹고 사는 문제를 위해 적당히 타협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겠지만, 진짜 잘먹고 잘살려면 전문성과 소신으로 가진 판결자 위치에 올라야 한다.

사회는 점점 고도화되고 개개인의 이해관계도 계속 상충돼 갈 것이다. 당연히 환경에 대한 수요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시장규모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개발에도 엔지니어링이 필요하지만, 보존에도 엔지니어링 필요한 이치와 같다. 현재 거시환경에 국한된 환경엔지니어링이 미시적인 부분에도 역할을 해야한다. 또 환경영향평가협회 차원에서 미세먼지, 4대강, 설악산케이블카을 포함한 민감한 환경담론에 대해서도 공정한 대안을 제시해 국민의 신임을 얻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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