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상대 없는 중남미 시장, 한국의 新 캐시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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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상대 없는 중남미 시장, 한국의 新 캐시카우
  • 조항일 기자
  • 승인 2019.11.20 17: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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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발 PMO, 인접국가 확산 가시화
글로벌 엔지니어링사, 스페인이 유일

(엔지니어링데일리)조항일 기자=중남미 시장이 한국의 새로운 먹거리 창출 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0일 엔지니어링업계에 따르면 공항공사와 도화엔지니어링 등 한국기업으로 조성된 팀코리아는 최근 페루 정부가 발주한 친체로 신공항 PMO 사업을 수주했다.

국내기업으로는 최초의 공항분야 PMO 수주다. 총 5,300억원 규모의 사업 중 PMO금액은 350억원 정도로 전체 프로젝트의 약 7% 정도에 불과하지만 발주처를 대행하는 PMO인만큼 영향력이 막강하다.

이번 수주는 EPC로 대표되는 레드오션 분야에서만 외화벌이를 해오던 한국에게 그 의미가 남다르다. 그동안 PMO시장은 상위 일부 글로벌 엔지니어링사들이 독점해왔기 때문이다.

물론 자금력이 막대한 중동은 전세계 최대의 SOC 해외시장이다. 여전히 국내 기업들은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번 수주 한건으로 한국이 단숨에 글로벌 엔지니어링 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하는 것은 다소 비약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동 PMO시장은 글로벌 엔지니어링사가 공유하는 제도를 바탕으로 수주전이 펼쳐지고 있어 복잡하고 고도화 돼 있다"며 "경험이 부족한 국내 기업이 뛰어들었다가는 사실상 필패"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페루에서의 PMO 수주는 분명 시사하는바카 크다. 페루는 지난 2017년 2019 리마 팬아메리칸게임과 이번 친체로 신공항까지 연달아 PMO로 발주하면서 향후에도 같은 형태의 발주가 이어질 것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실적이 수주에 결정적인 열할을 하는만큼 이번 친체로 신공항 사업은 향후 페루 정부의 PMO 발주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추측도 나온다.

김용구 도화엔지니어링 해외본부장은 "향후 페루에서 발주되는 사업이 줄줄이 PMO로 나올 것이라는 소문이 있다"며 "수년 안에 한국의 발주량을 넘어설지도 모를만큼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페루발 공항 수주는 인접 국가로 입소문이 퍼질 경우 향후 중남미 시장 전체에 PMO 발주 열풍을 몰고 올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정치적으로 혼란을 겪으며 인프라 사업이 정체돼 왔던 중남미 국가들인데 이제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 같다"며 "정치적으로 안정만된다면 중남미도 동남아 못지 않은 주요 시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남미 시장이 한국의 해외수주에 유리한 결정적 이유는 또 있다. 바로 경쟁국가가 다른 지역에 비해서 한정적이라는 것.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중남미 시장은 같은 언어권인 스페인의 독주가 이어져 왔다. 다수의 글로벌 엔지니어링사를 보유한 미국과 일본도 정치적, 제도적 문제로 들어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스페인만 넘어선다면 중남미 PMO 시장은 물론 엔지니어링업계의 새로운 수주 텃밭이 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실제 이번 페루 친체로 신공항도 스페인 업체를 제치고 이뤄낸 성과다.

김 본부장은 "해외기업들과 국내 엔지니어링사의 문화적 차이가 발주처를 매료시킨 부분이 있다"며 "해외기업들이 철저하게 계약서 위주의 프로젝트 수행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국내 엔지니어들은 계약서에 없는 발주처의 요구사항을 웬만하면 들어주는 유연성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스페인의 독주 속에서 기술력으로 전혀 밀리지 않는 한국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라며 "점수에 보이지 않는 정밀하고 세밀한 점에서 한국에 큰 호감을 가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이러한 중남미 열풍을 속단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한 엔지니어링사 해외본부장은 “글로벌 엔지니어링사들이 왜 쉽게 진입하지 않는지 잘 따져볼 필요가 있다. 프로젝트 발주를 위해서는 결국 돈"이라며 "중남미가 향후 SOC시장에서 큰 잠재력을 지닌것은 맞지만 현금 유동이 원활하지 않거나 공적원조가 제한적이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급변하는 정치상황도 아킬레스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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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합니다 2019-11-25 10:46:13
시효를 날린 도화가 자랑스럽지만, 한편으론 걱정도 되네요
미국, 일본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회사들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건 날카로운 지적이네요. 다 이유가 있겠죠...
잘 헤쳐나가서 업계의 순풍을 가져다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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