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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골]PQ 만능주의
정장희 기자  |  news@eng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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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10  15: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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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기술자의 중복도를 평가하는 PQ개정안이 엔지니어링업계 화약고가 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책임자급 중복도는 풀리고 경력과 실적도 하향조정돼 업계의 세대교체를 종용하고 있다. 게다가 참여기술자의 중복도가 신설되고, 기타급도 평가에 포함되니 말이다.

이번 PQ개정은 "일하는 사람에게 권한을 부여하자"라는 모토다. 명분상으로만 놓고보면 그간 국토부가 내놓은 개정안 중 가장 맥을 잘 짚었다. 경력과 자격에 기대어 실제업무에 참여하지 않고 권리만 누리는 PQ형기술자를 날려버리고, 젊은이에게 기회를 주자는데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중복도를 통한 PQ개정안은 국토부, 노동계, 대기업이 찬성 입장이다. 노동계 입장에서 전관과 PQ기술자 위주에서 실제 엔지니어에게 힘이 실리면 임금과 노동강도 모든 면에서 나쁠게 없어 개정안을 반긴다. 대기업도 엔지니어풀이 풍부하기 때문에 이번 정책이 시행되면 보다 높은 이익을 달성할 수 있다. 국토부 그 가운데 엔지니어링부문은 현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늘리기 정책을 실현시키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이 중복도라고 인지하고 있어,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형세다.

반대 측은 상위 4개사를 제외한 나머지 엔지니어링사다. 그들 또한 실제엔지니어에게 권한을 밀어주자는데는 동의하고 있지만, 현실은 극심한 경영난을 넘어 폐업이라는 입장이다. 엔지니어링이 고부가가치라지만 실제는 저부가노동집약인 현실에서 참여이하급의 중복도를 묶어 버리면 채산성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은 물론 인력자체를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엔지니어링대가를 올려서 채산성을 맞춰도, 끊임없는 신입 경력 채용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결국 경쟁력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는 항변이다.

일단 명분은 찬성측이 좋다. 하지만 한발자국만 들어가면 이상한 구석이 많다. 업계는 지원없이 규제만 있는 엔지니어링업계에 일자리라는 또다른 규제를 들고 나왔다는 입장이다. 또 산업을 진흥하기 위한 희생이나 대안 없이 단지 장관고시 수준의 PQ에 엔지니어링에 대한 모든 정책적 목표를 녹여낸다는 것이다.

당연히 PQ기술자 없애고 일자리를 늘리자는데 누구도 반대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왜 그 방법이 PQ손질인가라는 것이다. 이제껏 변화해 온 PQ는 정권의 색채에 따라, 특정기업군의 입맛에 따라, 전직공무원의 이익에 따라 각종 장치를 곳곳에 배치해왔다. 최근에는 조달청발로 일자리PQ에 양성평등, 여성우월까지 끼워 맞추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좋은 SOC시설물을 건설하기 위한 최적의 설계안을 도출하는게 PQ의 기본인데, 여기에 우리사회의 모든 사상을 집결시키고 있는 것이다.

어차피 성장세가 꺾인 SOC산업에 재정을 투입해 낙수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일자리와 기업이익을 늘리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탁상에서 PQ를 손질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재정을 늘리는 방법이 현 시점에서 어렵다면, 선진국의 사례를 분석해 엔지니어링을 고도화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에 걸맞은 대가와 지위를 보유하는 정부의 노력도 당연하다. 또 자국 SOC가 마무리된 선진국이 어떻게 세계시장에 진출했는지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국가/국민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입시제도만 손질해서 되겠나, 교육시스템의 근본적 개혁과 이를 뒷받침할 사회성숙도 마련이 우선이다. 엔지니어링도 마찬가지다. 이번 중복도 PQ안을 찬성하고 싶다가도 너무 쉽게 편의적으로 산업을 재단하려는 방식이 껄끄럽다.

 

정장희 기자 | news@eng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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