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물 복지의 아이러니… 고갈 중에 요금은 가장 싸

평균 수도요금 619.3원/㎥… 생산원가 813.4원/㎥의 76.1%
사용량 세계 4위… 가용 수자원량 129위 ‘물 스트레스 국가’

2014-03-07     이준희 기자

(엔지니어링데일리) 이준희 기자= 1인당 가용 수자원량 129위 한국의 수돗물 사용량이 세계 4위를 기록했다. 반면 생산원가의 76.1%에 불과해 세계에서 4번째로 싼 수도요금은 물 복지의 양면을 보여주고 있다.

7일 컨설팅기관 YJ&networks에 따르면 단국대학교 분쟁해결연구센터 전형준 교수팀과 함께 ‘수돗물의 경제적 가치 재고찰 필요성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공동 발간했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 수돗물 현황과 국민 인식 수준을 리서치한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영국 GWI(Global Water Intelligence)가 조사한 세계 19개 주요 대상 국가 중 한국이 체코, 폴란드, 호주에 이어 4번째로 수돗물 사용량이 많은 국가로 나타났다.

한국의 1인당 물 사용량은 평균 279ℓ로 이 중 가정용이 177ℓ로 63%를 차지했고, 영업용이 70ℓ로 25%, 업무용이 17ℓ로 6%를 차지했다.

특히, 보고서에서는 보편적으로 수도요금이 높은 국가에서 수돗물 사용량이 적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2011년 국내 가정 내 평균 수도요금은 1인 1일 기준 79원 수준으로, GWI 조사 결과 인도, 중국, 러시아에 이어 4번째로 수도요금이 저렴한 것으로 기록됐다.

2011년 상수도 통계에 따르면 한국 평균 수도요금은 619.3원/㎥으로 생산원가 813.4원/㎥의 76.1% 수준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수도요금 현실화율은 2007년 84.4%에서 매년 평균 2%씩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2007년부터 매년 생산원가가 평균 약 25원씩 인상된 반면 수도요금은 약 4원씩 인상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고 풀이했다.

YJ&networks 관계자는 “낮은 현실화율로 인해 수돗물 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의 상수도 부문 부채액은 2011년 기준 1조822억원으로 전년도 1조19억원에서 803억원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단국대 분쟁해결연구센터 전형준 교수는 “한국은 2003년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의 조사에서 1인당 이용 가능한 수자원량이 세계 153개 국 중 129위로서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된다”고 언급했다.

뒤이어 전 교수는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요금체계로 인해 시설 유지, 보수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향후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하는 만큼 수도요금에 대한 의식전환이 필요한 때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