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스탠다드라는 종심제, 1호 사업 낙찰률은 '5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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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스탠다드라는 종심제, 1호 사업 낙찰률은 '59.89%'
  • 정장희 기자
  • 승인 2019.04.24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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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상공론과 정부 갑질이 이뤄낸 결과
5개컨소시엄 중 3개가 60% 이하 투찰

(엔지니어링데일리)정장희 기자= 글로벌 기준을 국내 엔지니어링시장에 적용하자고 국토부가 추진한 종합심사낙찰제가 1호사업부터 최저가낙찰제로 변질됐다.

23일 엔지니어링업계에 따르면 해양수산부가 발주한 1호 종합심사낙찰제사업인 '제3차항만재개발기본계획' 낙찰률이 59.8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30억원이 책정된 이번 사업은 국토부가 제시한 기본계획 15억원, 실시설계 25억원이라는 가이드라인에 걸려 종심제 1호로 발주됐다.
 
총5파전으로 치러진 이번 경쟁은 총점차등제가 시행되지 않아 당초 업계의 우려대로 저가투찰이 난무했다. 기술점수 1위였던 세광종합기술컨이 77%, 유신컨이 75%을 제외하고, 나머지 3개컨소시엄은 60%를 적어냈다. 최종 낙찰은 59.89%-17억9,500만원를 투찰한 세일종합기술공사컨소시엄이 차지했다. 60% 낙찰하한률이 적용됐는데도 불구하고 59%대의 낙찰률이 발생한 것은 이번 입찰이 설계가 기준이 아닌 예가기준이기 때문이다.

엔지니어링업계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종심제 시범사업 당시 수자원공사와 마찬가지로 낙찰하한율을 60%로 설정하고 총점차등제 실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진 사태"라며 "최소 하한율 80%나 최소 1% 이상의 총점차등제 없이는 향후 종심제 사업은 저가투찰의 늪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1호사업이 60% 이하의 투찰률을 보이면서 향후 종심제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장 이번 발주가 해양수산부 본청에서 이뤄져 산하 항만공사 또한 유사하게 발주될 가능성이 크다는게 업계의 우려이다. 또 2020년 이후 의무화될 종합기술제안서 평가기준이 시행되면 제안서 비용으로 건당 수천만원에 들어가면서 저가투찰의 위험에 빠질 공산이 클 것이라는 지적이다.

건설기술관리협회 김정호 회장은 "애초부터 국토부에게 저가투찰 우려를 지속적으로 건의했지만 국토부는 1~2건 낙찰되는 추이를 살펴보자고 했다"면서 "실제 저가투찰 현상이 발생했으니 향후 강도 높은 의견개진으로 낙찰하한율 80%를 보장해줄 것을 요구하겠다"고 했다. 또 "기술력을 중점적으로 보겠다고 소위 글로벌스탠다드를 들여와 보니 결국 최저가였다. 종합심사낙찰제는 탁상공론이고 정부의 갑질 이상이하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제3차항만재개발기본계획은 전국 60개 무역 및 연안항만에 대한 재개발을 조사하는 것으로 향후 사업에 전차실적을 쌓을 수 있는 중요 프로젝트로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30억원 기준이라도 실행이 100%를 넘어가는 등 지나치게 낮은 설계비가 반영됐다"면서 "80% 넘게 수주해도 손해인데 59% 낙찰률로는 답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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