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은 되고, 군비행장은 안되고" 내 집 값만 신경쓰는 지역이기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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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은 되고, 군비행장은 안되고" 내 집 값만 신경쓰는 지역이기주의
  • 조항일 기자
  • 승인 2018.11.16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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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산선, 수원 군비행장 님비 핌비 현상에 몸살
부동산 가격 예민한 지역민 반발…평균 상승률 두배
▲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군비행장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 토론회.

(엔지니어링데일리)조항일 기자=수도권 주요 SOC 사업인 수원 군비행장 이전과 신안산선 프로젝트가 부동산 가격을 의식한 지역민들의 님비 핌비 현상에 몸살을 앓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16개 군비행장 가운데 대구, 광주, 수원 등 3개 비행장의 이전이 추진되고 있다. 특히 수원은 화성시와 비행장 이전을 두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규모 525만㎡ 규모의 수원 군비행장은 지난 2015년 소음문제와 작전운용 등 문제로 이전이 결정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2월 국방부는 화성시 화옹지구를 수원 군비행장 이전 후보지로 결정했지만 이 과정에서 수원시와 화성시간 갈등이 고조됐다.

화성시에 따르면 군비행장 이전 후보지 결정에서 두 지역의 충분한 협의 과정이 없었다는 것이 갈등의 원인이다. 또 화옹지구가 철새 도래지인만큼 자연훼손을 막기 위해서라도 군비행장 이전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수원시는 김진표 더불어민주당(경기 수원시무) 의원이 ‘군비행장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공개하면서 군비행장 이전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화성시는 지난 15일 김 의원의 개정안을 지자체 자유 침해 등으로 폐기를 주장하고 있다.

님비현상으로 군비행장 이전이 소란스럽다면 신안산선은 핌비현상으로 지역민들의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달 30일 신안산선 환경영향평가 공청회가 열린 가운데 일부 지역 주민대표들이 신안산선 환경영향평가를 위한 의견 수렴보다는 지하철역 입구 위치 조정 등 '잿밥'에 관심을 보였다.

한 서울 지역 대표는 당초 계획된 지하철역 입구가 다르다며 재조정해줄 것을 요구한 가운데 대다수의 지역대표들은 하루 빨리 신안산선 착공을 요구하면서 이에 반발했다.

한 환경 엔지니어링 전문가는 “환경영향평가는 주변환경의 훼손 및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지 이번 신안산선처럼 역세권 개설을 추가적으로 요구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사업 당사자들 입장에서는 이러한 요구가 당황스럽고 사업추진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어떤 종류의 SOC 시설이 들어오냐에 대해 지역민들의 신경이 예민해지는 이유는 부동산 가격때문이다. 최근 부동산시장에서 역세권 같은 핌비시설이 들어오느냐, 소음공해가 심한 공항이 들어서느냐에 따라 인근 부동산 및 집값이 요동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역세권 개발 소식이 알려지거나 님비시설로 분류되는 군비행장이 이전하게 되면 즉각 인근 지역 부동산 및 아파트 가격이 오르기 마련이다.

실제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원 군비행장 인근 세류동의 부동산 가격은 2015년 3.3㎡ 600만~700만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300만원대를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년 사이에 두배 가까이 지가가 상승했다.

더욱이 수원시는 현재 군비행장 부지에 일찌감치 R&D 및 상업시설, 주거시설 등이 모여있는 스마트폴리스 조성을 추진해 왔다. 스마트폴리스 총 면적(525만㎡)의 24%인 137만㎡가 주거시설로 예정돼 있다. 수원시는 스마트폴리스 개발에 약 8,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신안산역도 마찬가지다. 특히 이들 지역을 지나는 곳에 분양을 하는 아파트들은 신안산선 개통 호재를 내세워 분양가를 올리고 있다.

한 엔지니어링업계 관계자는 “SOC인프라가 생기는 것은 대부분 부동산 시장에서 호재로 바라보는데 대부분이 지하철역인 경우가 많다”며 “공항과 같은 필수적인 SOC 시설은 소음 등 문제로 사실상 사람들에게서 외면을 받는데 군비행장의 경우 국가 안보가 걸린 사안인 만큼 지역민들 사이의 대화를 통해서 원만한 해결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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