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00%" 수주풍년 맞은 ENG 업계, 성과급 쏜다

상위 15개사 절반, 설 연휴 앞두고 인센티브 지급 업계 “귀해진 엔지니어, 성과급 줘야 이직 안해”

2021-01-29     조항일 기자

(엔지니어링데일리)조항일 기자=지난해 코로나 악재 속에서도 수주 대풍년을 기록한 건설엔지니어링업계가 최대 20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할 전망이다. 그동안 인센티브에 인색했던 엔지니어링업계에 대해 일각에서는 올해를 원년으로 성과급 체계가 자리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온다.

29일 엔지니어링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주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한 상위 15개사 중 절반정도가 성과급을 기지급했거나 다가오는 설 연휴를 앞두고 고려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동안 엔업계에도 성과급이 전무했던 것은 아니지만 일부 극소수 상위사 근무자들만의 특권에 가까웠다. 이마저도 대부분 연봉에 포함된 성격이 강해 진정한 의미의 성과급과는 거리가 멀었다.

올해 이러한 분위기를 조성한 것은 삼안이다. 삼안은 지난해 2,456억원의 수주를 기록해 전년(1,824억원) 대비 632억원이 늘어났다. 삼안은 2011년 2,340억원을 기록한 것을 마지막으로 10년만에 수주실적 2,000억원대 복귀를 기념해 지난달 일찌감치 전직원에게 100만원을 지급했다.

삼안 관계자는 "성과급 의미라기보다는 격려금 차원에서 지급한 것"이라며 "10년만에 2,000억원대 수주에 복귀하면서 그동안 어려웠던 회사의 상황속에서도 애써준 직원들을 위해 일찌감치 지급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삼안에 따르면 이번 성과급 지출에만 약 13억원이 들었다.

지난 19일 창립 26주년을 맞이한 평화엔지니어링도 이미 부서별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평화 관계자는 "수주 및 손익분기 실적에 따라 5개 부서 정도에 성과급이 나갔다"라며 "수자원부, 해양항만부, 환경부, 구조부 등에 총 1억8,000만원 정도의 인센티브가 기지급됐다"고 밝혔다.

부동의 수주실적 1위를 기록한 도화엔지니어링과 이산은 최대 200%에 달하는 성과급 지급을 계획중이다. 이들은 그동안 업계에서 드물게 꾸준히 성과급을 지급해 왔는데 이번에 실적 호조로 업계 최고 수준의 인센티브를 지급할 예정이다.

이산 관계자는 "매년 부서별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해왔다"라며 "직접적으로 해당 부서를 언급할 수 없지만 작년에 두드러진 실적을 낸 부서의 경우 200%에 달하는 성과급이 나갈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도화도 전년도와 비슷하게 100~200%의 성과급을 부여한다. 도화 관계자는 "설 연휴를 앞두고 다음달 초 지급할 예정"이라며 "올해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 비율이 조정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작년 1,711억원의 수주를 기록하며 톱10에 진입한 KG엔지니어링은 경상이익의 25%를 전직원에게 줄 예정이다. KG에 따르면 올해 42억원의 경상이익을 거둬 약 10억5,0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나눠줄 계획이다. 세부적으로는 부서별 3년간 결산기준으로 가중치를 적용해 차등지급한다. KG 관계자는 "2020년에는 최소 30만원정도를 받았다면 올해는 약 50만원 정도가 최소 성과급이 될 것 같다"라며 "우수한 성과를 낸 직원은 최대 150만원까지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지급방법이나 금액을 결정하지 못한 업체들도 지난해 수주를 의식해 대부분 성과급을 고려하고 있다. 2019년 대비 955억원을 더 벌어들이며 업계 최고 수주증감을 기록한 유신이 대표적이다. 유신 관계자는 "아무래도 업계가 올해는 그냥 넘어갈 수가 없는 분위기로 인식하고 있다"라며 "우리도 구체적인 지급방법이나 액수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설 연휴 전에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수주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년도에 이어 2위를 유지한 한국종합기술도 이러한 분위기를 의식하고 있다. 한종 관계자는 "원래부터 성과에 따라서 인센티브를 매년 지급해왔다"라며 "올해는 아직 전년도 결산이 끝나지 않았는데 결과에 따라 성과급이 나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수주실적 11위를 기록한 경동엔지니어링도 2월중 성과급 지급을 검토중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업계의 움직임에 그동안 인센티브에 인색했던 엔업계에도 성과급 체계가 자리잡아야 하지 않겠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A사 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올해 업계에서 유난히 성과급 지급에 대한 얘기가 많이 돌았다"라며 "아무래도 요즘에는 엔지니어 구하기가 힘드니 코로나 시국에도 수주풍년을 맞은만큼 의식을 안할 수 없었다. 올해가 성과급 체계가 자리하는 원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