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찰률 57%, 마이너스 강요하는 KOICA
가격만점 88%→60%로 하락 채산성 악화
직접경비 EDCF보다 많아, 마이너스투찰 자제해야
한국국제협력단 즉 코이카의 저가유도 정책에 엔지니어링사들이 쌍끌이로 걸려드는 사태가 발생했다.
13일 엔지니어링업계에 따르면 7개 컨소시엄이 참여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유료도로 제1구간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에 대한 평가결과 2개 컨소시엄에서 57%를 투찰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현상은 코이카가 가격점수 만점 기준을 기존 88%수준에서 60%로 하향했기 때문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 사업에 참여했던 컨소시엄과 투찰가는 ▶삼보(60%)+건화(20%)+용진(20%)-80% ▶유신(60%)+동성(40%)-57% ▶동일(70%)+동남(30%)-60% ▶국토연구원(25%)+다산(45%)+평화(30%)-65% ▶수성(45%)+한국종합(30%)+진우(25%)-57% ▶천일(50%)+바우(25%)+선진(25%)-73% 등으로 최종수주는 기술(71.94점)과 가격(16.25점)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동일기술공사컨소시엄이 차지했다. 60%가 만점인 상황에서 57%를 투찰한 것은 예가와 사업비가 같아 발생한 현상이다.
문제는 사업을 수주한 컨소시엄조차도 마이너스수주를 감지한 것. 실제 코이카 F/S의 경우 기존 가격만점인 88%에 수주할 경우에도 마진이 한자리수에 불과할 정도로 수익성이 박하다. 코이카사업은 EDCF사업과 다르게 반드시 현지에 인력을 파견할 것을 규정하고 있어 막대한 직접경비가 소요된다. 여기에 각종 조사비용까지 합산하게 되면 적자는 불가피하다.
K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아무리 보수적으로 생각해도 해외사업인점을 고려해 낙찰률이 80% 수준은 돼야 간신히 손해를 안보는게 코이카사업”이라며 “60%대 낙찰률이 형성된 것은 지난 8월 코이카가 가격만점 기준을 하향시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코이카가 시행한 F/S사업 중 실제 시공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거의 없는 점을 고려할 때 저가수주가 ‘향후 실시설계 및 감리사업 수주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도 무리수가 따른다. 결국 당장 수주고와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저가수주에 참여하는 형국인 셈이다.
S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코이카가 60%대로 가격만점을 하향시켜도 엔지니어링사가 실행을 손해 보면서까지 투찰할 필요는 없지만, 당장 자금과 인력회전을 위해 울며겨자먹기로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무상원조 실적을 올리기 위해 국내 엔지니어링사 채산성을 악화시키는 코이카의 정책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엔지니어링사 자체적으로 마이너스 투찰은 지양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