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천 보 철거하니, 수질 좋아지고 하천생태계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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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천 보 철거하니, 수질 좋아지고 하천생태계 회복
  • 이상진 기자
  • 승인 2018.03.2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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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보 철거에 엔지니어링 고민 필요하다 지적
(엔지니어링데일리) 이상진 기자 = 농업용지 감소로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탄천의 보를 철거하자 수질이 향상되고 물속 생태계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성남시는 지난 2003년부터 2015년까지 190억원을 투자해 ‘탄천 생태하천복원사업’을 추진해 왔다. 탄천에는 모두 39개의 보가 있었다. 성남시는 현재까지 15개의 보만 남기고 철거한 상태다.

▲ 탄천보가 철거된 자리. 성남시 유영환 팀장이 철거된 보 자리를 설명하고 있다.
탄천은 생태복원 사업을 거치며 수질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수질이 회복되자 하천생태계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생물다양성이 전무했던 하천이 현재는 100여종의 생물이 살아가고 어류는 21종에서 27종으로, 조류는 25종에서 67종으로 다양해졌다.

복원된 하천의 산책로를 걷던 한 시민은 “보가 철거되고 나서 물이 맑아지고 가끔 비가 오면 하천에서 나던 쾨쾨한 냄새가 나지 않는다”며 “못 보던 물고기와 새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성남시 하천관리팀 유영환 팀장은 “나머지 보 15개 가운데 13개도 순차적으로 정비할 예정으로, 현재 분당구 구미동에 있는 미금보를 철거하기 위해 2억원의 예산을 잡아놨다”고 말했다.
 
▲ 철거예정인 미금보
생태계복원을 위한 사업은 지역 시공업체들이 수익을 올리는 데도 도움이 되고 있다. 보 철거를 시행한 오르난종합건설 박성용 소장은 “지역업체의 경우 인력을 돌리기 위해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금액이 크지 않다고 해도 지역업체에는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는 모두 33,892개의 보가 있다. 이 가운데 보 제체 파손 등 수리가 필요한 보가 5,847개에 이른다. 철거사업에 개당 2~3억원의 설계와 시공 예산이 들어가기 때문에 해당 보를 모두 철거한다면, 최대 1조 7,0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시장이 열린다. 농업용지 감소로 인해 필요없게 된 보까지 철거한다면 시장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 업계 ‘기술적 고민 필요’, 학계 ‘보 철거와 더불어 불필요한 보 추가건설 말아야’
    
그러나 업계와 학계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보 철거 사업에 대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지자체가 보 철거를 단순한 철거공사로 치부해 자체적으로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며, 보 철거에 엔지니어링적 판단이 빠져있다고 꼬집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자체에서 철거하는 보 대부분이 예산 문제 등으로 기본설계와 실시설계를 자체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며 “그러나 하천의 보 철거는 겉보기에는 단순해보여도 하상에 미치는 영향과 보 철거로 야기되는 지하수 수위 문제 등 고려해야 할 사안이 산더미이기 때문에 반드시 엔지니어의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물 사용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농업용수용 보를 관리 및 설치하는 농림부와 일부 지자체가 보 철거에 대해 보이는 미온적 태도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가톨릭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박창근 교수는 “이제 우리나라는 농업용수가 부족해 농작물이 피해를 입는 상황이 아닌데도 농림축산식품부가 해당 조직을 유지하고 예산을 부풀리기 위해 필요도 없는 농업용수용 보를 계속 짓고 있다”며 “보 철거와 더불어 생태계환경을 위한 진정한 물관리일원화를 이루기 위해선 폐쇄적인 농림부의 농업용수 관리권한을 손 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또 “농림부와 같은 정부부처의 예산 부풀리기도 문제지만, 지자체의 미온적 태도도 보 철거에 문제가 된다”며 “서울시 신곡보의 경우 경제적, 공학적, 환경적, 사회적으로 철거하는 게 옳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지만, 지자체가 기계적 중립만 지키느라 철거가 미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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