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서남아 심장 방글라데시에서 글로벌전략 세우는 도화엔지니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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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포트]서남아 심장 방글라데시에서 글로벌전략 세우는 도화엔지니어링
  • 정장희 기자
  • 승인 2018.12.20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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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ODA 무한한 성장 가능성, 미-중 SOC전쟁터
1/15 임금, 70~80% 수준 대가, 시장성 충분해
▲ 방글라데시의 인구는 1억6,500만명으로 전세계에서 여덟번째로 가장 많다. 반면 영토는 우리나라의 1.5배밖에 되지 않아 인구밀도가 가장 높지만 열악한 SOC 환경으로 365일 혼돈속에 살아가고 있는 방글라데시인들이다. 사진은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도심 속 전경.

(엔지니어링데일리 다카)정장희 기자= 어둑해질 무렵 방글라데시 샤잘랄 공항에 내려 기자를 처음으로 반긴 것은 공항셔틀버스의 무수한 모기때였다. 나라의 관문인 국제공항까지 방역이 이루어지지 않을 정도로 방글라데시 상황은 열악했다.

이렇다 할 관광자원이 없는 탓인지 관광비자 자체가 없고, 오직 비즈니스 비자로만 입국이 허용됐다. 공항 밖은 혼돈의 연속이었다. CNG차량과 릭샤 등 각종 차량이 혼재돼 500미터를 전진하는데 30분 이상이 소요됐다. 가로등도 없는 도로 차량불빛 사이로 매캐한 매연이 구름처럼 떠다니고 있었다. 빠르게 달리는 열차지붕에는 수십명의 사람들이 매달려 있고, 그 옆을 흐르는 하천은 독극물과도 같은 물이 흘렀다.

◆SOC시설 최악, 미국, 중국 간 투자 전쟁터=방글라데시는 한국의 1.5배에 불과한 영토이지만 전세계 8위인 1억6,500만명의 인구를 보유해 인구밀도는 전세계 1위이다. 이 때문인지 1인당 1,700달러의 극빈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SOC시설은 최악이다. 상하수도는커녕 제대로 된 철도, 도로도 없다. 우기 때 파드마, 겐지스강의 범람으로 매년 1,00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수십만명이 기아와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이렇게 열악한 방글라데시의 상황은 엔지니어링 해외진출의 최적지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미얀마와 더불어 방글라데시는 중국과 미국의 헤게모니 대결의 장으로 WB, ADB, AIIB를 통한 SOC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도화엔지니어링이 방글라데시에 ‘제2의 도화’를 설립하겠다는 주요 이유이기도 하다.

▲ 방글라데시는 최근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엔지니어링사들의 천혜의 보고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방글라데시의 1인당 GDP는 1,700달러. 고소득 직종인 엔지니어의 경우에도 신입 기준 임금은 원화로 따져도 20만~50만원 내외에 불과하다. 반면 대가는 우리나라의 70~80%에 달하니 그야말로 매력적인 수익성이 아닐 수 없다.

◆임금 1/15, 대가 70~80%=도화엔지니어링의 해외진출 역사는 10년 남짓으로 상대적으로 짧지만 전체 수주의 40%를 해외에서 거둬들일 정도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사실 국내 설계/감리만으로 2,000명 규모의 엔지니어집단인 도화엔지니어링이 지속되기는 어렵다는게 중론이다. 결국 EPC와 해외사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도화엔지니어링은 한 두명이 영업하고 국내 인력이 프로젝트 전 과정에 참여하는 지사형태로는 실질적인 해외진출이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채택한 방식이 선진엔지니어링사들이 채택했던 현지법인화다.

“방글라데시 신입엔지니어 기준 임금은 원화로 20만원 가량이고 실무급도 50만원 내외다. 한국과 비교하면 15배 차이가 나는 셈이다. 그런데도 대가는 방글라데시 재정사업이라도 한국의 70~80%에 달하기 때문에 현지화에 따른 비용을 감안해도 수익성이 충분하다. 영업이익은 20~3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것은 해외사업의 결론은 현지화를 어떻게 달성하느냐다” 홍종욱 도화 방글라데시 지사장의 말이다.

◆현지인 중심의 제2도화 설립이 키=실제 도화엔지니어링 현지 지사는 철도, 상하수도 등 프로젝트팀을 제외하고는 모두 30여명의 방글라데시 엔지니어로 채워져 있다. 법인화는 올해 12월을 기점으로 착수될 예정이다. 아와미리그, BNP, 군부당 등 곧 다가올 총선 후 방글라데시 권력구도 재편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법인화 방법론은 현지업체 M&A, 자체설립을 놓고 최선안을 선택한다는 계획이다. 법인구조는 한국인 5%, 현지인 95%를 목표로 하고 있다.

