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 혁신으로 Global EPCM의 옷을 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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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 혁신으로 Global EPCM의 옷을 입다
  • 정장희 / 이준희 기자
  • 승인 2013.01.1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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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속 공종 다각화 이뤄… 구조조정, 사람이 재산인 업계엔 최악의 수
고비용, 저효율의 PQ 등 현행시스템 Global Standard 수준으로 개선해야

[인터뷰] 한국종합기술 이강록사장

SOC 수주난이 지속되고 있지만 플랜트를 비롯한 포트폴리오다각화와 가치경영을 실현하는 한국종합기술은 ‘엔지니어링업계의 이노베이터’로 앞서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이강록 사장을 직접 만나 전문경영인으로서 지속하고 있는 그만의 혁신비법, 경영철학, 관리전략을 소개하고, ‘21세기 초인류 Global EPCM 기업’이라는 자사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소개한다.

▲ 한국종합기술 이강록 사장
 

- 작년 수주실적을 보면 한종처럼 전문경영인이 있는 업체들이 비교적 선전했다. 전문경영인과 오너간의 리더십의 차이가 있다면.
의사결정의 합리성, 투명한 경영, 정보의 공유 등을 꼽을 수 있다. 오너의 말 한마디에 임직원의 의욕이 꺾인다면 이는 오너십의 독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 반해 모두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컨센서스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구체적인 민주적 의사결정 절차를 거친다. 일단 안건이 발의되면 원로, 본부장 등 임원 약 20인으로 구성된 전문가 집단인 경영전략위원회에 상정한다. 이렇게 결정된 사안은 전 직원이 공유한다. 의견의 일치, 공감대 형성을 전제로 하는 bottom up 방식이 top down 보다 안건의 실현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이런 한종만의 관리시스템은 상당히 선진화 되어있어 타 엔지니어링사가 벤치마킹하는 사례도 있다.

재작년 한종은 기업공개와 함께 코스피에 단 한번에 상장됐다.  이는 투명한 관리를 지속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건설경기 불황속에서도 한종이 거듭 발전하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원동력을 꼽자면 한종 만의 ‘혁신시스템’을 들 수 있다.

- 업계에서 혁신전도사라는 별명이 붙었다. 대표적 혁신사례를 소개한다면.
현실에 안주하려는 인간의 본성을 고려하면 혁신은 생활화, 체질화하는 것이 어렵다. 따라서 먼저 ‘의식개혁’을 이뤄야한다. 임직원 각자가 프로의식을 갖고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자기완성을 해야 한다. 개인의 발전이 회사의 발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또한 혁신은 자전거 페달을 밟는 것과 같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체적으로 우리는 기술혁신을 위해 건설엔지니어링사 중 유일하게 ‘기술페어’를 개최하고 있다. 또한, 기술력이 생명인 엔지니어링의 특성상 제야의 업체들과 특허, 실용신안, 신기술 등 독보적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공동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한종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국가적 과학기술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 불황이 지속되며 다른 오너들은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내년도 발주물량을 미리 예상해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엔지니어링은 대략 70%가 인건비로 지출되는 기술집약형 산업으로 구조조정은 최후의 순간에 불가피하게 취해야 하는 최악의 처방이다. 따라서 존립기반이 위태로울 때 해고보다 고통분담 차원에서 해고 대상자의 임금을 회사 전체인원으로 나눠 반영해 임금인하 및 동결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해고라는 선택을 하다보면 해당자의 생산성이 없어지게 돼 회사의 생산성도 낮아지게 된다. 그러다보면 경쟁력과 수익 악화가 진행돼 회사가 도태될 확률도 높아진다.

- 한종이 철도를 제외한 대부분 공종에서 2~3위 등 순위권 안에 있다. 의도한 경영기법인가.
그렇다고 볼 수 있다. 부서별 책임경영제를 실시 중이다. 매달 각 부서별 실적집계가 나오니까 적자부서는 흑자부서에게 기생해서 살아간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러다 보니 자발적으로 수주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부서별 경쟁이 이뤄진다. 또한, 분기별로 경진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업무개선, 경비절감 등 다양한 아이템을 통해 업무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인 사례 등이 발표된다. 개인적으로 ‘수주는 발바닥이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전문경영인으로서 7~8년 정도 부서별 경영성과 발표 및 공유를 이끌며 직원들에게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의식을 심어줬다고 본다.

