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엔지니어링” 70대 기술자, 20대 추월 임박

20·30 주춤할 때 40~80대 꾸준히 상승 업계 “전반적인 산업 문화 바꿔야”

2024-02-07     정원기 기자

(엔지니어링데일리)정원기 기자=엔지니어링산업 고령화 문제가 심화되면서 70대 기술자가 20대를 넘어설 기세다.

최근 한국엔지니어링협회와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4년도 엔지니어링 통계편람’에 따르면 젊은 엔지니어 비중이 10년 전에 비해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 기술자 추이를 살펴본 결과 제자리 걸음하는 20·30대와 달리 40~80대는 꾸준히 증가했다.

국내 엔지니어링 기술자 수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 제26조에 의해 신고한 엔지니어링 기술자는 총 18만5,052명으로 전년 대비 6.0% 증가했다. 이 중 남성 엔지니어는 87.2%를 차지해 16만1,391명으로 나타났고 여성 기술자는 2만3,661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40대가 5만4,152명(29.2%)로 가장 많았고 ▲50대 4만2,313명(22.8%) ▲30대 3만7,004명(19.9%) ▲60대 3만445명(16.4%) ▲20대이하 9,206명(4.9%) ▲70대 9,189명(4.9%) ▲80대이상 2,743명(1.4%) 순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40·50대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40대 기술자는 5만4,152명으로 10년 전과 비교해 185.3%, 2만4,938명 늘어났다. 지난 2014년 인원수 2위였던 40대 기술자는 2018년 30대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50대 기술자는 4만2,313명으로 159.8%, 1만6,281명으로 증가했다.

반면 20·30대의 유입은 더딘 상황이다. 10년 전 3만2,636명으로 인원이 가장 많았던 30대 기술자는 지난해 3만7,004명으로 집계돼 3위로 내려앉았다. 20대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지난 2014년 60~80대보다 인원이 많았지만 1년 뒤 60대에게 밀렸고 이제는 70대에게 추월당할 기세다. 고령화 속도가 점점 빨라져 70대 기술자가 20대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는 게 엔지니어링업계의 의견이다.

젊은 세대의 유입이 더딘 원인으로 엔지니어링업계는 타 산업 대비 낮은 임금과 빈번한 초과 근무, 사회적 지위 등을 지적한다. A사 관계자는 “실무를 담당해야 할 인재들이 적다 보니 기업에서도 고민이 많다”며 “엔지니어링 소멸을 막기 위해선 잦은 주말 근무, 합사 등 업계 전반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B사 관계자는 “앞으로는 엔지니어링기업에 지원하려는 지원자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은 대학교 졸업자 수가 크게 줄지 않았지만 점점 저출산 영향으로 사회에 진출하는 인원이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엔지니어링 사업자 수는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사업자는 총 8,203개사로 전년 대비 6.4% 늘었다. 대기업은 211개사, 중소기업은 7,665개사, 기타 337개사로 전년 대비 각각 2개사, 495개사, 2개사 확대됐다.

기술부문별 기술자는 건설 부문이 총 8만4,220명(45.5%)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전기 2만4,132명(13.0%), 정보통신 1만9,614명(10.5%), 기계 1만8,666명(10.0%) 순으로 집계됐다. 엔지니어가 가장 적은 분야는 항공우주로 총 94명으로 나타났다. 기술자 100명을 넘지 못한 부문은 항공우주 분야가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