▲ 물은 인간 문명화에 가장 근본이자 핵심이 되는 가치임에도 불구하고 수도 다카에는 현재 하수처리장이 전무하다. 이에 현재 다카에서만 5개 하수처리장이 조성될 계획인 가운데 도화엔지니어링이 이중 4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도화는 상하수도 사업과 함께 철도분야도 주력하고 있다. 현재 방글라데시의 철도수송률은 3~4%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전국토의 병목현상을 야기하고 있다.

홍 지사는 “현지 컨설턴트의 기술력이 한국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한국엔지니어 비율을 높여 국제수준을 맞추고 설립이 완료되면 비율을 줄이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 특히 뷰엣, 다카 다카대학교 출신의 엔지니어 채용과 영업선인 대표이사의 현지화가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방글라데시 최대 컨설턴트는 1,600명 규모의 DDT 이후 BETS, DEFCON, DVCON 등 400~500명 규모의 BIG5 엔지니어링사가 포진해 있다. 도화의 1차 목표는 주요대형사 수준의 법인 설립이고, 장기적으로 방글라데시 최대 컨설턴트로 올라서는 것. 도화엔지니어링은 서남아시아의 중심부 방글라데시를 거점기지화해 미얀마, 인도, 네팔, 말레이시아 등지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철도수송률 3%, 국제항 1개=방글라데시의 재정SOC발주 규모는 연간 40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극빈국이라고 하지만 GDP대비 부채비율이 30% 수준이어서 재정건전성도 좋다는 평가다. 도화엔지니어링이 현지화를 서두르는 이유는 현지 발주 분을 가져가겠다는 전략인 것. 또 2020년까지 MDB를 통해 재정발주 규모와 비슷한 400억달러가 투자될 예정이다. 2016~2020년간 추진되는 7차 경제개발계획은 460조원이 요구되고 있다.

재원의 한계는 PPP청을 설립해 중국자금을 끌어들인다는 복안이다. 현지에서는 재정과 ODA자금이 적시에 투입된다면 7차 계획의 목표에 상당량 다가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에서 도화엔지니어링의 주요 타킷 분야는 철도와 상하수도다. 당장 다카에 하수처리장이 전무한 상태로 도화가 설계하고 있는 파글라 하수처리장이 처음이다. 도화는 다카 전체 5개 하수처리장 가운데 4개를 수행하고 있다. 철도수송률도 3~4%에 불과하다. 특히 협궤, 광궤가 혼재돼 있어 제대로 된 운행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홍 지사는 “인력이 풍부한 방글라데시 특성상 수출을 위한 경공업이 유리한데, 도로망 철도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전 국토가 병목현상을 겪고 있다. 특히 국제적 규모의 항구는 치타공 정도 밖에 없어 원활한 물류이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철도, 도로망을 개선하는데 만도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될 것이다. 또 내륙수로청을 통해 운하 즉 내륙수송시스템도 정비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현지법인화를 통해 업무의 효율성 및 수익성 극대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중인 도화엔지니어링. 도화는 현재 방글라데시 제1항구로 계획된 몽글라항간 철도 설계를 비롯해 WB내륙수도개선사업, 방가~파이라 연결철도 설계, 사브랑~나프 관광단지, WB 파글라 하수처리장, ADB 레이바자 하수도 설계 등 총 2,068만달러(약 233억원) 규모에 달한다. 사진은 홍종욱 도화 방글라데시 지사장이 현지 직원들과 함께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글로벌 브랜치 첫 테이프 도화가 끊어=도화엔지니어링은 수도 다카에서 출발해 건설 중인 파드마 대교를 건너 방글라데시 제1항구로 계획된 몽글라항 간 철도 설계를 수행 중에 있다. 사실상 방글라데시 철도의 메인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것.

도화가 올해 방글라데시에서 수행한 사업은 WB내륙수도개선사업, 방가~파이라 연결철도 설계, 사브랑~나프 관광단지, WB 파글라 하수처리장, ADB 레이바자 하수도 설계 등 총 2,068만달러(약 233억원)에 달한다. 현지관계자들은 도화엔지니어링이 방글라데시에서 글로벌 방식으로 현지법인을 성공시킨다면 더 큰 영향력과 이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08년 한국의 건설엔지니어링 규모는 5조8,000억원이었지만 2016년 3조5,000억원으로 8년간 일감이 40%나 줄었다. 산업화를 마친 한국의 SOC추세는 계속 꺾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국의 엔지니어링사가 소극적 해외진출이 아닌 현지화를 통한 진출이 필요한 이유다. 첫 테이프는 도화엔지니어링이 방글라데시에서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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