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없는 플랜트 업계, 엔지니어 찾기 '전전긍긍'
중간급 중간급 전문 엔지니어 절대 부족
중소 플랜트 ENG社 인력 이동 도미노 가능성도
플랜트 시황이 부진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업체들의 인력 곤궁은 여전히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플랜트 분야 전문 엔지니어는 물론 허리 역할이라고 할 수 있는 차-과장, 대리급 엔지니어 인력의 수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현재 신규수주를 이어가고 있는 업체의 경우 신규 현장에 투입할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고, 수주부진을 겪고 있는 업체들의 경우 기존 수주 지역에서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경력직 엔지니어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업체들 사이에서는 신규공채 보다는 경력직 채용 횟수를 늘리고 있다.
실제로 A업체의 경우 중동 및 중남미 지역에 투입할 엔지니어를 구하기 위해 대규모 경력직 공채를 진행했으며 B업체는 수익이 나지 않고 있는 중동 현장 정상화를 위한 경력직 모집을 올해에만 2~3번 진행하기도 했다. 이밖에 C업체와 D업체의 경우 상시 경력직 채용으로 전략을 수정해 인원을 모집 중에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적정 인력투입이 곧 손실을 막는 해답이다'에 대한 학습효과로 보고 있다.
노하우가 부족한 인력의 경우 대규모로 투입해도 현장 운영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 실행가를 높여 손실이 확대되는 반면 적합인력의 경우 소수로 투입해도 프로젝트 수행에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업체 관계자는 "현장 운영에 대한 노하우가 없는 신규 인력의 경우 오히려 실행을 높여 손실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며 "실제 올해 손실을 기록한 업체들 상당수에서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대규모 신입공채 보다는 소수의 노하우를 보유한 경력직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최근 3~4년간 업체들이 수주가 늘면서 부적합 업종이라고 볼 수 있는 일반 분야 토목엔지니어까지 채용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문제는 이들이 업무수행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업체들의 손실로 이어졌다. 올해에는 관련업체들의 묻지마 채용 움직임이 확연히 줄어들은 상태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업체들의 경력직 확보 움직임 강화와는 달리 관련 인력 구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명 스페셜리스트라고 불릴 수 있는 중간급 전문 엔지니어의 수가 수년째 정체되고 있고 중간급 전문 엔지니어의 경우 업체들의 핵심인력으로 구분해 집중관리 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플랜트 분야에 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발주처 근로자들의 경우 건설사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중간 계투급 엔지니어들의 수혈이 녹록하지 않은 상태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간급 전문 엔지니어링가 턱없이 부족한 것은 IMF 사태 이후 이들 인력 육성이 거의 전무했기 때문이다"며 "지금부터 신규 인력이 육성되어도 최소 수년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노하우를 가진 발주처 엔지니어들의 이직이 절실하지만, 현재 건설사들의 시황과 시스템 차이 등으로 이직하는 인력은 손에 꼽히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 중소 플랜트엔지니어링사들은 때 아닌 속병
한편, 이 때문에 때아닌 비상이 걸린 곳은 중소 플랜트엔지니어링사들이다.
대기업들이 경력직 모집을 공격적으로 진행할 경우 중소 플랜트엔지니어링사에 근무 중인 관련인력의 연쇄 이동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체 관계자는 "대기업들 사이에는 이미 이동할 인력들의 경우 어느 정도 이동을 마쳤으며 핵심인력들의 경우 업체들이 절대로 놓아주지 않는다. 이에 관련업체들이 눈을 돌릴 곳은 중소 플랜트엔지니어링사들로 예상되며 이와 같은 상황이 현실화 될 경우 다시 도미노 인력 이동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관련 중소 플랜트엔지니어링업체들의 경우 위기감을 감지하고 있으나 뾰족한 대책은 세우지 못하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인력들이 도미노처럼 이동하는 것은 안타깝고 업체의 입장에서는 타격이 크다"며 "하지만 복리후생 등 상당 부분을 대기업과 상대하기는 어렵다. 이에 상황을 알고는 있으나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