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량지표 확대는 눈속임” 업계, 종심제 개편안에 반발 확산

인터뷰 평가, 18점에서 25점으로 상향 업계 “평가위원 영향력 덩달아 커져”

2025-06-24     정원기 기자

(엔지니어링데일리) 정원기 기자 = 종합심사낙찰제가 정량지표 중심의 구조로 바뀌었지만 실제로는 핵심전문가 인터뷰 등 정성평가가 여전히 당락을 가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엔지니어링업계에 따르면 대형사업의 전문성 강화를 목표로 한 종합심사낙찰제 심사기준이 개정·시행에 들어갔다.

기존 평가 방식 중 수치화 가능한 일부 항목을 정량지표로 바꾸고, 핵심전문가 인터뷰를 확대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A사 관계자는 “평가항목과 배점기준 등 심사기준 전반에 대한 개정이 이루어졌다”라며 “공정성에 대한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정량화 항목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개정안을 살펴보면 객관적 실적 증빙이 가능한 항목은 정량지표로 전환됐다.

구체적으로 업무중복도 8점, 건설기술인 신규고용 및 젊은 기술인 참여비율 최대 2점, 핵심전문가의 유사실적 및 경력 등 양적평가 25점 등이다.

다만 핵심전문가 인터뷰 평가 점수 비중이 증가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기존 18점에서 25점으로 배점이 확대됐다. 사업책임기술인 인터뷰 평가 10점, 분야별책임기술인 인터뷰 평가 15점으로 비중이 커지면서 되레 정성평가가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B사 관계자는 “결국은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며 “2차 기술제안서 핵심전문가 인터뷰 평가의 배점이 25점이나 되기 때문에 정량평가 확대는 눈속임과 같다”라고 밝혔다.

결국 구조는 바뀌지 않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평가 지표상 정량·정성의 배점 비율이 약 4:6으로 조정됐지만 모든 업체가 정량기준을 일괄 충족하고 들어오는 상황에서는 결국 남은 정성평가가 사실상 승부처가 되기 때문이다.

C사 관계자는 “사실 정량지표 항목은 모든 업체가 맞춰오기 때문에 면접과 같은 정성 영역이 실질적인 당락을 좌우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다시 주관적 판단의 영역에 맡겨지는 구조다”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로비가 더욱 성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면접 평가 비중이 비대해지면서 평가위원의 영향력도 덩달아 커졌다는 설명이다.

D사 관계자는 “내외부를 막론하고 로비가 빈번한 상황인데 심층 면접의 배점을 늘린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며 “결국은 기득권의 영향력을 더욱 키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라고 말했다.

E사 관계자는 “전관을 데리고 오더라도 수주를 못하는 부작용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라며 “면접에서 기술자가 점수를 낮게 받아서 수주를 못했다는 면피용으로 전락할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서 비용은 증가하지만 리스크는 커진 상황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