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원짜리 ENG기본계획 4천만원에 발주하는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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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원짜리 ENG기본계획 4천만원에 발주하는 서울시
  • 이명주 기자
  • 승인 2018.06.12 18: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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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도시 기본계획 실제 가치 대비 10%대 예산 책정 비일비재
저가 발주엔 저급 계획 악순환 고리

(엔지니어링데일리) 이명주 기자 = 서울시의 엔지니어링 분야 인식이 다른 지적재산권에 비해 바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의 엔지니어링 분야에 적정대가 현실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다른 지적 재산권에 비해 교통 및 도시계획 등 엔지니어링 관련 지적 가치는 실제 원가 대비 절반 이하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관련 업체들은 서울시가 발주하는 상당수 관련 사업에 대한 참여를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실례로 최근 A업체는 서울시로부터 도심 관광지 교통 및 주차를 대비한 B프로젝트의 교통 기본계획 수립을 의뢰 받았다. 교통량 변화에 따른 시뮬레이션을 통해 주차지역 및 환승구역 기본계획 등에 들어갈 전체 사업비를 약 4억~5억원 수준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문제는 서울시가 예산검토 후 발생했다. 검토 후 사업비는 추산치의 1/10 수준인 4,000여만원으로 대폭 삭감됐고 결국 A 업체는 과업 수주를 포기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밖에 서울시가 중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도시재생 사업 역시 상황이 별반 다르지 못한 상태이다. 저가 발주로 인해 업체 참여도 또한 낮아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본지가 2016년 6월부터 2018년 6월까지 발주된 서울시내 도시재생 입찰을 집계한 결과, 총 13건 중 1억원이 넘는 사업은 5건에 불과했으며, 2억원 이상 사업은 1건도 없었다.

업계는 이 같은 원인으로 예산 편성시 비전문가들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A업체 관계자는 "기본계획이 눈에 보이지 않은 사업이라고는 하나 인건비, 임대료 등등 크고 작은 고정비가 지속적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예산을 평가하는 시의회 및 자문기구 등의 구성원들 대부분이 엔지니어링에 이해도가 낮은 비전문가로 구성돼 있어 실제 예산 반영률은 현실과 크게 동떨어져 있다"고 전했다.

도시계획 분야 업체 관계자는 "서울시의 엔지니어링 사업은 비전문가들이 주도하다 보니 예산이 부실해질 수밖에 없고 결국 영세업체들만 참여하고 있다"며, "문제는 저가로 수주한 사업이 성공적으로 될 수 없고, 이는 도시재생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또는 사업실패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타 지자체의 기준이 되고 있는 서울시가 교통 및 도심 엔지니어링 분야의 적정대가를 무시하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다른 지자체에서도 도심 엔지니어링 부실화 문제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업계는 일정 규모 이상의 기본계획 입찰에 대해 공모제 방식으로 전환하자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공모제 방식으로 입찰을 진행할 경우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집할 수 있는 동시에 사업 적정대가 문제를 시장논리로 풀어나가자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교통 및 도시계획의 경우 단순 입찰과 수의방식을 통해 계약이 체결됨에 따라 지적재산권 대상으로 인정받지 못했다"며 "차라리 공모제 방식으로 입찰을 진행한다면 발주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정당한 비용을 주고 확보할 수 있고, 업체는 정당한 비용을 인정받을 수 있어 모두에게 장점으로 작용될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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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 2018-06-13 12:12:57
서울시는 업계에서 악명이 높다. 적게 주고 엄청 요구한다.
서울시는 정신 좀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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