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플랜트 PF, 세상의 중심에서 길을 잃다?
대형 EPC사 민투 보다 재정 방식 수주 선호
경기침체에 프로젝트 부실 위험도 증가도 한 몫
PF 투자 대안 찾기 절실
국내 EPC사들의 해외플랜트 진출이 이어지고 있는 반면 국내 시중은행들의 관련 PF 확대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9일 플랜트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건설사들의 해외플랜트 분야 진출이 이어지고 있지만 시중은행들의 PF(Project Financing) 참여가 쉽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크게 2가지 이유에서 PF자금 진출의 장벽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첫번째 이유는 바로 국내 EPC업체들과 은행권의 안정성 추구이다.
관련업체들이 위험부담 및 PF 확보 노력이 요구되는 민자 프로젝트 보다는 안정적인 일반 재정 프로젝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시아 및 아프리카, 중남미 등에서 민투사업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고는 하나 재정 건정성이 높아 사업에 대한 위험부담이 적은 사우디아라비아 및 쿠웨이트, 이라크 등 일부 중동권 국가들을 제외하고 실제 사업투자 안정성에 대한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인 점 역시 국내 시중은행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막는 또다른 요인이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EPC업체들의 경우 사업개발 보다는 플랜트 EPC 입찰에 집중하는 경향이 크다. 이에 PF에 대한 수요가 높지 못하다"며 "여기에 여러가지 노력이 필요한 PF 투자형 프로젝트 보다는 안정적인 재정 투자형 프로젝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점 역시 플랜트 PF 규모를 늘리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현재 동남아 및 중남미 지역에서는 민간투자 형태의 프로젝트 발주가 상당한 편이다"며 "하지만 상당수의 프로젝트가 업체들의 장밋빛 전망과 달리 수익성을 보장하기 힘든 경우가 상당하다. 이에 시중은행들이 부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섣부른 PF 참여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두번째 이유로는 K-sure와 같은 공적자금에 비해 작은 시중은행들의 PF 규모를 꼽히고 있다.
최근 플랜트 시장은 단일 프로젝트의 규모가 커지면서 공사비용은 천문학적 단위로 올라서고 있다. 이에 민자 투자형 플랜트 건설이 투자되야 하는 비용 역시 비례되고 있다.
따라서 시중은행들이 PF에 참여할 경우 투자금액 확대가 요구되지만 실제 확보할 수 있는 금액에 제한이 있는 상태이다.
이와는 반대로 공적자금이 조달할 수 있는 PF 규모는 일반 시중은행에 비해 약 1,5~2배 수준에 달하다 보니 EPC 업체들은 공적자금에 대해 보다 긍정적인 시선을 나타내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적자금의 경우 PF 5,000억원 안팎을 확보할 수 있는 일반 시중은행권에 비해 2배 가까운 PF 조달이 가능하다"며 "여기에 조건 역시 공적자금이 일반 시중은행에 비해 우세한 경우가 많아 관련업체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해외 금융권과 협력 또는 국내 투자 해외업체들은 틈새시장
현재 국내 시중은행들 사이에서는 민자 플랜트 분야에 대한 PF 투자처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 주된 목소리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에 국내 EPC 업체들에 대한 PF 투자 보다는 보다 다양한 시각 확대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국내 시중은행들의 경우 PF 투자시 최우선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 수익성과 안정성이다. 그러나 실제 시장에서는 해외 경험이 많지 않은 국내 금융권들이 섣불리 뛰어드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해외 금융권과의 연계 프로젝트 참여 또는 국내 은행권과의 협력 투자 방식을 취한다면 보다 위험도를 줄일 수 있는 동시에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국내 투자를 기획하는 해외기업들 역시 틈새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현재 이국, 유럽, 일본을 비롯해 국내에 이미 투자를 했거나 투자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이 있다"며 "이러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석화 및 정유, 정밀화학 더나아가 발전 분야 등에 대한 PF를 제안하는 것 또한 시중은행들의 PF 노하우 쌓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