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이 2,000억원 생산하는 PMO, 시공 10개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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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이 2,000억원 생산하는 PMO, 시공 10개보다 낫다
  • 조항일 기자
  • 승인 2019.07.22 15:1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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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Top 20개 엔지니어링사, 수천억 '이문' PMO 독점
관계자들 "시공사-엔지니어링사 뒤집힌 국내에서는 활성화 한계" 우려

(엔지니어링데일리)조항일 기자=최근 '팀코리아'가 페루 친체로 신공항사업을 PMO방식으로 수주한 가운데 해외 수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 제도 정착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6일 정부와 엔지니어링업계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 도화엔지니어링, 건원엔지니어링, 한미글로벌 등으로 조성된 팀코리아는 G2G 방식으로 발주한 페루 친체로 신공항사업을 약 350억원 규모에 수주했다. 이는 민관이 함께한 공항분야 최초의 PMO 방식 수주다.

PMO는 발주처 대신 사업의 계획단계부터 일괄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PMC의 전문가 집단을 말하는 것으로 PMC와 같은 의미다. 대부분이 기술력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 발주하는 방식이다. 이번 친체로 공항 사업도 팀코리아가 계획단계부터 운영관리까지 원스톱으로 맡는다.

PMO 방식으로 발주된 대표적 성과물은 현대 기술의 정점으로 알려진 아랍에미레이트의 '부르즈 칼리파'가 있다. 우리나라에는 2009년 완공된 인천대교가 대표적이다.

이번 PMO 수주는 진정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엔지니어링분야에서 실적을 쌓았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PMO와 같은 수익극대화형 사업에서는 실적이 전무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국 컨설팅 기업인 서플하이에 따르면 지난 2017년말 기준 글로벌 PMO 시장 규모는 약 28억달러(약 3조원) 규모로 향후 40억달러까지 거대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비해 국내에서도 향후 PMO 방식의 발주를 늘려 경험과 실적을 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용구 도화엔지니어링 해외영업부 본부장은 "건당 수천억에 달하는 PMO 발주 사업의 경우 벡텔이나 AMEC 등 세계 톱 20위안의 엔지니어링사들이 독점하고 있다"며 "당장 이 차이를 좁히기는 어렵지만 정부차원에서 일정부분 PMO 방식 시범사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MO사업의 핵심은 고효율에 있다. 실제 부르즈칼리파 수주 당시 시공사로 입찰에 참가한 삼성물산은 4억6,000만달러(약 5,400억원)를 벌었다. 해당 사업의 PMO 컨소시엄 주관사였던 네덜란드의 아카디스(영국 디지존스앤파트너스+미국 터너)는 2억달러 규모에 수주했다.

규모만 보면 삼성물산이 월등히 앞선다. 그러나 삼성물산의 경우 투입 인력이 1만여명으로 1인당생산성이 약 4만6,000달러였던 반면 아카디스 컨소시엄은 약 100여명만 투입돼 1인당 생산성이 200만달러에 달했다.

단순히 1인당생산성만 높은 것이 아니다. PMO사로 선정될 경우 시공사는 물론 계약에 따라 사후 운영관리 등 업체 선정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PMO사업을 수주하게되면 국내 기업들에게 그만큼 기회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김 본부장은 "PMO 방식으로 사업을 수주하게 되면 이후 시공이나 운영관리 등 업체 선정에 있어서 사실상 우리기업들의 참여를 넓힐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며 "이번 친체로 공항 사업의 PMO 규모는 350억원이지만 5,000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시공권을 우리기업에게 기회를 줄 경우 국가적 차원에서는 5,300억원짜리 사업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특히 국내 건설산업의 구조가 엔지니어링사가 아닌 시공사를 중심으로 돼 있어서 이를 뒤집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B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PMO 방식의 경우 컨설팅사(엔지니어링사)가 시공사를 선택할 수 있는데 현재 국내 건설업계의 정황상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시범사업 발주도 시공사들의 반발때문에 이 마저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국내 발주처의 의식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 발주처의 경우 PMO 방식의 사업진행을 자신의 권한을 빼앗긴다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현재의 국가계약법이 단계별 발주로 하게 돼 있는데 PMO 방식의 경우 통합 발주할 수 있는 제도적 정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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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2019-07-26 10:23:42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실제로 국내 업계에서는 프로젝트 매니지먼트에 대한 인식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국내 발주처나 시공사들은 말할 것도 없고, 엔지니어링 업계에서조차 별도의 전문적인 PM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죠. 그러니 PMO를 수행할 조직 자체가 생겨나지를 못하고 있고요.

미국/유럽은 고사하고, 중국/인도에도 밀리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국내 발주처들, 특히 정부기관의 통합발주를 위한 제도적 정비가 시급한데, 과연 이 정부에서 그게 가능할지 의문이군요.

설계인 2019-07-22 18:41:13
PMO를 띄워주기 위한 기사라고 하지만..
비교를 하려면 같은 기준선상에 놓고 비교를 해야죠..
시공분은 수익금..
PMO는 수주금액....
수주금액이 전체가 수익금이 되는건 아니잖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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