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바다 밑에 길을 만든다-세계하·해저터널-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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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바다 밑에 길을 만든다-세계하·해저터널-4편>
  • 정장희 기자
  • 승인 2012.12.20 1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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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터널, 하나의 길로 전세계를 묶는 연결고리
상상을 실제로 대륙간 해저터널 논의 활발

 
3번에 걸쳐 연재된 '바다 밑에 길을 만든다-세계하‧해저터널'을 통해 전세계의 해저터널의 현황과 공법에 대해 알아봤다. 이번 연재는 삼보기술단이 제작한 Subaqueous Tunnel in World를 기초로 기사를 작성했는데, 연재 막바지에 다다르며 기자는 해저터널 활용이 인종, 이념, 종교를 넘어서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자료출처:삼보기술단)

사실 기자는 World Express 노선도를 짜고자 구글어스를 몇날며칠 들여다봤지만, 도저히 감당이 되지 않아 포기하고 말았다. 기술적인 검토가 없는 노선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때문에 대륙간 연결을 중심으로 World Express를 생각해보기로 한다.

▲ 세계 하·해저터널 추진 프로젝트
▶지브롤터 터널, 아프리카-유럽 연결=지중해로 들어가는 관문인 지브롤터는 스페인과 모로코사이에 위치했다. 최단거리는 스페인 타리파와 모로코의 케이프시레스를 잇는 14㎞ 구간이지만, 이 지역은 최대 수심이 900m에 달하는 데다 물살과 바람이 강해 해저터널 건설지 후보에서 제외됐다. 현재 확정된 구간은 수심 100~300m의 푼타팔로마~케이프말라바타로 해저연장만 28km, 총연장은 39km에 달해 사업비가 100억달러 이상, 공사기간도 20년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지브롤터터널은 300m에 달하는 깊은 수심 때문에 교량건설이 어렵고, 강한물살로 인해 침매공법이 불가능하다. 대안은 TBM 및 NATM방식의 해저굴착터널이 거론되고 있다. 스페인과 모로코 양국은 2004년 지브롤터터널 건설을 합의했다. 2006년 스위스 롬바르디 엔지니어링이 13개 컨소시엄을 제치고 컨설팅업체로 선정됐다. 사업구간은 1㎡당 약 500t의 수압과 이로 인한 배수 그리고 지진에 대비한 설계안을 도출해야 한다. 하지만 이보다 재정파탄으로 인해 실업률이 30%에 육박한 스페인의 현상황을 비춰볼 때 지브롤터터널 건설은 요원한 상황이다.

▶베링해협터널, 러시아-미국 연결=베링해협은 하늘에서는 소련 전략핵폭격기 TU-95와 미국의 요격기가 신경전을, 빙하아래에서는 양국의 핵잠수함이 소리없는 전쟁을 펼쳤던 냉전의 최전선이었다. 불편할 정도로 가까운 85km의 해협구간이 냉정시대에는 독이었다면, 현시점에서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통로로 주목받고 있다.

▲ Bering Strait Tunnel
베링해협터널은 러시아 Cape Dezhnev와 미국 Cape Prince of Wales 사이에 연장 85km의 터널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이 터널의 건설은 이념, 인종, 문화, 종교의 벽을 허무는 대규모 사업으로 이미 러시아터널협회, IBSTRG(베링해협 터널 및 철도그룹)이 초기타당성 조사를 수행한바 있다. 최근에는 프로젝트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하는 등 건설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북극에 인접한 베링해협은 연중 절반이 밤이 지속되고, 겨울철 영하 20~50도까지 떨어진다. 여기에 강풍까지 고려한다면 교량은 부적절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하지만 바람차단막과 전구간에 열선을 시공한다면 불가능하지 않다는 아이디어도 제출됐다. 이밖에도 베링해협 중간에 위치한 다이어미드섬과 인공섬을 건설을 통해 해저도시를 건설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 인공섬 조감도

▶한중, 한일, 제주터널-한국 다각도 장대해저터널 논의=우리나라도 한중터널, 한일터널, 제주터널도 등 대규모 해저터널이 논의되고 있다. 각 사업별 연장은 호남~제주터널 167km, 한일터널은 146km, 한중해저터널은 320km로 3가지 중 한 가지만 실현돼도 전세계 해저터널 역사를 새로 쓸 정도로 대형 프로젝트다.

▲ 한중 해저터널 예상도
물론 모든 국가간 대형프로젝트가 그렇듯 3개 해저터널도 정치, 경제, 군사적 이유 등으로 인해 타당성조사 단계에서 머물고 있다. 하지만 해중터널 방식으로 태평양으로 횡단하는 계획까지 마련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국내 엔지니어들은 발주청의 압박과 고용불안 속에 SOC고유의 창의력을 내지 못하고 있다. 어린시절, 과학상상화를 그리며 꿈꿨던 거대 엔지니어링 프로젝트를 현실화하는게 현시대를 살아가는 엔지니어들의 사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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