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소되는 SOC 한국이나 일본이나 마찬가지…“해외경쟁력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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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소되는 SOC 한국이나 일본이나 마찬가지…“해외경쟁력이 관건”
  • 정장희 기자
  • 승인 2012.04.16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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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부성 장학금으로 일본유학 24년간 일본엔지니어링 종사
수주 20%를 해외에서 따내는 일본ENG사의 최대 경쟁국

▲ 이상균 다산컨설턴트 해외사업부 상무
“90년대 일본 엔지니어링산업은 철저한 담합구조와 영업력에 의해 운영됐습니다. 여기에 경쟁입찰 방식보다는 대형사에게 수의계약 형태로 일감을 몰아주다보니 독점적 시장지배력이 생겨났습니다.” 일본 야치요엔지니어링에서 15년간 근무한 이상균 다산컨설턴트 해외사업부 상무는 한국과 일본의 엔지니어링산업 체계는 상당부분 유사하다고 설명한다.

▶ 90년대를 풍미한 담합, 지금은 소멸
내가 한번 먹으면 다른 회사도 먹는 구조로 담합에 참여하는 일본의 엔지니어링사들은 ‘신사적’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담함과정이 견고하고 깨끗했다. 이러한 담합관행은 미국의 시장개방 압력과 엔지니어링사가 정치인에게 제공한 뇌물스캔들이 터지면서 지금은 거의 자취를 감췄다.

“EDCF나 KOICA에서 발주되는 해외진출사업의 경우 한국은 다수의 업체가 입찰에 참가해 저가 투찰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정반대로 상위 업체를 지명해 수의계약을 하는 형태입니다. 예를 들면 예전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ODA 프로젝트만 해도 일본공영, 퍼시픽컨설턴트 야치오엔지니어링 등 상위3개사에게만 기회가 주어줬습니다.”

담합구조는 대부분 깨졌지만, 진입장벽은 여전히 높다. 실제 특수해석이 필요한 고난이도 설계의 경우 발주처는 대형사에게만 지명경쟁을 시키고 있다.
비용보다 구조적인 안정을 추구한다는게 일본 발주청의 논리지만, 신규회사의 시장진입을 원천 차단하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계약방식도 수의계약이 지배적으로 사업비는 일명 돈부리칸죠-사발계산식의 주먹구구로 책정한다. 즉 일본의 엔지니어링사는 낙찰률보다는 설계비 상승에 영업력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

▶ 어려운 시절, 문부성 장학금으로 일본행
이 상무는 동아건설 재단인 대전 동아공고를 81년 졸업했다. 대부분이 어려웠던 그 시절 이 상무는 일본 문부성에 제공하는 장학금으로 나가오카 과학기술대 건설공학과에 입학해 석사과정까지 마쳤다. 이후 업계 3위인 야치오엔지니어링에 입사해 지하구조분야에 근무했다. 이 상무는 24년을 꼬박 일본에서 거주하며 엔지니어링산업을 접했고, 2005년 귀국했다.

“우리나라는 엔지니어링사보다 시공사를 더 선호하는 측면이 있지만, 일본은 화이트칼라 이미지의 엔지니어링사가 이미지도 좋고, 연봉도 높습니다. 특히 기술력과 설계부분을 중시하는 일본의 풍토에서 긍지를 가지고 일할 수 있었죠. 현재 근무하는 다산컨설턴트의 사풍 또한 기술력을 우선시하기 때문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는 엔지니어링의 해외진출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기술력을 길러 보다 고부가가치 프로젝트에 도전할 것을 주문한다. 우리 엔지니어링 업계의 임금이 일본과 큰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 단순설계로 접근한다면 경쟁력이 없기 때문. 결국 기술력을 키워 고난이도 프로젝트에 도전하거나 프로젝트파이낸싱을 통해 사업을 개발하는 방식이 채용되야 한다는 것이다.

“2005년까지 일본엔지니어링사는 매출의 10%을 해외에서 수주했습니다. 하지만 한국과 마찬가지로 국내 SOC사업의 발주가 축소되면서 최근에는 해외수주를 20%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국과 함께 세계시장에서 최대 경쟁국인 우리나라는 일본에 비해 기술력과 자본력이 열세라고 생각합니다.”
이 상무는 엔지니어링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저임금의 중국과 기술력의 일본을 이겨낼 우리만의 경쟁력을 찾아야 한다며 한국이나 일본은 인프라 구축이 정점에 달했기 때문에 해외진출 없이는 경쟁력을 갖출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사작성일 2011년 9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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