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유행에 해외 사업 줄어…아시아‧중동 수주↓
(엔지니어링데일리)김성열 기자=지난해 코로나19 재유행으로 해외건설 토목 분야 수주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핵심 시장이었던 중동과 아시아 지역 수주는 줄어들었지만, 북미와 유럽 등 선진시장 수주가 늘어나는 성과도 있었다.
최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발표한 2021 하반기 해외건설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해외건설 수주액은 전년 대비 29.7% 감소한 213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중 토목은 57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6.7% 감소한 수치다. 수주 감소 주요 원인으로는 중동지역 플랜트 수주가 부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역별로는 ▲중동 57억6,000억달러 ▲아시아 83억달러 ▲북미 39억3,000만달러 ▲유럽 23억7,000만달러 ▲중남미 7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국내 업체들의 핵심 수주지역인 중동과 아시아에서 수주는 전년 대비 각각 44.6%, 23.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지연됐던 발주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계속 지연되고 있다. 다만 선진시장인 북미와 유럽에서 수주가 증가해 신규 시장의 가능성을 높였다.
▲글로벌 인프라 시장 결산
보고서에서는 지난해 세계 인프라 시장규모를 3조7,000억달러로 추정하고 올해 시장규모는 전년 대비 5.4% 성장한 3조9,000억달러로 전망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인프라 시장규모는 1.9% 하락했지만 작년에는 안정세를 찾으며 3.1%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코로나19 재유행과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올해에는 다시 시장 안정과 경기 부양을 위한 투자 확대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보고서는 2025년 글로벌 인프라 시장규모를 4조4,000억달러, 2030년에는 5조3,00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시아 인프라 시장은 코로나 유행에도 지난 2년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아시아 인프라 시장규모는 2조2,900억달러로 추정되며 올해 시장규모는 전년 대비 5.8% 증가한 2조4,200억달러로 전망되고 있다. 오는 2025년에는 2조8,200억달러, 2030년에는 3조5,400억달러로 연평균 5%씩 성장할 전망이다. 아시아 시장은 글로벌 인프라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며 도로 등 교통 분야 인프라 시장이 빠르게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분야별로는 도로 등 교통 분야가 1조2,000억 달러, 발전 인프라가 7,000억달러, 수처리 시설이 5,000억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7.3%, 2.8%, 6.5% 증가한 수준이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1조5,000억달러로 전체 아시아 시장에서 62.5%를 차지하고 있으며 일본 2,600억달러, 호주 1,688억달러 등으로 뒤를 이었다.
유럽 인프라 시장은 지난 2020년 전년 대비 –6%로 역성장을 기록하며 지난해 3.1% 반등에도 불구하고 과거 수준을 이어나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 인프라 시장규모는 7,074억달러로 추정되며 올해는 전년 대비 2.5% 증가한 7,461달러로 예측됐다. 오는 2025년에는 7,627억달러, 2030년에는 8,366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분야별로는 교통 3,671억달러, 발전 2,522억달러, 수처리 881억달러를 기록하며 아시아 시장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낮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또 탄소중립, ESG 등 환경 관련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인프라 구축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올해는 코로나 상황 개선으로 투자가 늘어나며 2019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 시장은 지난 2019년 이후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지만 올해는 전년 대비 큰 폭의 상승세가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북미 인프라 시장규모는 3,026억달러로 추정되며 올해는 전년 대비 5.2% 늘어난 3,184억달러로 예측된다. 다만 지난 2019년 수준을 회복하려면 2027년은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북미 시장은 교통 1,899억달러, 발전 844억달러, 수처리 440억달러로 집계됐다.
중동과 아프리카 인프라 시장규모는 지난해 2,174억달러이며 올해는 전년 대비 6.4% 오른 2,314억달러로 전망된다. 해당 지역은 지난 2020년 코로나로 인해 –5.5%의 역성장세를 보였지만 올해부터 그동안 지연됐던 프로젝트가 시행되며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25년에는 올해보다 15.4% 늘어난 2,670억달러 규모 시장으로 성장하고 2030년에는 3,235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올해 해외사업 전망
또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화석 에너지 기반의 인프라에서 신재생 에너지, 전기‧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로의 전환이 필요하고 주장했다. 올해부터 해당 분야 인프라 수요 증가가 곧 글로벌 인프라 시장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아울러 해외사업 전문가들은 사업 형태에 대해서도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해외 시장의 발주 트렌드는 재정사업이나 ODA 사업이 아닌 민관협력사업(PPP) 형태가 많아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토목 분야에서도 단순히 설계 사업이 아닌 PMO, PM 등 기존과는 다른 업무를 맡을 준비도 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 해외사업 전문가는 “국내 엔지니어링사의 업무 수준은 캐나다, 유럽의 선진엔지니어링사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면서 “대신 PM이나 PMO 등 우리가 안 해 본 방식의 사업으로 진출해야 경쟁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에는 국내 건설수주액이 전년 대비 10.5% 증가한 214조4,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국내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어 해외 시장 진출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해외시장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크고 변수가 많아서 업체들이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것이다. 이에 올해 해외건설 수주는 단순한 외형 확대보다는 수익성 중심의 수주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