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급 실종된 ENG업계, 4년만에 신입공채 불붙어

취업선호도, “신입1위 도화엔지니어링, 이직1위 현대엔지니어링”
인사 담당자, “변별력은 해외경쟁력… 영어·스페인어, 해외인턴십 주목”

2015-10-19     이준희 기자

(엔지니어링데일리) 이준희 기자 = SOC 불황으로 사람을 뽑지 않던 엔지니어링업계에 대리급 실무자가 실종되자, 4년만에 엔지니어링 신입 공채 현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엔지니어링협회는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19일, 20일 양일간 일정으로 ‘2015 엔지니어링 취업박람회’를 개최했다.

이번 취업박람회는 현대엔지니어링, 대림산업, 한국전력기술, 도화엔지니어링, 한국종합기술, 건화엔지니어링, 수성엔지니어링, 문엔지니어링, 세광종합기술단 등 24개 엔지니어링 업체가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 박미례 회장, “지속가능한 성장 위해 신입공채 지속해 인재육성해야”
최근 4년간 대다수 종합엔지니어링사가 경영부담을 이유로 신입사원 공채에 나서지 않자 지난해 도화, 건화, 한종 등 신입 공채를 했던 곳의 취업경쟁률은 150:1에 육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수성 박미례 회장은 “4년간 수성을 포함한 엔지니어링사들이 불황을 이유로 신입 공채를 하지 않다보니 대리, 과장급이 실종됐다”며, “산업이 어려워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인력이라도 뽑았어야 했다”고 답했다.

특히 박 회장은 “올해는 8~10명의 신입사원을 뽑을 계획이며 대학의 간판보다 대학 4년과 8번의 방학에 어떻게 자기개발을 했는지를 보고 있다”며, “일반 아르바이트가 아니라 실무에 도움이 되는 경험여부가 중요하고 마주했던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는가를 주목한다”고 강조했다.

도화 인사담당자는 업계불황을 인정하면서도 매년 50명정도의 신입사원을 지속적으로 선발해왔다고 강조했다.

인재상에 대해 도화 관계자는 “학교나 학점은 기본 이상이면 되고 자격증 또한 대다수가 토목기사를 가지고 있어서 변별력이 될 수는 없다”며, “해외수주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만큼 영어실력이 가장 중요한 잣대며 페루 메트로사업에 필요한 스페인어 전문가도 뽑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엔지니어링 또한 외국어실력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 인사담당자는 “PQ입찰에 도움되는 정보통신기사나 기술사 등 자격증을 선호한다”면서도, “해외수주비중을 높이고 있는 만큼 영어실력이 뒷받침되는 인재를 원한다”고 말했다.

문 측은 최근 LG CNS와 콜롬비아 IDB사업을 공동컨설팅 하는 등 MDB와 같은 untied 수주 확대에 나섰다. 문 관계자는 “현재는 콜롬비아 스마트시티 사업을 KSP로 하고 있는데 수출입은행이 무상원조하고 IDB가 차관지원을 하는 형식이다”라며, “영어와 함께 스페인어 통역번역 전문가도 필요한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한전기술은 고스펙자가 아닌 자신만의 기술력있는 인재를 선호한다. 한전기술 인사담당자는 “한전은 송배전, 한수원은 기계일반 등의 분야에서 폭넓은 지식을 지닌 인재가 유리하다면, 한전기술은 깊이있는 인재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구체적으로 “취업준비생들은 기사자격증 정도만 있으면 입사경쟁이 가능하고 서류전형보다는 실무면접에서 5~6명의 기술자들이 수많은 질문을 통해 팀과 협력이 잘 될 수 있는 기술력있는 인재를 뽑는다”고 설명했다.

대림은 현대ENG과 함께 가장 많은 취업준비생이 문의를 했다. 대림 인사담당자는 “토익, 기사자격증은 사실상 기본 스펙이다”라며, “해외인턴, 플랜트실무교육 등 실제업무와 유관한 훈련을 한 인재가 있다면 도전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 취업준비생의 고뇌, “서류제출 30~40개, 통과는 고작 2~3개”
4년만에 신입 공채에 활발히 나선 업계와 달리 취업준비생들은 “여전히 취업은 바늘구멍에 낙타들어 가기”라는 입장이다. 30~40개 원서를 내면 서류전형 통과는 2~3개에 그치는 실정이다.

취업준비생들은 원하는 기업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가을에 취업이 안되면 더 준비해서 내년 봄에라도 다시 도전해야한다고 했다.

단국대학교 토목과 취업준비생은 취업 1순위로 도화와 현대ENG을 꼽았다. 이유에 대해 그는 “굳이 공기업에 취업하고 싶지는 않다. 토목은 결국 경력과 실력이 중요한데 도화나 현대ENG처럼 규모가 큰 기업에서는 다양한 프로젝트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뒤이어 그는 “중남미 니카라과를 1년 다녀왔다. 도화가 상하수도를 하고 있어서 관심있는 지역이다. 도화 공채에 원서를 냈는데 떨어지면 영어, 스페인어를 더욱 준비해 내년 상반기에 또 도전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번 취업박람회에는 재직자들의 구직모습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서울대학교 토목과를 졸업한 해양플랜트 분야 4년차 엔지니어는 인터넷으로 박람회 정보를 듣고 현장을 찾았다. 그는 “현대ENG이 이직 선호 1순위며 연봉이나 근무강도 등 궁금한 것을 상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취업박람회에서 참여한 기업들은 현장에서 인사 담당자가 1:1 면접을 실시하며 약 160여명을 공개 채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