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인터뷰
[인터뷰] 정창원 동성엔지니어링 해외사업부서장, 혼탁시장 떠나 신세계 카자흐 개척, “동성 수주 25%는 해외에서 가져와요”
이상진 기자  |  GODOT@eng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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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25  10: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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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데일리) 이상진 기자 = 대기업이 지배하는 해외엔지니어링 시장에 중소기업인 동성엔지니어링의 선전이 눈에 띄고 있다. 동성은 과열된 인도차이나를 벗어나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카자흐스탄, 동티모르에 올인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그 결과 전체 수주의 25%를 해외에서 걷어 들이는 해외엔지니어링 강소기업으로 재탄생했다. 동성엔지니어링 해외사업부 핵심, 정창원 전무를 만나 성공이유를 들어봤다.

   
▲ 동성엔지니어링 해외사업부 정창원 전무
-동성엔지니어링이 크다고 볼 순 없지 않나. 해외진출이라는 리스크를 무릅쓴 이유가 뭔가
95년 동성에 입사했다. 당시는 도로분야 황금기였다. 업계 참 돈 잘 벌었다. 사업은 많고 엔지니어는 부족했다. 발주를 하면 참여업체가 한두 곳에 불과했다. 97년 IMF 한파에도 우리업계만은 활황기였다. 그러다 2005년부터 도로물량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동성엔지니어링은 도로분야 전문 업체다. 전략적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그게 해외진출이었다.

-작은 기업으로서 해외진출에 어려움은 없었나
2006년 이라크 전후사업인 아크빌 도로복구사업 수주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베트남 하노이~하이퐁 고속도로사업도 도전했다. 역시 안 됐다. 당시 베트남의 사업자결정 방식에 큰 충격을 받았다. 여러 컨소시엄에서 한 두 개 업체만 뽑아서 새로운 컨소시엄에 사업을 줬다. 수주가 결정된 다음날 취소를 통보하기도 했다. 사업이 많은 만큼 영업전도 치열했다고 본다. 중소기업인 동성엔지니어링 입장에서 이 판에 낀다는 게 쉽지 않다고 봤다. 결국 방법은 맨몸으로 아무도 가지 않은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곳이 카자흐스탄이고 동티모르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어땠나
첫사업은 F/S사업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실행이 20%를 넘었기 때문이다. 해외사업 경험이 일천해 생긴 문제였다. 하지만 성과도 있었다. 다년간 턴키로 다져온 한국엔지니어의 특성을 살려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성과물을 도출해냈다. 밤을 새우는 일도 비일비재했는데, 현지 공무원이 다들 혀를 내둘렀다.

-고생하고, 손해만 본 셈이 된건데
금전적으로 손해를 봤지만, 카자흐정부의 신뢰를 얻었다. 그 이후부터는 순풍에 돛단배처럼 사업을 수주해 갔다. CAREC 도로 설계 4건, 감리 5건 등 모두 300여억원을 카자흐스탄에서 수주해 낸 것이다. 사실 카자흐스탄의 성공이 없었다면 동성 해외사업부도 없었을 것이다.

-동티모르도 비슷하지 않나
그렇다. 2013년 동티모르 조달청이 발주한 총 연장 169km 도로 설계와 감리를 맡아 사업을 했다. 올해 초에는 동티모르 정부의 신뢰를 바탕으로 동티모르와 아프가니스탄에서 ADB론으로 140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모두 발주처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후속사업 성격이다. 

-도로분야 외 사업다각화를 할 생각은 없나
속만 끓고 있다. 도로분야는 중진국 엔지니어링기업 수준만 돼도 가능하다. 후발주자들의 추격으로 해외 도로분야도 경쟁이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를 찾고 있다. 올해 상하수도 전문가를 영입했다. 수자원·하천·상하수도·댐 등 개도국 수요가 필요한 부분으로 컨소시엄이나 조합을 통한 사업다각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네덜란드 네데코(NEDECO)와 비슷한 형식을 고민하고 있다. 

-동성의 첫 수주가 뭐였는지 궁금하다
2007년 1월 마침내 사업 하나를 땄다. 필리핀 마닐라 7개국도 타당성조사였다. 현지에서 타당성조사를 하면서 이미 도화엔지니어링 등 규모가 있는 기업들의 해외진출이 생각보다 활발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수주 받은 뒤 업무에 애로사항이 있었을 것 같은데
한라건설과 함께 턴키사업을 끝낸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필리핀으로 떠났다. 지쳐있었고 필리핀에 대해 알아볼 시간도 없었다. 마닐라 공항은 텁텁하고 지저분했다. 공항주변 교통도 오합지졸행진이었다. 현지 작업은 버거웠다. 우리와 설계 방법이 달랐다. CAD 작업만 1시간 이상 걸렸다. 영어라는 언어장벽도 높았다. 인터넷도 되지 않았다. 향수병도 왔다. 혼자 작업하고 혼자 저녁밥을 먹었다. 밤에 한국에 있는 아이들과 통화하는 것이 유일한 소통창구였다.

-배운 점은
6개월 동안 버티면서 작업을 해냈다. 우리처럼 작은 업체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흔히 업계에서 해외수주는 돈이 안 된다고들 한다. 그건 경험이 없어서 그렇다. 경험이 없기 때문에 효율이 낮아지고 비용이 올라가고 결국 적자를 낸다. 요즘 젊은 엔지니어들은 영어도 잘해 언어장벽도 없어졌다. 초기에는 당연히 적자가 난다. 10~30만불 정도 소규모 사업을 통해 적자를 각오하고 계속 도전해야 한다.

-작은 업체의 해외진출에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하나
세 가지 정도가 있다. 하나는 작은 기업일수록 경영진의 확고한 신념과 믿음, 그리고 지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사업은 미래 먹거리다. 당장 주린 배를 채우겠다고 들면 안 된다. 진득하게 기다려야 한다. 또 업체 규모가 작을수록 해외사업은 대부분 시니어 엔지니어가 실무자인데,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40대 이하 주니어를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주니어가 실적이 없다면 시니어와 함께 사업을 맡게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작은 업체일수록 중도에 엎어질 가능성이 적은 사업을 골라야 한다. 동성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MDB와 EDCF 사업만 한다.

-회사에서 해외사업부의 위상이 대단할 것 같다
과거와 현재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 2006년 해외사업부가 생겼다. 부서원은 2명뿐이었다. 수주보고와 결산보고 할 때는 돈 먹는 하마취급을 받았다. 그러던 부서가 최근 3년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식구도 7명으로 늘었다. 회사 전체 매출액의 25%를 우리가 벌어들인다. 인당매출액은 수십억 규모다. 요즘은 예쁨 받고 있다.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
제2의 동성엔지니어링을 해외에 만든다. 필리핀·방글라데시·파키스탄 등 현지 전문인력을 확보해 현지에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현지 인력을 양성하고 송출하면서 해당 국가에서 영향력을 확보하고 인건비를 줄일 생각이다. “동성ENC”라고 이름도 정했다.
 
이상진 기자 | GODOT@eng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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