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님비 핌비 짬뽕

2016-04-21     정장희 기자

 
  ▲ 정장희 기자
(엔지니어링데일리)정장희 기자= 20일로 예정됐던 서울~세종간 고속도로 전략환경평가 강동구 주민설명회가 구민들의 반대로 좌초됐다. 이번 설명회는 시작전부터 강동구의 전면적 반대에 부딪혔다. 주민공청회를 하려면 장소가 필요한데 강동구와 구의회가 합심해 관공서 건물의 대관을 원천차단했다. 어렵게 민간업체 장소를 임대하니까 시의원과 주민대표가 대관을 취소하라고 압력까지 행사했다는 것.

정부의 공식행정 절차에 지자체가 방해행위를 한 것에 대한 위법성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강동구의 반대 이유가 좀 이상하다. 고속도로 건설은 반대지만 굳이 건설을 하려면 지하철 9호선을 연장시켜달라는 것. 이 이야기는 "너와 결혼하고 싶지 않지만, 굳이 나와 결혼하려면 강남에 30평 아파트를 구해오렴"과 뭐가 다를까,

게다가 서울~세종간은 도로공사가, 지하철9호선은 서울시가 주무관청이다. 각기 다른 주체세력에 민원을 내는 것도 아리송한 일이다.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도로공사에게 지하철건설을 해달라는 것 아닌가. 지하철은 1KM당 1천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대규모 SOC사업이라고 볼 때 연장에 소요되는 재원만 6~7조원에 달한다. 용인경전철이 한방에 용인시 재정 파탄을 일으키는 마당에 지하철건설을 고속도로건설의 반대급부로 해달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지하철9호선이 타당하다면 지하철만의 사업타당성을 서울시와 따지고, 지금은 한국도로공사와 서울~세종 고속도로의 환경문제를 따져야 하지 않을까.

강동구의 서울~세종간과 지하철9호선 민원은 현대사회의 지역이기주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고속도로에 대해선 NIMBY-Not In My BackYard를, 지하철에 대해선 PIMFY-Please in my front yard를 외치고 있는 것 아닌가. 내가 좋아하는 것만 하고 내가 싫은 건 하지 않는 것은 5살 어린애와 다르지 않다.

2010년 경기도시자사 선거 후보토론회에서 김문수 후보는 "유 후보는 경기도 규제완화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데 도지사로서 그럴 수 있느냐"고 묻자,

유시민 후보는 "우리 모두가 자신의 이익만을 따지면 대한민국은 만인이 만인에 대해서 늑대와 같이 투쟁하는 상태가 된다. 표가 다 떨어진다고 해도 국가균형발전 속에서 경기도발전을 추구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