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EPC社 실적부진, 중소 플랜트ENG도 연대책임?
실적 포함 우려, 프로젝트 대금 연말 넘도록 미지급
중소ENG사들은 한 달 안팎 차이에도 휘청
(엔지니어링데일리) 이명주 = 대형 플랜트 EPC사들의 실적부진의 한파가 중소 플랜트엔지니어링업계에도 동장군 역할을 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대형 EPC사들이 지난 연말을 앞두고 설계 및 하도급 대금지급을 연기하면서 중소엔지니어링사들의 속앓이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말을 앞두고 대형 EPC사들이 하도분에 대한 대금을 지급해야하나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대금지급이 이루어질 경우 실적부진이 확대된다는 이유로 작년 말 대금지급이 미루어진 경우가 종종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중소업체들은 채권만기에도 불구하고 올해 1월 대금 지급을 강요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중소 플랜트엔지니어링사들의 경우 대부분 200~300여명 안팎으로 구성된 중소규모가 많아 대금납입이 1달만 미루어져도 업체로써는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특히, 인력중심의 업계 특성상 인건비 순환조차 어려워질 수 있어 이에 대한 파급력은 관련종사자들에게는 직접적으로 와 닿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경기가 좋을 때는 대형 EPC사들의 대금지급이 대체적으로 원활했다"며 "그러나 작년 업체들의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연말 겉보기 실적하락을 우려해 대금지급을 미루는 경우가 있어 작년 말과 올해 초 중소 플랜트엔지니어링사들은 수금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형 EPC사들은 실적 관리를 위해 단돈 몇억원의 대금을 지급을 미루지만 당장 인원이 작은 중소업체들에게는 큰 파급력으로 다가온다"며 "당장 일부 업체들의 경우 인건비 및 운영관리비 등의 융통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지고 이에 대한 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이러한 행위가 일종의 중소 엔지니어링사에 대한 암묵적 고통떠넘기 일환이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보기에는 실적에 미치는 파급을 줄이기 위한 단순한 행위로 보일 수 있다"며 "그러나 연말이 끝나고 연초가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수금상황은 나아진 것이 별로 없다. 이에 대금 지급 연기가 아니라 은근슬쩍 미지급하거나 대금 인하를 위한 꼼수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