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종합기술 박정희 CFO, 민자시장-금융실행 No!, 금융 품어야 '성공'

2018-12-10     이명주 기자

(엔지니어링데일리) 이명주 기자 = 국내 민자사업은 부족한 정부 재정을 대체해 SOC(사회간접자본)을 진행할 수 있는 대안사업이 될 것으로 예상되어 왔다. 그러나 민자사업을 보는 부정적인 인식, 부족한 역량 등으로 필요성에 비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30년간 NH농협증권, KB투자증권 등 금융업을 경험한 한국종합기술 박정희 CFO(Chief Financial Officer)를 통해 현재 금융권이 보는 국내 민자시장의 현상황, 앞으로 전망에 대해 들어 보는 동시에 그를 통해 한국종합기술이 향후 민자시장에서 어떻게 차별화를 보일 수 있을지에 대한 시간을 가졌다.

▼민자시장에서 CI(Construction Investment, 건설적투자자)와 FI(Financing Investment, 재무적 투자자) 차이는 무엇이라 생각하며, 일반적인 인식이 좋지만은 않은데 이를 바꿀 해법은 무엇이라 보나
- 국내 CI 주도 사업은 기존 국내 민자시장에서 주축이 되며 상당한 경험을 쌓아온 것이 최대 강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출자사가 예측 가능한 위험부담요인비용을 모두 사업비에 반영함으로써 사업성이 결여됐고, 발생할 수 있는 금전적 문제는 높은 사용료로 이어지며 민자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낳는 결과를 만들었다.
반면, FI 주도사업은 국내에서 경험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기획 및 설계, 재정적 투자, 운영, 시공에 대한 역할분담이 나눠져 있어 위험요인을 분산할 수 있고 비합리적인 사용료가 발생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민자시장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해서는 합리적인 사업비를 통한 합리적인 이용료 도출만이 해법이라고 본다. 이에 빠르게 변화하는 민자사업에 대한 새로운 기법, 방안 등을 구상해 이용자들의 요구를 정확하게 맞출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만이 인식을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최근 진행 중인 민자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앞으로 인식을 좌우할 분기점이 될 것이라 본다.

그럼 향후 민자시장에서 주도권 향방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는지
- 선진국 시장을 보더라도 재정사업보다 민간투자사업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성장을 지속하는 한 민자사업에 대한 수요와 비중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전과 같은 사업운영 방식을 이어갈 경우 발주자, 운영자, 시행자, 이용자 모두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에 대대적인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향후 이러한 변화는 시장 주도권을 FI가 CI로부터 가져오면서 큰 변화를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FI 중 민자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곳이 많은지 그리고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많은지
- 그동안 대부분 금융투자사들이 부동산 민자시장을 기반으로 경험을 쌓아왔다. 여기에 일부 신재생 사업을 이용 해외 시장에서 민자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에는 투자 방향을 잡지 못한 자금이 생각 밖으로 많이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형성된 PF(Project Financing)이 약 200여개가 넘게 있다.
문제는 아직까지 SOC 민자 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 및 이해도, 신뢰도 문제로 대부분 부동산 시장 투자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엔지니어링 업계가 수익성을 갖춘 새로운 사업을 발굴,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상당량의 PF를 산업으로 유입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향후 국내 민자사업 업체들이 어느 수준까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 현재 국내 기술력에서는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원가경쟁력에서 해외 업체들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해외 프로젝트를 운영시 원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국내 인력 조달을 해야 할 것이냐 아니면 현지 인력을 고용해 사업을 진행할 것이냐, 재원조달은 어떻게, 누가 진행할 것이냐 등 프로젝트 관리에 대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업체들에게는 이러한 사업운영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100점 만점으로 환산할 경우 기술력에서는 70-80점 이상을 획득할 수 있는 반면, 프로젝트 운영에 대한 점수는 사실상 40점 미만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운영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는 것이 해외 진출을 위한 관건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민자업계 내에서는 한국종합기술이 경영구조상 이유로 민자시장에서 크게 두각을 보이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 오너기업은 결정구조가 단순해 일처리 속도가 빠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오너가 일방적으로 진행될 경우 잘못된 판단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체계적인 관리와 책임소재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사업주가 보수적인 경영할 경우 한정된 투자사업을 할 수밖에 없다.
반면, 한국종합기술은 국내최초 종업원 지주 엔지니어링사로 전환된지 1년밖에 안됐지만 오히려 결정 구조가 수평적으로 형성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생각한다. 물론 수평적 의사결정 구조가 잘못될 경우 오히려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단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다양한 생각을 사업에 반영할 수 있어 새로운 민자사업은 찾는데 오히려 강점이 될 것으로 본다. 아울러 위험이 발생할 경우 다양한 검증을 받을 수 있어 시장 신뢰도도 높일 수 있다 생각한다.

그럼 앞으로 한국종합기술이 추진하는 전문화 방안은 그동안 엔지니어링 또는 건설업계가 추진했던 방식과 어떠한 차별화가 있는가
- 그동안 민자사업시 제안, 설계, 시공, 운영, 금융 등을 기술엔지니어들이 도맡아 진행했다.
문제는 이들 대부분이 기술 엔지니어들로 구성되다 보니 FI 시장에 대한 이해도와 신뢰도 구축에 어려웠고, 기술 전문분야에 대한 집중력도 낮아지는 단점이 발생했다.
한국종합기술의 긍융권 출신 CFO 체제가 안정적으로 안착될 수만 있다면 엔지니어는 보다 전문적인 업무를 진행할 수 있는 동시에 체계적인 금융전략을 세워 재무적 투자자는 보다 합리적인 투자를 이어갈 수 있는 중간자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그동안 국내 FI는 1금융권이 직접 담당했다면 최근에는 직접적인 위험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민자시장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금융그룹내 증권사들을 FI 투자자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따라서 증권사에서 30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활용한다면 증권사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무엇이든지 첫단추를 꿰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종합기술이 민자사업 중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할 분야가 어느 곳이라 생각하는가
-그동안 국내 SOC 민자사업은 대부분 도로 및 철도, 항만 등 특히 대형 사업에서는 CI 중심으로 사업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GTX-A라는 대형 사업이 FI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CI와 FI 가 주도권을 갖기 위한 과도기적인 시황을 마주하게 됐다 생각한다.
FI가 민자시장에서 주도권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추가 발주되는 대형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현재 시황으로 봤을 때 위례-신사, GTX-B, C라인 등 철도 분야가 가장 근접하게 가시권에 들어왔다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종합기술 역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대형 사업에 대한 사업권 확보가 필요한 만큼 당장 가시권에 들은 사업부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후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도로, 하수도를 포함한 환경플랜트 등도 순차적으로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신사업 찾기도 병행해 나갈 것이다.

▼ 앞으로 한국종합기술에서 CFO직 수행에 대한 각오를 말해달라
- 한국종합기술은 엔지니어링사이지만 시장의 변화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아직까지 잠재력을 100% 꺼내 놓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으며 기존 금융권에서 쌓아온 경험을 엔지니어링과 접목시켜 잠재력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