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협 이재열 정책연구실장 “韓 기술사 합격률 7.6%… 상향 조정해야”

2023-11-13     정원기 기자

(엔지니어링데일리)정원기 기자=국내 국가기술자격 시험 합격률이 해외와 비교해 현저히 낮은 가운데 국내 기술자 경쟁력 향상을 위해 기술사시험 합격률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전문가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10월 이재열 한국엔지니어링협회 정책연구실장의 '국가 기술자관리시스템 개선 방안에 대한 실증연구'가 한국산학기술학회 논문지에 실렸다. 선진국 대비 낮은 국내 국가기술자격 시험의 합격률을 꼬집었다.

이 실장은 삼성엔지니어링 전략기획팀장과 한국엔지니어링협회 선임연구위원 등을 역임한 엔지니어링통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기술사시험 합격률은 7.6%로 60~80%인 미국과 캐나다, 영국 등과 비교해 차이가 크다. 청년 기술자와 석박사 등 학경력자를 폭넓게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석박사 학위 소지자는 승급이 제한되는 등 박사 학위가 기사·산업기사의 자격증보다 낮은 대우를 받는 게 현실이다. 해외 상황은 정반대다. 세계은행 등 국제기관의 발주 사업은 기술자의 학력과 경력을 주로 평가한다. 해외에선 책임엔지니어·사업관리자에게 기술자격증을 요구하는 경우가 드물다.

이 실장은 현행 기술자관리시스템이 국내외 석박사 인력의 공급부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고급 기술 인력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기 어려워서다.

이 실장은 ▲글로벌 통용성 제고 ▲기술 등급 승급 요건 완화·기술자격 시험 합격률 상향 조정 ▲기술 등급 산정 방식 개선 등 기술자관리시스템 발전 방안을 제시했다. 기술 위주의 평가가 핵심이다.

그러면서 글로벌 통용성을 높이기 위해 기술자관리시스템을 국제 기준에 맞춰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외 시장에서 책임엔지니어·사업관리자에게 요구되는 조건은 학력ㆍ경력이다. 해외 발주 프로젝트의 경우 대부분 기술자격증 대신 학력과 10~20년의 경력을 요구한다.

이어 경력 기간 등 기술 등급의 승급 요건을 낮추고 국가기술자격 시험의 합격률 상향 조정 필요성을 설명했다. 서구권은 공학석사 학위로 기술사를 부여하는 등 30세 전후로 기술사를 취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의 기술사 최종 합격 시점 평균 연령은 45.8세로 해외와 비교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마지막으로 기술 등급 산정 방식을 지적했다. 실무경험을 중시하는 게 골자다. 자격과 학력, 경력 외에 직무교육을 비중 있게 반영하는 산정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에 따라 기술사, 특급, 고급, 중급, 초급 기술자 5단계로 구분된다. 최고 기술 등급은 특급이며 학경력자는 석박사의 고급 기술 인력인 경우도 중급까지로 승급이 제한된다.

당초 기술자관리시스템 도입 목적은 기술 인력 양성으로 기술자가 부족하던 1970~1980년대 정부가 국가기술자격 취득을 장려했다. 현재 고학력 기술자가 풍부한 만큼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