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안가고 공무원 안한다” 엔지니어링업계, 인력난 해소 올까

엔지니어링사, 경쟁률 소폭 상승 “일부 대형사의 특수현상” 주장도

2022-11-24     조항일 기자

(엔지니어링데일리)조항일 기자=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엔지니어링업계에 최근 취준생들의 발길이 몰려오고 있다. 경기침체와 업계 연봉상승 등의 영향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24일 엔지니어링업계에 따르면 공채를 시행하고 있는 일부 엔지니어링사를 중심으로 최근 입사경쟁률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대형A엔지니어링사의 공채지원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 11.2대 1을 기록한 경쟁률은 올해 15.4대 1로 소폭 상승했다. 또 다른 B엔지니어링사의 경우에도 최근 2년간 평균 10대 1의 경쟁률을 보이다가 올해는 18대 1로 두배 가까이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B사 관계자는 “업계 환경이 혁신적으로 바뀌었다고 할수는 없겠지만 포스트코로나 영향과 상대적으로 연봉상승이 많이 이뤄진 탓 아니겠는가”라며 “가장 중요한 건 퇴사하지 않고 계속 근무하는 것이지만 경쟁률이 눈에 띄게 오른 것 자체는 고무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입사경쟁률 상승의 이유를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무원 감축 등으로 꼽고 있다. 특히 업계가 겪고 있는 인력난의 핵심적인 이유가 취준생들의 시공사, 공무원 이탈로 인한 것인만큼 엔지니어링업계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분양 경기 침체와 최근 PF사태 등으로 시공사 경기가 좋지 않아 인력채용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며 “현 정부에서 공무원을 줄이겠다고 하고 최근에는 적은임금까지 이슈가 되면서 후순위였던 엔지니어링사에 들어오려는 인력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봉인상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이 관계자는 “10대 시공사와 비교하면 적지만 일부 대형사들의 경우 웬만한 수준의 건설사만큼 연봉을 주고 있다”며 “올해 신입 연봉을 10% 가까이 올린 회사도 있는데 결국에는 돈을 많이 줘야 인력유입이 된다는 반증”이라고 강조했다.

높아진 경쟁률로 인해 실력있는 인재 확보도 가능해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중견 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한동안 사람이 없어 수도권이나 지방대 학력을 갖춰도 일단 뽑고 봤지만 요즘에는 인서울권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의 지원자도 상당수 늘어 수준이 질적으로 높아졌다”고 귀띔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토목학과의 인기가 저조한 상황에서 경쟁률 상승은 일부 대형사의 특수현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C대형엔지니어링사의 공채지원현황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45대 1 ▲하반기 38대 1 ▲2021년 상반기 24대 1 ▲하반기 14대 1 ▲2022년 상반기 12대 1 등으로 매년 경쟁률이 떨어지고 있다. D엔지니어링사 역시 ▲2018년 23대 1 ▲2019년 24대 1 ▲2020년 18대 1 ▲2021년 17대 1 등으로 2019년부터 경쟁률이 하락하고 있다.

C사 관계자는 “우리도 신입 연봉을 많이 올렸지만 지원자가 감소하는 추세”라며 “신입 채용이 어려운 이유는 토목학과 자체가 워낙 비인기라 지원자가 없어 뽑을 수 있는 인력이 한정돼 있는 제로섬게임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상황적 여건으로 시공사나 공무원 지원자가 감소했을 뿐 향후에는 인력난이 계속될게 뻔하다”며 “연봉인상에 한계를 느끼는 중소사의 경우에는 이전이나 지금이나 어렵기는 매한가지”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