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조원이면 충분해" 북한 SOC개발 총력전 예고한 2019 예산안
상태바
"15조원이면 충분해" 북한 SOC개발 총력전 예고한 2019 예산안
  • 조항일 기자
  • 승인 2018.11.07 11: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SOC예산 2.3% 줄어들 동안 남북기금 14% 증액
업계 "확실하지 않은 사업 우선, 이해 안가"

(엔지니어링데일리)조항일 기자= 최근 일자리 고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부가 SOC 부문 투자 확대를 예고했지만 2019 정부 예산안에서 만큼은 축소 기조에 변함이 없어 보인다. 특히 남한에 산재해 있는 SOC개발을 제쳐두면서까지 남북경협의 기치를 내건 문 정부의 정책 노선에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예결위에 따르면 2019년 정부의 예산안 규모는 470조5,000억원으로 올해 428조8,000억원과 비교해 9.7%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예산안이 전반적으로 증가하면서 부문별 재정지출도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SOC 분야는 올해 19조원에서 내년도 18조5,000억원으로 예산이 줄었다. 이 중 국토부에 책정된 예산은 14조7,000억원이다.

부문별로 올해와 비교해보면 ▲도로 5조9,382억원→5조4,281억원 ▲철도·도시철도 5조1,969억원→4조9,610억원 ▲해운·항만 1조7,644억원→1조6,709억원 등으로 모두 예산이 줄어들 전망이다. 해운·항만(1조7,44억원→1조6,709억원), 물류·항공·산단(2조7,471억원→2조8,313억원) 등 분야는 올해보다 예산이 늘어나지만 총 SOC 예산은 2.3% 축소됐다.

이처럼 SOC 예산은 줄어드는 가운데 최근 일부 민자SOC 사업을 재정사업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요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더욱이 새만금 국제공항, 남부내륙철도 및 GTX B·C 노선 등 규모가 굵직한 프로젝트는 예타면제까지 요구하면서 정부의 부담을 더하고 있다.

이렇듯 남측의 철도, 항공 등 설립도 지지부진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서도 정부는 SOC 부문예산 축소를 아랑곳 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반면 사업길이 막막해 보이는 남북경협에 대해서는 오히려 예산을 확대 편성했다.

예결위에 따르면 2019년 남북협력기금은 1조1,000억원으로 올해(9,624억원)보다 14.3% 증액됐다. 이 가운데 경협기반 금액은 올해 2,680억원(무상 2,480억원)에서 내년 4,290억원(무상 3,093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확대되면서 SOC 분야와 대조를 보인다. 

더욱이 지난 5일에는 정부가 올해와 내년도 SOC 예산 가운데 잉여금 12조여원을 다음연도 세입에 포함시키지 않고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으로 예탁하거나 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국내 SOC사업 홀대와 남북경협 퍼주기 논란에 불을 지폈다.

정부의 이러한 처사에 그동안 협조 모드로 일관했던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이번만큼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김 장관은 지난 6일 열린 국토 교통위원회에서 "국회에서 SOC 예산을 증액해달라"고 직접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정부의 이러한 방침에 업계의 입장도 난감한 상황이다. 남북경협만큼 수익성도, 대내외적 변수도 불확실한 사업때문에 엔지니어링업계의 생존이 걸린 남측 SOC 사업을 제쳐두는 정부의 기조에 업계 관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정부는 연내 남북경협의 마중물로 철도·도로 착공할 뜻을 밝혔지만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도로공사 사업개발처 관계자는 "지난 8월 북측 현지조사 이후 별도의 진척상황은 없다"며 "국토부, 통일부 등 정부부처에서도 현재까지 별다른 지시사하이 없고 구체적인 공구수도 나온게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도 채 준비가 되지 않은 모습이다. A엔지니어링사 도로부문 관계자는 "회사 내부적으로 남북경협 테스크포스(TF)를 만들거나 하는 움직임은 없다"며 "사실상 정부에서도 아직까지 구체적인 윤곽이 나오지 않았는데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겠나"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B엔지니어링사 관계자도 "정부의 태도로 볼 때 그동안 국내 SOC 예산을 줄여 북쪽 SOC 사업에 투입하려는게 아니냐는 업계의 예상이 맞았다"며 "당장 국내 건설업계가 업황에 시달리는데 확실치도 않은 사업을 밀어주는 정부를 보고 있으면 허탈하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