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 김용총재, “중국주도 AIIB, WB와 공존 가능”
김용총재, '개도국 진출기반 강화를 위한 코트라-WB그룹 포럼' 참석
“한국 EPC기업, 밸류체인 높여서 글로벌 디벨로퍼로 도약해야”
(엔지니어링데일리) 이준희 기자 = 한국을 찾은 WB 김용 총재가 중국 주도로 설립될 제2의 ADB ‘AIIB’와 WB의 공존가능성을 전하며, 해외진출 시공 및 엔지니어링업계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5일 코트라에 따르면 World Bank 그룹과 공동으로 5일 밀레니엄 서울 힐튼에서 ‘개도국 진출기반 강화를 위한 코트라-세계은행그룹 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오영호 코트라 사장은 “한국은 개도국에 대한 수출비중이 전체의 2/3 이상이고 해외 투자도 개도국이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며, “인프라, 플랜트 등에서 쌓아온 한국기업의 기술경험과 WB의 금융경험이 만나면 개도국 발전을 위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다”고 언급했다.
문재도 산업부 2차관은 “한국은 세계적인 시공 및 EPC 역량을 바탕으로 세계 플랜트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있으며 최근 개도국 인프라구축에도 기여하고 있다”며, “WB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한국의 개발경험과 노하우를 개도국과 공유하도록 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은 ‘국내 기업의 개도국 진출확대를 위한 MDB의 역할과 국내외 금융 민관협력방안’을 주제로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을 좌장으로 김용 WB그룹 총재, 홍기택 KDB금융그룹 회장, 최계운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김동수 대림산업 대표이사, 전병현 윌비스 대표이사가 패널로 참석했다.
WB 김용 총재는 중국 주도로 설립될 예정인 제2의 ADB ‘AIIB’를 언급하며, 국제금융질서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미국정부의 입장과 달리, 공존할 수 있다고 해석해 눈길을 끌었다. “발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AIIB, BRICs개발은행 등은 WB와 같이 일을 하고 불편하지 않을 선에서 전개될 것으로 본다.”
WB에 대해서는 “한국, 일본 등 출신국가에 따라서 다양한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WB의 모든 작업은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야만 한다”며, “WB로부터 일단 투자가 결정되면 안전과 품질을 인정받아 사실상 프로젝트가 AA등급을 받게 된다”고 언급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일형 원장은 “채권자이자 에쿼티 투자자인 국제금융공사(IFC)가 참여하면 큰 도움이 되겠지만 WB 그룹의 지원을 받으려면 민간업체 입장에서는 그 기간이 길어진다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용 총재는 “IMF 등의 국제금융기구는 1주일에 2~3회 회의를 통해 사업을 진행하는 데 새로운 은행(AIIB, BRICs개발은행)은 이러한 절차를 없앤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어려울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뒤이어, 김 총재는 WB도 행정절차를 좀 더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에볼라바이러스와 관련해 개념에서 실제 자금투입까지 9일만에 마무리했다. 이처럼 비상시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느리다고 지적되는 부분은 개선하기 위해 압박을 가할 것이다.”
이일형 원장은 “EPC 사업자로 알려진 한국기업들이 이제는 사업을 발굴할 수 있는 디벨로퍼로 역할을 확대하고자한다”며, “개도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리스크 매니지먼트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WB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림산업 김종수 대표이사는 “북미,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 중국까지 더해 글로벌 EPC 입찰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수익성도 낮아지고 있다”며, “단순 시공업체로서는 지속적인 성장이 불가능한 만큼 글로벌 디벨로퍼로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개도국 PPP사업이 그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뒤이어 김 대표는 “향후 대림은 토털 밸류체인에 적극 참여해 글로벌 EPC기업에서 글로벌 디벨로퍼로 도약할 것이다”며, “국내 경기도 포천에 1,500MW 복합화력발전의 최대주주인 EPC업체로 참여하고, 호주 밀머랜 석탄화력발전소 지분인수를 통해 글로벌 IPP시장에 진입했다"고 언급했다.
특히 김 태표는 “사업발굴역량을 키우기 위해 개도국의 니즈 파악이 선행돼야한다"며, "대부분 개도국은 전기나 물이 부족한데 장기간 계약을 필요로 하는 이런 사업을 성공적으로 끌고 가려면 PPP사업에 대한 법체계 등 재무, 법률분야 역량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KDB 홍기택회장은 “KDB는 최근 6~7년간 글로벌 PF 경험을 쌓았고 글로벌 PPP 론 마켓에서 인도국립은행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바도 있다”며, “인도네시아의 수력발전과 가스사업 등에 6억5,700억달러를 투자하는 등 해외투자 과정에서 대부분 IFC와 함께 했고 국제투자보증기구(MIGA)의 보증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뒤이어 홍 회장은 “이러한 ECA는 비상업적 리스크를 줄이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뿐만아니라 민간 보험사보다 낮은 보험료로 신용보강을 하게 돼 해외수주지원이 가능해 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포럼에서는 패널 토론에 이어 IFC와 MIGA의 프로젝트 책임자가 연사로 참가해 프로젝트 지원정책과 지원사례를 소개했다. IFC는 개발도상국과 저개발국가에 투자한 민간기업에 대해 자금을 지원하고, MIGA는 정치적 위험에 대한 보증보험을 제공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