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공무원, 권한은 强 투명성은 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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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공무원, 권한은 强 투명성은 高
  • 정장희 / 이준희 기자
  • 승인 2012.08.31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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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드 코데즈 회장, 강소기업 연합이 獨엔지니어링의 힘
SOC선진국 한국도 R사업 전격적 전환 검토해야

▲ 독일 라마이어 인터네셔널 번드 코데즈 회장
<인터뷰 독일 라마이어 인터네셔널 번드 코데즈 회장>

뜨거운 여름 남산 하얏트 라운지에서 만난 라마이어인터네셔널 번드 코데즈 회장은 한국에서 활발한 SOC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는 인물이다. 11년전 유니슨과 강원풍력발전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다수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관여하고 있다. 기자에게 함구했지만 이번에도 모종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방한했고, 9월9일 개최되는 FIDIC서울 총회에 연사로 참석한 뒤 추진프로젝트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1,800명의 엔지니어를 보유한 라마이어사를 진두지휘하는 코테즈 회장은 “게르만족 특유의 깐깐한 장인정신, 무뚝뚝한 원리원칙적인 성품이 독일엔지니어링의 경쟁력”이라는 입장이다. 한국은 독일과는 다르게 혈연지연 등 관계성을 밑바탕으로 한 불도저식 사업추진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동안 엔지니어링제도와 기술력은 글로벌스탠다드에 근접했다고 생각했지만, 이를 운용하는 발주청 및 공무원의 자질이 이에 미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라마이어는 어떤 엔지니어링사인가.
인원도 1,800명이고, ENR순위도 69위에 달한다. 독일 1위사인 Fichtner가 66위고 대다수가 중소기업인 점을 생각해보면 적어도 독일에서는 대형엔지니어링사다. 매출의 85%을 해외에서 거둬들이는데 주로 물과 에너지 사업에만 진출한다. 독일내에서는 도로, 구조, 철도 등 전통적인 엔지니어링도 수행하고 있다. 사실 독일이 80년전에 3,000km의 고속도로망을 구축할 정도로 SOC강국이지만, 최근 해외진출의 핵심은 물과 에너지기 때문에 신재생영역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터키, 동남아, 동북아 시장에 진출하려고 현지 유력 엔지니어링사를 M&A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독일의 엔지니어링업계는 어떻게 짜여졌나.
앞서 말했지만, 대형사는 극히 드물고 중소사가 대부분이다. 독일 중소사는 각자 한가지 이상의 특화기술을 가지고 있는 강소엔지니어링사로 분류될 수 있다. 때문에 한국에서 말하는 甲乙관계가 아닌 파트너라고 봐야 한다.

-기술력이 있는 강소사가 많은 것은 장점 아닌가.
장단점이 있다. 장점은 경쟁력있는 강소사로 묶여진 컨소시엄을 통해 완성도가 높은 결과물을 산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 아무리 기술력이 있더라도 회사 규모가 작아 글로벌경쟁력 부문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 이웃나라인 네덜란드, 덴마크의 경우 엔지니어링사 개수는 적지만 대형화가 이뤄져 있어 해외시장을 선도하는 점을 생각하면 강소엔지니어링이 꼭 답은 아니다.

-한국에서는 발주청과 시공사가 엔지니어링사를 지배하고 있다. 독일은 어떠한가.
발주권한 및 업체선정권을 가지고 있는 발주청의 권한이 쎈 것은 독일도 매한가지다. 다만 공무원 자체 역량이 높고, 독일인 특성상 공정하려는 특성 때문에 합리적인 선에서 엔지니어링사를 선정하고 있다. 즉 권한이 강하다면 그에 따른 투명성도 함께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정성적으로 평가되는 항목에 대해서도 입찰참가 업체가 크게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여담이지만 부패정도가 심한 나라라면 정성적 평가보다는 정량적 평가를 적용해야 그나마 공정성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독일 엔지니어링산업의 문제점은 컨설팅 비용이 총사업비의 10%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설계의 완성도에 따라 공사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데도 대가가 너무 짜다.
시공사와는 협력관계가 기본이다. 공사비를 줄이고 최적의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는 설계안을 마련하고 시공사와 끊임없이 토론하면서 프로젝트를 완성한다. 누가 甲을 할 것인가 보다 시설의 완벽함이 1순위다.
 
-독일의 컨설팅 비용이 10%라는데 한국은 2~5% 수준이다. 게다가 기본계획이나 예비타당성 같이 핵심이 되는 항목도 대부분 1억을 넘기지 않는다. 독일 정도면 줄만큼 준 것 아닌가.
선진국일수록 컨설팅 비용을 지불하는데 인색하지 않다. 한국이 2~5% 수준이라면 이건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예타나, 기본계획 등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항목은 최고의 엔지니어에게 최고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이것이 지켜지지 않고는 글로벌화는 남의 나라 이야기다.

-미래 엔지니어링의 먹을거리는 어디서 찾아야 한다고 보나.
독일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로 SOC기간망이 노후화되는 시점에 이르렀다. 전기장치는 통상 20년이고 기계장치는 30년 그리고 토목구조물은 80년이 교체연한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관점에서 재건사업 즉 R사업이 미래 먹을거리로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요는 단순한 복원이 아닌 첨단기술이 접목돼 시설물을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이 사업은 당연히 핵심기술을 가지고 있는 엔지니어링사가 주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엔지니어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얼마전까지만 해도 한국은 유럽, 미국 등 선진엔지니어링사가 컨셉디자인한 부분을 상세설계하거나, 단순한 시공에 머물렀다. 하지만 10여년전부터 플랜트 부문에 비약할만한 성장세를 기록했고, 기술력 또한 기존 선진엔지니어링사와 별반 다를게 없다. 건설엔지니어링 또한 탄탄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잠재력이 높다고 본다. 다만 해외진출 방법론에서는 선진엔지니어링에 미치지 못한 부분이 있다. 물론 이 부분은 일정부분의 투자가 선행된다면 충분히 극복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대담 정장희기자 / 정리 이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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