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인원 모집 감소 → ENG업계는 얼결에 신입 증가
공기업 대신 차선책으로 엔지니어링 업체 선택 중소사는 여전히 구직자 찾는 중
(엔지니어링데일리) 이명주 기자 = 고령화 양상을 보였던 엔지니어링 업계에 신입사원들의 유입이 증가했다.
17일 엔지니어링업계에 따르면 올해 첫발을 내디딘 신입사원들의 입사율이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21년에는 입사경쟁률이 10대1 이하로 낮아지며, 신규 유입 제로시대를 앞뒀던 엔지니어링 업계에 단비와 같은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신입사원 유입이 증가한 원인으로 정부의 정책 추진 기조와 함께 대외 경제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공기업들의 방만한 경영 방식에 현정부가 제동을 거는 동시에 경기침체 영향으로 SOC 재정사업 발주가 감소함에 따라 공기업들의 신입사원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턴키사업 축소로 국내 건설사들 역시 인력 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적극적인 신입사원 채용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공기업과 대기업을 목표로 준비했던 취준생들은 차선책으로 엔지니어링사를 목적지로 삼은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업체는 입사 지원 인원이 기존 예상에 비해 더 많은 지원자가 몰리면서 최종 합격인원도 늘려 고용했으며, 일부 업체의 경우 이전과 다르게 소위 고스펙이라 불리는 명문대 출신 지원자들까지 입사하기도 했다"며 "정책 변화 및 대내외 경제 상황이 빚어낸 파급효과를 엔지니어링 업계가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엔지니어링업계가 신입사원 증가 현상에 도취되면 안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A 업체 관계자는 "현재 신입사원 증가 현상은 엔지니어링업계의 여건이 개선된 결과라고 하기보다는 대내외 사정에 따른 풍선효과로 볼 수 있다"며 "외부 상황이 바뀐다면 이전과 같은 신입사원 품귀 현상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 따라서 업계가 나서 신입사원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기업군에 속한 업체들과 다르게 중소기업군에 속하는 엔지니어링업체들의 신입사원 구인난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중소 엔지니어링사들의 근무여건이 열악하다는 인식이 개선되지 못하면서 신입사원들의 지원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서울과 서울 외 지역 업체들에 대한 지원율이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점 역시 구인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일부에서는 중소엔지니어링사에 종사하는 엔지니어들에 대한 정책적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중소기업 B업체 관계자는 "일부 중소엔지니어링사들의 경우 대기업군 엔지니어링사에 비해 더 높은 연봉, 좋은 근로조건을 제시하고 있지만 업체 홍보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이라는 인식 때문에 신입사원들의 지원은 거의 없다"며 "여기에 서울을 벗어난 지역 업체들의 경우 수도권에 본사가 위치해 있어도 신입사원 지원율은 사실상 0에 수렴하고 있어 신입사원 유입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C 중소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관련 업체들이 PQ 가산점 확보를 위해 매년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의 경우 신입사원 지원이 거의 없어 사실상 가점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신입사원은 물론 엔지니어들에 대한 개인 이점이 없는 정책이 바뀌지 않는 이상, 가뜩이나 신입사원 감소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던 엔지니어링 업계에 대기업군과 중소기업군 사이의 양극화 문제가 심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