- 최근 건설엔지니어링사가 해외에서 EPC, PMC 등을 직접 주도하는 사례가 종종 발견된다.
그것이 우리가 궁극적으로 가고자 하는 방향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파이낸싱이라고 본다. 프로젝트 총액규모가 6~7000억이기 때문에 시공사나 금융사를 끼고 파이낸싱하지 않으면 답이 없다. 그러나 영세한 상황에 처한 엔지니어링사 대부분은 은행보증을 요구해봐야 들어줄 곳이 거의 없다. 이는 볼륨을 키워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설계, 감리 등 인건비 장사만으로는 부가가치가 적어 EPC로 시급히 전환해한다고 본다. 궁극적으로는 수요를 창출하는 주체가 돼야만 한다. BECHTEL, FLUOR DANIEL, AMEC 등이 한종이 추구하는 롤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 이는 한종의 비전 ‘21세기 초인류 Global EPCM 기업’과 직결된다고 본다.
작은 규모지만 사내 Plant 본부에서 소규모 EPC를 주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최근 진행 중인 550㎿ 규모 LNG 열병합 복합발전소 설계 실적 3건이 연말에 나올 예정이다. 이를 근거로 향후 국내외적으로 유사 프로젝트를 발주해 시공 및 투자 역량이 있는 국내외 유수 EPCM 기업들과 조인트 벤처를 구성할 수 있다고 본다. 이처럼 단순 건설엔지니어링, 설계, 감리를 탈피한 복합적이고 고부가가치가 있는 EPCM으로 가야한다.

또한, EPCM에서 Maintenance을 주목해야 한다. SOC의 생애주기를 고려하면 건설보다 유지관리가 전부라 할 정도로 파이가 커 유지관리비는 당연히 흡수해야한다. 금액은 작아도 매년 건당 5억이 남는다면 10건 이상 수행할 때 회사의 한 포트폴리오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외국처럼 설계, 시공이 합쳐졌으면 가능할 수 있겠지만 국내시장은 분리됐다.
1991~2년에 주목받았던 종합건설업면허제도를 시행하면 가능할 수도 있다. ‘EC화’ 'Engineering Construct 화'라는 솔루션이 업계의 첨예한 대립으로 실행되지 못했다. 업면허제도를 전면적으로 대폭 개선해야할 때가 온 것이다.

국내사정은 어찌됐건 현재 해외에서는 EPC사업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즉, 국내시장 탓만 하고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상하수도 450억원 짜리가 나오면 우리가 설계, 시공, 감리까지 통째로 처리할 수 있다. 앞으로 외부 지원 없이 우리 실력으로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나갈 것이다.

총액의 1/10만 조달할 역량이 되면 프로젝트의 판을 짤 수 있다고 보며, 한종 입장에서 1000억원 정도 조달은 부동산 등을 담보로 해서라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즉, 1조원 규모 프로젝트도 우리가 선투자를 하고 클라이언트에게 월부로 지불하라면 가능 한 것이다.

- 엔지니어링산업의 제도 중 개선해야할 최우선 과제는 무엇인가.
정부소관 부처를 일원화하고, 업 면허제도, 관련법규를 개선하고 특히, 고비용, 저효율의 현행 PQ제도를 Global Standard 수준으로 과감히 업그레이드해야한다. PQ 점수 때문에 전관 등은 구조조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으며 연령제한이 없어 심지어 80세가 되어도 자리를 보전하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건설을 리드해 가는 소프트웨어 기업군으로 산업의 발전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현재 하드웨어 기업에 예속된 형국을 타파해야만 한다고 본다.

이강록 사장은 인터뷰 내내 지속적인 혁신을 주문했다. 혁신은 지식집약 고부가가치 산업인 엔지니어링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강록 사장은 "글로벌 시대에 본사의 위치를 꼭 한국으로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알제리에서 고속도로, 온두라스에서 상수도를 하고 있는 한종은 실질적으로 ASEAN ZONE인 마닐라에 본사를 두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대담 정장희기자 / 정리 이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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